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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

0 개 831 오클랜드문학회

시인 송 재학


허공이라 생각했다 색이 없다고 믿었다 빈 곳에서 온 곤줄박이

한 마리 창가에 와서 앉았다 할딱거리고 있다 비 젖어 바들바들

떨고 있다 내 손바닥에 올려놓으니 허공이라 가끔 연약하구나 회

색 깃털과 더불어 뒷목과 배는 갈색이다 검은 부리와 흰 빰의 영

혼이다 공중에서 묻혀온, 공중이 묻혀준 색깔이라 생각했다 깃털

의 문양이 보호색이니까 그건 허공의 입김이라 생각했다 박새는

갈필을 따라 날아다니다가 내 창가에서 허공의 날숨을 내고 있다

허공의 색을 찾아보려면 새의 숫자를 셈하면 되겠다 허공은 아마

도 추상파의 쥐수염 붓을 가졌을 것이다 일몰 무렵 평사낙안의 발

묵이 번진다 짐작하자면 공중의 소리 일가(一家)들은 모든 새의

울음에 나누어 서식하고 있을 게다 공중이 텅 비어 보이는 것도

색 일가(一家)들이 모든 새의 깃털로 바빴기 때문이다 희고 바래

긴 했지만 낮달도 선염법(渲染法)을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공중

이 비워지면서 허공을 실천중이라면, 허공에는 우리가 갖추어야 

할 것들이 있다 바람결 따라 허공 한 줌 움켜쥐자 내 손바닥을 칠

갑하는 색깔들, 오늘 공중의 안감을 보고 만졌다 공중의 문명이라

곤줄박이의 개체수이다 새점을 배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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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재학 시인

 

1955 경북 영천에서 태어나 포항과 금호강 인근에서 유년시절을 보냈고,

1982 경북대학교를 졸업한 이래 대구에서 생활하고 있다.

1986 계간 << 세계문학>> 통해 등단했으며첫시집 <<얼음시집>> 비롯해 <<살레시오네 >>,  <<푸른빛과 싸우다>>, <<그가 얼굴을 만지네>>, <<진흙얼굴>>, <<내간체를 얻다>>, <<날짜들>>, <<슬프다 끗혜 이슬>> 등의 시집과 산문집 <<풍경의 비밀> <<삷과 꿈의 , 실크로드>> 출간했다.

김달진문학상, 작가가 선정한 오늘의 , 소월시문학상, 상화시인상, 이상시문학상, 편운문학상, 전봉건문학상, 목월문학상, 송수권문학상   수상했다.


■ 오클랜드문학회
오클랜드문학회는 시, 소설, 수필 등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동호인 모임으로 회원간의 글쓰기 나눔과 격려를 통해 문학적 역량을 높이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문의: 021 1880 850 aucklandliterary20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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