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두와 PARADOX (역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화두와 PARADOX (역설)

nzdicky48외 1명
0 개 1,552 여실지

찝차를 타고 타조 뒤꽁무니를 계속 쫓아가다 보면 타조는 제 풀에 지쳐서 

땅바닥에 코를 박고 쓰러진다고 한다.


한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고 앞으로만 내달리는데

어쩌다 한놈이 에이!

“기왕에 잡힐건데 뭔지 알고나 달려가자” 하고 뒤돌아 보고 깜짝 놀라 

어! 별거 아니구나! 괜히 도망쳤네

다시 정신차리고 다른 방향으로 되돌아 간다.


우리 주변에 넘볼수 없는 권위로 둘러진 숭고함을 정면으로 한번 바라보자.

수행중 만나는 선문답 /화두가 그 중 하나가 아닐까한다.


논리학에서 파라독스 (PARADOX) 즉 역설이라는 용어는 쉽게 볼수 있다.

이렇게 말해도 틀리고 저렇게 말해도 답이 아닌 경우다.

흔히 자가당착이라 하기도 하고

뭐 묻은놈이 뭐 나무랜다, 적반하장 등이 유사한 말들이다.


이것은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가 얼마나 엉터리인지 지적한다.

예를 들어 “낙서금지” 라는 말은 스스로 낙서를 할 수 밖에 없다.

자가 당착이다.

집 담벼락에 내가 낙서금지 하고 크게 써놓으면

그것 역시 낙서가 아닌가?


떠들지마! 하고 소리치면 Paradox 에 빠진 것이다.

스스로 떠들고 있다.

할 수도 없고 안 할수도 없는 상황이다.


“비가 내린다” 할 때 비가 따로 있고 

내리는 작용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다.

비와 내린다는 서로 얽혀있다 .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사건이다.


이 하나의 사건을 언어로 표현할 길이 없다.

그래서 옛 선사들이 언어도단 /불립문자라 소리치는 것이다.

(언어가 끊어진 자리/ 문자를 세울수 없다)


그런데 선사들이 말하는 여기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 역시도 자가당착이다.


그래서 옛 선문답을 보면 갑자기 고함을 “할”하고 지르거나

항아리를 발로 차거나

말없이 차를 한잔 마시거나..

행동으로 대답을 보여준다.

처음 대하면 신비스럽고 생각의 길이 턱 막혀버린다.


본래 선문답을 풀면 안되지만 

지금 시대가 이미 무엇이든 감출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인터넷을 들어가보면 벽암록이나 공안 풀이는 널려있다.


공안도 칠,팔백년 사용했으면 이제 손볼때도 되지 않을까! 자문해 본다.

아니면 시대에 맞추어 새로운 해석을 해봄직도 하다.


비가 내린다 / 바람이 분다.

의미가 중첩되어 있다. “비” “바람” 한 단어면 충분히 뜻이 전달된다.


이렇듯 분리할 수 없는 사태를 우리는 언어로 끊어버리고 

주어와 서술어로 떼어놓는다.


그리고 그것이 당연한듯 사용하고 있다.

선문답은 여기서 출발한다.

이미 서양의 논리학에서도 이러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무수히 내놓았다.


중국 선불교 1700개 공안 역시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도 아니고 이미 오래전부터 전해져 오던 것을 

중국 선사들이 손을 좀보고 상황에 맞게 1700개의 선문답을 정리한 것이다.


그 중심담론은 중도(中道) 사상이다.

중도는 가운데로 가라는 것이 아니다.

유교의 중용이나 시중과도 다르다.


간단히 말하자면 한 쪽으로 기울면 반대쪽으로 확 끌어당긴다.

극단적으로 당겨버린다.

그렇게 양단에 기울지 않도록 극단의 칼날을 들이댄다.


선문답의 예를 하나 들어보자!

지금 한국불교의 주류인 간화선 (화두선) 에서 유명한 무(無)자 화두를 보자.


조주선사에게 수행자가 물었다.


개에게도 불성이 있습니까?


조주왈: 無 (무)  없다!


수행자: 스님 전에 모든 중생에 불성이 있다 하셨는데 

            오늘은 왜 없다 하십니까?

조주: ......

 

이 화두가 지금도 하안거 동안거에서 많이 거량하는 결구다.

이 화두를 들고 왜 무! 무!라 했는고 하고  참구한다.


내가 그런 경험을 못해서 전부 이해는 할수가 없지만

그 동안 여러번 답에 대해 질문도 해보고 

기웃거려봐도 누구도 일러주는 바가 없었다.

관례나 전통은 어느정도 알고 있으나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참으로 답답했다.

스스로 길을 찾는 수 밖에 다른 도리는 없다.


위의 무자 화두의 답은 이미 언급했다.

중도! 가 답이다

있습니까? 하고 물으니 없다고 대답하고

없습니까? 하고 물으면 있다 하고 대답할 것이 뻔 하다.

한쪽으로 치우쳐서 집착하는 망상을 끊어버리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수행자가 묻는다


부처가 뭡니까?


답: 마른 똥막대기!


이 선문답도 마찬가지이다.

부처라는 상(相)을 가지고 질문을 하니 반대쪽으로 확 끌어 당겨버린다.

똥막대기 라고 말하니 수행자는 말문이 콱 막힌다.

곰곰히 생각하니 여기도 중도다. 중도가 “공” 이다.


이외에도 내가 접한 선문답 (공안)들이 대부분 역설(PARADOX)과 중도의 경계를 

벗어나는 것은 없었다.


만약 알음알이라도 이렇게 화두를 풀어 버린다면 

어떤방향의 수행을 해야하는가?


지금도 소위 큰 스님이라 하시는 분들이 높은 단상에 올라 

주장자를 들고 한바퀴 쓰억 돌리거나 쿵! 하고 내리치는 것도

언어자체가 역설의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니 말을 하지 않고

행동으로 전달하는 것이다.

즉 불립문자/ 언어도단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내 견해로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언어도단/ 불립문자는 어떤 상황이 일어났을 때 드러내는 것인데

아무일도 없는데 처음부터 표현하는 것은 위험하다 본다.

그 모습이 TV 방송되면 온 국민들이 다보게 되는데

처음 보는 이들이나 초심자들에게 어떻게 이해될 것인가?

위험하다! 

그것이 모든 수행의 기준이 된다고 착각하기 쉬울 빌미를 주는 것이다.

법을 전하는 것이 오히려 법을 망칠수도 있다고 본다.


다만 근기가 수승한 수행자들끼리면 별 허물이 없어 보인다.


고승 경봉선사는  평생 주장자를 들지 않으셨다.

단상에 올라 조용히 책을 펴시고 죽비 내리칠 동안 책만 보고 계셨다.


나는 경전을 보지 않고 수행함을 자랑하는 풍토를 보고 

놀란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언듯 봐도 아직 오전반 인듯한데도 스스럼없이

불립문자를 내 뱉는 수행자들이 넘친다.


시대의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기존의 관습대로만 이어 가려함은 당장은 편하겠지만

결국 외면당할 수 밖에 없다

이치가 그렇치 않은가?


또한 깨달음을 누가 인가해 준다는 것이 과연 타당한 일인가?

동질의 집단속에서는 가능할지 몰라도 

보편적으로 적용한다는 것은 글쎄?

이것도 화두 인듯하다...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743 | 8일전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248 | 8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276 | 8일전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429 | 8일전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540 | 8일전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370 | 8일전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71 | 8일전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160 | 9일전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09 | 9일전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22 | 9일전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114 | 9일전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21 | 9일전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97 | 9일전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492 | 2024.04.20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70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61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40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606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178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71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62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21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21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08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 더보기

장내 미생물총과 유전

댓글 0 | 조회 185 | 2024.04.09
장내 미생물, 사람의 체내 세포수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