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큘라 백작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드라큘라 백작

5 3,651 왕하지

어느 나라에선가는 밀림을 무자비하게 개발하다보니 자연이 파괴되고 야생동물들의 숫자가 줄어들어 흡혈박쥐들이 빨아먹을 피가 모자라 밤만 되면 마을로 습격하여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다고 한다.

어느 나라 왕자는 드라큘라 후손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왕정시대에 폭군 왕이 탄생하면 백성들은 많은 피를 흘리게 되어 드라큘라 시대였다는 이야기는 그럴듯하다. 옛날에는 어느 나라이건 그럴 수 있었다지만 요즘도 국민들의 피를 빨아먹는 나라가 있고 드라큘라 백작 같은 인간들이 즐비하다고 한다.

예전에 한 때는 월남치마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월남 전쟁 때 월남에서 길고 넓은 치마를 들여왔는데 그게 유행이 되어 불티나게 팔렸는데 아줌마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입고 다녔다.

요즘 우리 집에서 유행하는 메뉴가 월남 쌈이다. 한국에서야 별미로 가끔 쌈밥집을 다녔지만 월남 쌈은 한번 먹으려면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 쌀 종이에 10가지가 넘는 야채와 과일을 넣고 펄펄 끓는 국물에서 고기를 낚아 넣고 소스를 넣고 입안에 꾸역꾸역 집어 넣다 보면 국물이 흐르고 쌀 종이가 터지고 입은 불룩하고 여간 심난한 게 아니다. 만약, 이 때 기침이라도 한다면 엄청난 파편이 튀어 나오는데 여기저기 비명소리가 나고 그야말로 전쟁터가 따로 없을 것이다.

월남 쌈은 만드는 과정부터 요란스러운데 품목을 좀 줄이라고 말해도 아내가 워낙 월남 쌈을 좋아하다보니 그대로 다 만든다. 고기를 썰고 있을 때 나는 육회가 먹고 싶어 육회 좀 조금만이라도 만들어 달라면 고기가 육회감이 아니라고 딱 잡어 뗀다.

“그럼, 육사시미를 좀 떠줘, 전주에 가면 쫄깃쫄깃한 육사시미 맛이 기가 막히지, 육사시미 비빔밥도 엄청 맛있었지~”

아내는 고기가 사시미 감이 아니라고 잡아뗀다.

“그럼 말이야, 깍두기처럼 썰어줘, 대구에 가면 생고기집에 꼭 갔었는데, 마늘양념장에 찍어먹으면 맛이 좋지~”

나는 생고기를 좋아하는데 값싸고 싱싱한 소고기가 많은 뉴질랜드에서 쫄쫄 굶고 있다니 이건 말이 안 된다.

월남 쌈을 힘들게 몇 번 싸먹다 보면 배가 불러 젓가락을 놓게 되는데 아내와 아이들은 맛있게 잘도 먹는다. 아내는 맨 마지막까지 먹어대는데 어찌 그리 큰 걸 덥석덥석 잘 집어넣는지 솜씨가 여간 좋은 게 아니다.

“아, 그만 먹어 1시간째야~ 고기국물에 국수나 말아줘~”

말 목장 테리네 집에서 바비큐 파티를 한다고 우리가족을 초대했다. 큼지막하게 구운 고기가 얼마나 맛있는지 서너 조각을 먹고 난 후 와인을 마시는데 몇몇이 비스킷에 뭘 발라먹고 있었다. 치즈도 아니고 핑크색이었는데 테리가 나보고 먹어보라고 권하였다. 내가 비스킷에 발라 먹었는데 맛이 비릿하면서 고소했다. 테리가 맛이 어떠냐고 물어 굿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렸더니 모두 우와~ 하고 놀라워하였다. 옆에서 아들이 말했다.

“아빠, 그거 소간으로 만든 거래,”

“소 간? 그럼 눈에 좋은 거 아냐~”

나는 너무 맛있어 듬뿍 듬뿍 발라먹자 키위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봤고 어떤 사람은 박수까지 쳐 주었다.

그러지 않아도 눈이 너무 안 좋아 소간을 사다가 생으로도 먹고 익혀먹기도 하는데 이렇게 간단하고 좋은 안주거리가 있었다니, 한국에서는 소간, 등골 뭐 이런 거 참 자주 먹었었는데...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말했다.

“다음에 말이야, 키위들 초대해서 우리 집에서 파티를 할 때 완전 한국식으로 하자고, 육회에다 육사시미, 닭발, 돼지족발, 그리고 생간을 사다가 소금양념에다 찍어 먹는 거야. 간으로 만든 소스 잘 먹는다고 박수를 치는데 피가 질질 흐르는 생간을 질겅질겅 씹어 먹으면 ‘아이쿠~ 드라큘라 백작님, 몰라봐서 죄송합니다.’하고 큰절을 하지 않겠어, 크크크,”
은하수별
간 드신 효과로 좋아진 눈 벗삼아 더 재미난 글 써주시길 기대하게습닏. 막판까지 스릴감 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왕하지
간을 덜 먹었는지 아직도 눈이 침침합니다. ㅎㅎ 부루벨리도 눈에 좋다군요. 은하수별님 재밋게 사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Timothy Cho
지난 번 누구 댓글에 원근법 예기가 나왔던데
이제는 원근법에 의한 그림이 자주 등장합니다. 재주가 좋으십니다.
그리고 한 번 뵙고 싶은데 선생님의 이웃이 호주로 가시는 바람에
아직 기회를 못 만들고 있습니다. 언젯간 한 번.
눈이 침침하신 것은 글을 너무 많이 보시고, 글을 많이 쓰시기고 하여
무리하신 것 아닌가요. 눈도 휴식이 필요하답니다.
Bombay에서
왕하지
Timothy Cho님 너무 반갑습니다.
언젠가 어느분이 오클랜드 근교 전원지로서
봄베이 쪽도 좋다는 말씀을 하더군요.
그때 Timothy Cho님이 생각났습니다. ㅎㅎ,
정말 한번 뵙고 싶군요. 감사합니다.
Timothy Cho
오클랜드나 공항에 오실 일 있으시면 들리셔요. 농장도 보시고,
주무시고 가셔도 됩니다.
nzfloria@gmail.com

앞이 안 보인다

댓글 4 | 조회 4,073 | 2011.12.23
우리 집에는 20여종이 넘는 새가 살… 더보기

오이야 놀자~

댓글 5 | 조회 3,694 | 2011.12.13
올봄은 예년에 비해 비바람이 자주 몰… 더보기
Now

현재 드라큘라 백작

댓글 5 | 조회 3,652 | 2011.11.22
어느 나라에선가는 밀림을 무자비하게 … 더보기

고물상

댓글 6 | 조회 3,581 | 2011.11.08
우리 집 TV는 보는 사람이 없으면 … 더보기

마술 목걸이....

댓글 4 | 조회 3,278 | 2011.10.26
감기기운이 돌아다닐 때면 미리 약을 … 더보기

겨울이 오기 전에?

댓글 2 | 조회 2,836 | 2011.10.11
동네 산책을 하다가 별로 반갑지 않은… 더보기

엄마의 향기

댓글 4 | 조회 5,012 | 2011.09.27
얼마 전, 손자 샘이 아빠 집에 갔다… 더보기

미녀와 돼지

댓글 7 | 조회 4,752 | 2011.09.13
딸이 괜찮은 한인 아가씨가 있다고 오… 더보기

우리는...

댓글 7 | 조회 4,135 | 2011.08.23
요즘은 하루세끼 밥 먹듯 하루에 서 … 더보기

너한테만 말하는데...

댓글 7 | 조회 5,554 | 2011.08.09
호이~ 호이~ 어머니가 닭장에서 참새… 더보기

도사님이 말씀하시길...

댓글 8 | 조회 5,658 | 2011.07.26
주방에서 아내가 음식 찌꺼기를 닭 주… 더보기

꽃밭에서...

댓글 2 | 조회 4,669 | 2011.07.12
“꽃밭에는 꽃들이 모여살고요~ 우리들… 더보기

피아노 도둑

댓글 6 | 조회 7,348 | 2011.06.28
딸이 피아노를 치자 앞뜰 푸리리나무에… 더보기

나쁜 사람

댓글 15 | 조회 6,302 | 2011.06.14
우리 집 앞뜰 푸리리 나무에 앵두 같… 더보기

동치미....

댓글 5 | 조회 5,681 | 2011.05.24
하얀 눈이 소복이 쌓인 장독 뚜껑을 … 더보기

운동화

댓글 2 | 조회 4,805 | 2011.05.10
저녁에 산책을 가는데 나보다 걸음이 … 더보기

30번째의 생일과 공짜 음료수

댓글 1 | 조회 6,777 | 2011.04.27
손자 샘이 할머니랑 프란시스네 집을 … 더보기

흐르는 강물처럼~

댓글 4 | 조회 5,275 | 2011.04.12
“자네회사는 물이 너무 오래 고여 있… 더보기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댓글 3 | 조회 5,544 | 2011.03.23
요즘 지구촌이 너무 심난하다는 생각이… 더보기

벼락치기

댓글 5 | 조회 6,365 | 2011.03.08
아들이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하… 더보기

파리....

댓글 4 | 조회 4,858 | 2011.02.08
런던에서는 집을 나설 때 우산을 들고… 더보기

11일만의 귀환

댓글 1 | 조회 4,849 | 2011.01.25
돼지저금통에 들어있는 동전을 꺼낸 손… 더보기

4대가 사노라니....

댓글 1 | 조회 5,480 | 2011.01.14
주말이면 항상 아들과 며느리가 손자들… 더보기

마지막 선물.....

댓글 2 | 조회 5,701 | 2010.12.21
이번 주면 손자가 여름방학을 맞이하고… 더보기

잔치는 끝났다

댓글 11 | 조회 7,045 | 2010.12.07
내 어린 시절, 시골 동네잔치가 벌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