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역전의 이야기들 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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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역전의 이야기들 6편

0 개 1,096 송영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 


새총, 장화, 혁대, 요술지팡이는 위 이야기들에서 가장 중요해 보이는 소장품들이다. 새총은 새샙이에게 유일한 재산이며 목숨을 부지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도 하다. 그리고 결국 그 새총으로 잡은 새고기가 각시와 인연의 끈이 되어주고, 새털 옷을 통해 각시를 되찾는 것과 동시에 신분이 상승하게 된다. 새는 하늘을 나는 짐승으로서 보다 높은 영적 진화를 상징하기도 한다. 또 장화는 고양이를 매우 특별하게 만드는 장치이다. 그리고 고양이는 방앗간집의 막내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그는 평상시에 그저 방앗간집 막내일 뿐이지만 장화를 신었을 때는 영리하고 배짱 좋은 고양이가 되어 평소 하지 못하는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일은 옛이야기에서뿐 아니라 현실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일이다. 우리는 간혹 똑같은 사람에게서 직분에 따라 다른 옷을 입었을 때, 인형 등의 탈을 썼을 때, 경제 또는 사회적 지위가 입혀졌을 때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변화되는 경우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때로 부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경우도 있겠지만 장화를 신은 고양이처럼 그 변화가 아주 긍정적인 형태로 나타날 때는 본인뿐 아니라 주변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치인이라는 옷을 입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여 국민을 이롭게 할 때를 들 수 있을 것이다. 재봉사의 혁대 역시 마찬가지이다. 재봉사의 무모해 보일 정도의 용기와 자신감은 그 혁대로 인해 나타난다. 하지만 순간순간 눈앞에 닥친 문제와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재봉사의 모습과 그 행동의 결과는 그가 결코 무모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오히려 그로부터 트릭스터로서의 기지와 상상력을 발견할 수 있다. 요술지팡이는 사실 가장 비현실적이며 그러한 물건이 존재할 리도 없다. 하지만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때로 매우 비현실적이고 믿어지지 않는 신기한 일이 발생할 때도 있다. 그런 상징으로 요술지팡이를 바라본다면 전혀 있을 수 없는 일도 아니다. 


요즘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사이에는 여러 가지 갈등이 있다. 오랜 역사 안에서 켜켜이 쌓인 문제들과, 같은 국가 안에서조차도 분열되어 나타나는 목소리들을 들으면 참으로 안타깝다. 더구나 혐한, 역사 왜곡, 인권 침해 등 상식의 선을 넘는 행태들을 접할 때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뜨거움이 치밀어 오른다. 


역사적으로 우리나라는 외세의 침략을 많이 받아왔고, 그때마다 그 어려움을 잘 이겨냈다. 오랫동안 많은 것을 빼앗기고 아직도 그 식민지 시대의 잔재가 남아 우리 자신도 모른 채 갉아 먹히고 있었음을 새삼 깨닫고 있다. 나 역시도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국인들이 얼마나 어리석으며 일본인들이 얼마나 훌륭한지 듣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문득 뉴질랜드의 한 이민자가 한 말이 생각난다. 약 삼십 년 전 뉴질랜드 내 전자제품 마트에는 90%가 일본 물건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약 십오 년 전부터 상황이 역전되어 지금은 한국 제품이 더 많아졌다고. 이제 우리는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고 자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우리는 이미 거인이라고 생각했던 일본을 무찌르고 있는 중이다. 꼬마재봉사처럼 혁대에 우리의 자부심을 새겨 넣어야 한다. 그리고 고양이가 장화를 신고 막내를 왕에게로 이끌어 막내가 왕의 신분이 된 것처럼, 이제 우리도 일본의 정신적•경제적 식민지가 아닌 당당한 한 나라로 마주설 필요가 있다. 새샙이가 임금에게 각시를 빼앗겼지만 끈기와 인내로 되찾은 것처럼 우리의 독립투사들과 국민들은 일본에게 빼앗겼던 나라를 되찾았다. 


나는 무엇보다 새샙이의 구 년 동안의 기다림과 끈기 그리고 그 노력이 가장 한국인다운 성격이라고 생각한다. 우린 늘 이러한 특징을 바탕으로 어려움을 잘 극복해 왔다. 새샙이는 몇몇 나라를 배신한 매국노들처럼 각시를 빼앗아 간 임금에게 찾아가 각시를 팔아 넘길 수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이 나라를 배신하지 않았듯 새샙이도 각시를 배신하지 않았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왕은 우리 자신이다. 각시를 약탈한 왕을 몰아내고 새샙이가 왕이 된 것처럼, 우린 나약한 식민사관을 몰아내고 우리 자신이 우리나라의 주인인 왕이 되어야만 한다. 그리고 우린 이미 하고 있다.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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