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느린 한 가지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한국이 느린 한 가지

oldfield0069
0 개 1,623 이정현

지난 칼럼을 통해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는 이미 여러 차례 언급했고, 더 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다. 느림의 미학을 지닌 뉴질랜드에서 살다 왔다면 한국의 이런 빨리빨리 문화가 더욱 낯설지만, 그에 따른 편리함도 상당히 크다. 은행에서 계좌 하나를 개설하려고 해도 뉴질랜드는 은행과 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 등 넉넉잡고 2주라는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한국에서는 직접 은행에 가지 않고도 비대면 거래로 핸드폰 버튼 하나만 누르면 10분 이내에 뚝딱 계좌가 하나 생긴다. 


한국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당일, 혹은 다음 날에 도착하고, 카페에서 음료를 주문하면 계산 완료와 동시에 주문한 음료가 나온다. 인터넷도 빠르고, 사람들의 움직임, 그들의 말과 성미도 빠르며, 모든 서비스나 마케팅도 스피드로 승부를 건다. 이렇다 보니 어느덧 내 머릿속에는 “한국은 빠르고 뉴질랜드는 느리다”라는 인식이 자연스레 자리 잡았다. 그런데 최근 백화점 식품관에서 깔라마리를 판매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드디어 한국이 뉴질랜드보다 뒤처지는 점을 발견했다.  


d7a710125ed103527728bbc7b4169372_1610397253_0254.jpg
 

▲ 오클랜드에서 먹은 깔라마리


한국은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있어, 그 어떤 나라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다. 수십 년 전부터 뉴질랜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던 깔라마리가 이제서야 한국에 들어온 이유도 이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흔히 먹을 수 있는 아보카도 소스 과카몰리 역시 한국인에게는 아직 낯설다. 수년 혹은 수십 년 전부터 뉴질랜드를 포함한 여러 다른 나라에서 흔히 먹을 수 있던 깔라만씨, 크로플, 맥앤치즈, 에그인헬 등 모두 한국에서는 한박자 늦게 유행을 타고 있다. 다른 문화에 대한 수용에 있어, 한국인의 이런 특성은 음식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다른 나라 또는 문화에서 온 사람들에 대해서도 상당히 배타적이다. 이런 배타성이 얼마나 심하면 중국인 다음으로 세계 인구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인도인들이 정착에 실패한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라는 말이 있을까. 한국인들은 이를 “단일민족”이라고 일컬으며 자부심을 느끼는 듯하지만 사실 이는 피부색이 다른 외국 이주민에 대한 편견을 키우고, 문화적 이질감을 극대화시키며, 다양한 유형의 문화적 갈등과 차별을 발생시킨다.  


다른 나라 사람들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데에만 오래 걸리는 것이 아니다. 한국이라는 좁은 땅덩어리에서도 또 지역을 나눠 타지역 사람들에 대한 거부감도 심하다. 전라도, 경상도, 충청도 등 자신과 고향이 다르면 일단 거리를 두고 본다.    


한국은 변화가 빠르게 일어나지만, 그 변화에 대한 적응은 상당히 느린 나라다. 뉴질랜드는 반대의 경우다. 변화는 매우 더디지만 다른 문화를 받아들이는 데에는 상당히 오픈마인드다. 외신기사에서 뉴질랜드를 괜히 “multicultural nation”이라고 칭하는 게 아니다.




퇴근길 우연히 들른 백화점에서 깔라마리를 파는 것을 보고 너무 반가워 “왜 이제서야 한국에 들어왔을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해 오늘도 난 기어이 뉴질랜드가 한국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점과 아울러 한국의 문제점을 집어낸다. 어쩌면 이 칼럼을 다 쓴 후, 백화점에서 사 온 깔라마리를 먹으면서 오클랜드에서 파는 깔라마리 맛보다 못하다며 또 다른 불평을 늘어놓을지도 모르겠다.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680 | 4일전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202 | 4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169 | 4일전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379 | 4일전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491 | 4일전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329 | 4일전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44 | 4일전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138 | 5일전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06 | 5일전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22 | 5일전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098 | 5일전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20 | 5일전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95 | 5일전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489 | 9일전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68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56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39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594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164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70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61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18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16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07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 더보기

장내 미생물총과 유전

댓글 0 | 조회 183 | 2024.04.09
장내 미생물, 사람의 체내 세포수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