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너머라는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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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너머라는 말은

0 개 1,290 오클랜드 문학회

시인 박지웅


어깨너머라는 말은 얼마나 부드러운가 

아무 힘 들이지 않고 문질러보는 어깨너머라는 말

누구도 쫓아내지 않고 쫓겨나지 않는 아주 넓은 말

매달리지도 붙들지도 않고 그저 끔벅끔벅 앉아 있다 

훌훌 날아가도 누구 하나 모르는 깃털 같은 말 

먼먼 구름의 어깨너머 달마냥 은근한 말 

어깨너머라는 말은 얼마나 은은한가 

봄이 흰 눈썹으로 벚나무 어깨에 앉아 있는 말 

유모차를 보드랍게 밀며 한 걸음 한 걸음

저승에 내려놓는 노인 걸음만치 느린 말

앞선 개울물 어깨너머 뒤따라 흐르는 물결의 말 

풀들이 바람 따라 서로 어깨너머 춤추듯 

편하게 섬기다 때로 하품처럼 떠나면 그뿐인 말 

들이닥칠 일도 매섭게 마주칠 일도 없이 

어깨너머는 그저 다가가 천천히 익히는 말 

뒤에서 어슬렁거리다가 아주 닮아가는 말

따르지 않아도 마음결에 먼저 빚어지는 말 

세상일이 다 어깨를 물려주고 받아들이는 일 아닌가

산이 산의 어깨너머로 새 한 마리 넘겨 주듯 

꽃이 꽃에게 제자리 내어 주듯 

등 내어주고 서로에게 금 긋지 않는 말 

여기가 저기에게 뿌리내리는 말 

이곳이 저곳에 내려앉는 가벼운 새의 말 

또박또박 내리는 여름 빗방울에게 어깨 내주듯

얼마나 글썽이는 말인가 어깨너머라는 말은


시인 박지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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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클랜드문학회
오클랜드문학회는 시, 소설, 수필 등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동호인 모임으로 회원간의 글쓰기 나눔과 격려를 통해 문학적 역량을 높이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문의: 021 1880 850 aucklandliterary20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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