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권에 진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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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권에 진입하다

0 개 1,691 한일수

북극권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5) 


북극권 진입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지구의 북쪽 끝이라는 노스 케이프에서 펼쳐든 

태극기는 통일의 염원을 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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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는 해가지지 않는 백야(白夜)와 겨울에는 해가 뜨지 않는 극야(極夜) 현상이 일어나는 남쪽 한계선인 북위 66도33분의 선을 북극권(北極圈, Arctic Circle)이라 부르고 있다. 백야 즉 미드나이트 선(Midnight Sun)은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면서 극지방을 중심으로 긴 긴 낮이 계속되는 현상이다. 북극 지역에서는 하지를 중심으로 전후 2주 - 4개월 동안 이 현상이 지속되며 이 때 태양은 노을이 지는듯한 상태에서 계속 떠 있다. 그 반대로 동지를 중심으로 전후 2주 - 4개월 동안 태양이 지평선 위로 떠오르지 않는데 이를 극야 즉 폴라 나이트(Polar Night)라 부른다. 이 때에는 낮에는 초저녁처럼 푸른  빛과 긴긴 밤이 지속되며, 간혹 어렴풋이 노을이 지듯 태양의 흔적이 보인다. 북극권은 대서양과 스칸디나비아 반도, 러시아, 캐나다, 알라스카, 그린란드를 지난다. 따라서 북극권보다 북쪽은 거주 인구가 적으며 여름철 기온이 섭씨 10도를 넘지 않고 나무가 성장하지 못하는 지역이다.  


노던 라이트(Northern Light) 크루즈 여행은 11일 동안 노르웨이의 베르겐(Bergen)에서 출발하여 피요르드(Fiord) 해안을 답사하면서 북쪽 끝 러시아와의 접경까지 갔다가 다시 베르겐으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베르겐은 12세기부터 200년 동안 노르웨이의 수도였으며 오슬로(Oslo)로 수도가 옮겨간 이후에는 한자동맹을 통해 19세기까지 북해와 발트 해(Baltic Sea) 전체를 주름잡는 해상무역의 중심지로 위세를 떨쳐온 노르웨이 제2의 도시이다.


크루즈 여객선 후티루튼(Hurtigruten) 호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항로를 운항하는 가장 아름답기로 명성이 높은 배이다. 연이어 전개되는 협곡해안을 들락거리며 속세에서 떠난 이상세계에서의 낭만적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신혼여행 프로그램으로 추천할 만하다. 호스티스들은 젊은 미모의 아가씨들로 가득 차 있으며 심지어는 청소 요원들도 마찬가지인데 서비스 또한 각별했다. 밤 기간에는 이동을 하고 낮에는 정박지에서 옵션 투어를 매일같이 하게 되어 있다.


노르웨이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피요르드 유람이리라. 여러 번의 빙하기와 간빙기를 거치며 빙하의 이동에 의해 육지가 침식되자 U자 모양의 복잡한 해안선과 빙하 지형이 만들어졌다. 즉 빙하로 인해 만들어진 좁고 깊은 만 즉 협만(峽灣)이 피요르드인 것이다. 뉴질랜드 남섬의 밀포드 사운드가 유명한데 그러한 좁고 긴 협곡해안이 수십 개가 노르웨이 서해안에 펼쳐져 있는 것이다.. 속세에서의 온갖 욕심과 갈등을 버리고 노르웨이의 청정한 자연과 자연의 위대한 힘이 담겨 있는 피요르드에 몸을 맡기고 나면 영혼이 깨끗해져 옴을 느낄 수가 있다.      

            

북극권에 진입하는 데는 크루즈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았다. 북극점을 가는 베이스 캠프로 삼아 많은 극지 탐험가들이 이곳을 거쳐 북극 탐험을 진행하였다. 북극권에 진입하는 순간 환성이 터지고 갑판 위에서는 특별한 세리머니가 진행되었다. 간단한 퍼포먼스가 펼쳐지는 가 했더니 등허리 속으로 얼음을 퍼 붓는 체험을 선 보였다. 북극권인데다 배 위의 갑판이니 얼마나 춥겠는가? 그런데 등허리 속으로 얼음 덩어리를 퍼부으니 소름끼칠 노릇이다. 승객들 중 원하는 사람에게 해주는데 처음에는 머뭇거리더니 한 두 사람씩 도전하기 시작했다. 기념으로 위스키 한 컵씩이 제공되었다. 배 안에는 거의 백인들로 차 있었으며 아세안은 없는 것 같았다. 뉴질랜드에서 온 한국계인 한일수가 빠질 수가 없는 노릇이었다. 얼음을 부어 넣는 순간에는 섬뜩하기도 하였지만 이내 체온에 한기가 스며들고 위스키 기운에 차가움도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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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는 신대륙이 발견되기 전까지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 끝에 위치하고  있어 하루가 제일 먼저 시작되는 지역이었다. 부산에서 육로로 지구의 맨 서북쪽 끝까지 가볼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물론 통일이 된 후의 일이겠지만 지구의 맨 북쪽 끝이라고 하는 노스 케이프(North Cape) 투어는 색다른 경험이었다. 매년 5월 중순부터 7월 말까지는 땅 끝의 강한 바람을 맞으며 24시간 동안 지지 않는 해를 바라 볼 수 있다. 뉴질랜드의 노스 케이프는 케이프 레잉가( Cape Reinga)이지만 이는 뉴질랜드의 북쪽 끝일 따름이다. 기스본(Gisborne) 지역에 있는 이스트 케이프(East Cape)는 지구상 맨 동쪽 끝에 위치하고 있으며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이다. 실제로는 날짜변경선 바로 안쪽에 위치한 뉴질랜드 동남쪽 채텀 아일랜드(Chatham Island)가 동쪽 끝이 되고 있다. 



1997년 5월에는 교민 산업시찰단이 기스본 시 초청으로 한솔 포램에서 투자한 산림 지역과 포도주 공장, 대형 농가, 기스본 항만 시설 등을 시찰한 일이 있었다. 일정 중 5월17일 새벽, 이스트 케이프 정상에 올라 세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해를 맞으며 애국가를 힘차게 불렀던 기억을 되살려 본다. 버스로 몇 시간의 비탈길을 달려 도착한 노스 케이프는 수 십 에이커의 평지가 조성되어 있고 지구 모양의 조형물, 전 세계 어린이들의 그림으로 만든 평화 기원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었다. 1959년에 석조 건물로 지어진 노스 케이프 홀에는 레스토랑과 카페, 결혼식이 가능한 작은 예배당, 영화관이 있는 종합 문화공간이 배치되어 있었다. 그런데 북쪽 끝에서 천애절벽(天涯絶壁)을 사이에 두고 북극해(北極海)를 바라보며 한민족의 기개를 펼쳐보는 기쁨은 감회가 새로웠다. 거센 북극해의 바람 앞에 펼쳐든 태극기는 통일의 염원을 담고 육로로 부산까지 달릴 수 있는 그날을 기다리며 휘날리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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