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쟁이 며느리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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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귀쟁이 며느리 3편

0 개 1,201 송영림

건강을 위한 배출


방귀는 음식물의 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몸속의 가스를 외부로 방출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억눌러 몸속에 저장해서는 안 되고 몸 밖으로 배출되어야만 한다. 건강한 사람의 평균 방귀 횟수는 하루 15~25번 가량이며 방귀를 참으면 심한 경우 독소 때문에 간과 장에 손상을 주기도 하고 혈관을 통해 온몸에 독소가 보내진다고 한다. 


그런데 옛이야기에서 방귀를 참아 얼굴이 노랗게 되어 건강에 적신호를 보내는 경우는 모두 여성들이다. 그 방귀의 독소가 여성들의 건강을 해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며느리의 방귀가 옛이야기에서 주를 이루는 것은 그만큼 그들의 방귀가 큰 상징성을 갖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동생 앞에서의 형수의 방귀, 사돈 앞에서의 시어머니의 방귀, 사위 앞에서의 장모의 방귀 등도 역시 모두 결혼과 관련이 되며 그 안에 상대 남성에 대한 묘한 긴장감이 형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옛말에 삼종지도三從之道라는 말이 있다. 여성은 어려서는 아버지를 따르고, 결혼을 해서는 남편을 따르고, 남편이 죽으면 아들을 따라야 한다는 말이다. 또 여성은 결혼을 하면 벙어리 삼 년, 귀머거리 삼 년, 장님 삼 년을 살아야 한다는 말도 있다. 이 말들이 뜻하는 것은 결국 여성 스스로 자신의 삶의 주체가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가부장적 이데올로기 안에서 남성에게 종속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옛이야기 속 며느리가 생리적 현상인 방귀조차 뀔 수 없어 참아야 하고, 시아버지의 허락을 받고서야 비로소 방귀를 뀔 수 있다는 의미는 가부장적 질서 체계가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는 시집이라는 공간에서 주체적이지 못한 종속적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 허락을 받고 뀐 방귀로 인해 시아버지로부터 내려진 처벌은 더욱 가혹하다. 소박을 맞고 친정으로 쫓겨나야 하는 상황에 처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며느리는 어떠한 불만이나 저항도 하지 못한 채 무력하게 쫓겨나야만 하니 얼마나 억울하고 답답한 노릇인가?


이제 세상이 달라져서 여성들도 남성들과 같은 교육을 받고 사회 진출도 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여성의 능력이 향상될수록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고, 그것과 함께 여성 혐오와 남성들의 결혼 기피 현상도 커지고 있다. 사회의 변화와 더불어 시대에 맞는 인식의 변화도 함께 따라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증명되고 있는 셈이다. 



성씨가 다른 며느리는 시집에서 철저히 타자화 되고 주변화 된다. 혼자만 남편의 집안으로 들어가 시집살이를 해야 하는 며느리는 권력 구조에서 가장 아래이며 소외될 수밖에 없는 처지이다. 이는 현대의 며느리들이 시집을 꺼려하는 것과 그 맥락이 크게 다르지 않다. 그리고 이 문제를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다. 여전히 조선시대의 유교적 잔재가 현대 여성들을 바라보는 잣대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의 여성들은 시집살이, 출가외인, 규문 안으로만 한정되어 있던 행동반경 등 현실적인 조건상 친정과 좀처럼 왕래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시집에서 요구하는 사고와 규범 등을 따라야만 했고 며느리는 자연히 수동적이며 주변인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혈통이 강조되는 사회에서 성씨가 다른 며느리는 대를 이을 아들을 낳아야만 집안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졌고, 그러한 남아선호사상은 결국 여성 스스로 여성을 낮추는 풍토를 만들면서 남성보다 열등하다는 왜곡된 자아 정체성과 부정적 자기인식을 갖게 하여 남존여비의 또 다른 근거가 형성되었다.         <다음호에 계속>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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