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하지만 안 열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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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하지만 안 열심히

0 개 1,510 김준

한마디만 던졌다가는 금방 눈물을 뚝 떨굴것만 같았던 Z가 오히려 먼저 입을 열었습니다. 

 

“왜.. 그럴까요...? 왜 저는 성적이 안 오르는 걸까요?”

애먼 창 밖 구름낀 하늘만 타박하듯 바라보다가 제가 물었습니다. 

“Z야. 네 성적이 실력보다 낮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그냥.. 열심히 하지 않아서 그런거 아닐까요?”

“?”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할 거 같아요”

 

그 동안 일년여를 가르쳐오면서 어느정도 짐작은 했었지만 Z의 증세는 생각보다 더 심각한듯 했습니다. 사실 Z는 그동안 경험해 온 그 어떤 학생보다 성실했고 열심으로 치자면 둘째갈수 없는 노력파 학생이었습니다. 그래서 그의 대답이 더 의아스러운 것이지요. 더 열심히 해야 한다니.. 도대체 뭘 더 얼마나 한다는거지? 보통은 어느정도 선생님탓을 한다거나 학교 시스템을 탓하거나 아니면 자신의 학습에 지대한 장애를 초래하는 그 무엇인가를 핑계대기 마련인데.. 더 열심히 해야 한다니.. Z는 그저 모든 어려움의 이유를 스스로 떠 안으려 하고 있었습니다. 책임감이 강한 아이라서 그랬을까요.

 

제가 말했습니다. 

“더 열심히라니… 지금 네 얼굴을 한번 봐봐라.. 그게 한참 피어날 10대 얼굴인지.. 너 행여라도 더 열심히 공부한다거나 하는 생각은 하지도마. 그러다가 정말로 ‘죽으라~고 공부했다’는 말이 현실이 될 수도 있어” 

 

그랬습니다. Z의 얼굴은 말 그대로 백짓장, 그러잖아도 하얀 얼굴이 하도 햇빛을 못받아 표백이 된듯 푸르게 창백했고 두 눈 밑으론 언제나 진회색 다크서클이 늘어져 있었습니다. 공부.. 공부.. 언제나 그 공부에 매달려 책상머리에만 앉아있으니 언제 한번 등을 곧게 펼 여유도, 잔디 푸른 공원에서 땀나게 뛰어볼 여유도 없었던 것이지요. 더 열심히 공부했어야 한다며 스스로를 자책하는 Z를 달래며 작게 한숨이 스며 나왔습니다. 

 

도대체 이런 경우엔 어떻게 해야하는걸까요?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싫어하는 학생.

의욕은 있지만 책상앞에 앉아있기가 죽도록 싫은 학생.

시험기간에 반짝 공부는 하지만 평소 학습은 나 몰라라 하는 학생.

 

‘교육’ 이라는 길고도 험난한 과정을 거치며 아이들 나름대로 형성해놓은 발뺌의 이유들을 하나하나 찾아내서 소멸시키는 것에 나름 자신이 있다고 생각해 왔건만, Z와 같이 모든 문제의 이유와 실패의 책임을 자신의 부족한 노력 탓이라며 혼자서 걸머지려는 아이는 도대체 어떻게 위로하고 지도해야 할까요? 

 

사실 Z의 실력이 완벽한 수준에 올라와 있는것은 아니었습니다. 최고점수를 당연히 기대할수 있을만큼 탄탄한 지식의 기반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얼기설기 빈틈이 많은 조각난 것들이라 하더라도 그는 나름대로의 지식적 구조물을 축조해 놓았었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 지식들을 활용할 줄 알았습니다. 그러니 그에 합당한, 그 동안의 노력에 합당한 결과를 도출하는것이 마땅한데도 Z의 성적은 번번히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혹시나 병적인 울렁증이 있는건 아닐까 많이 우려했지만 그건 절대로 아니라 했고, 혹시나 학교 교우관계에 문제가 있는것은 아닐까 알아봤지만 그 또한 매우 정상적이라 했습니다. 

 

그러면 도대체 무엇일까요? 무엇이 이 아이의 성적을 중위권에서 단 한번도 치고 올라가지 못하도록 짖누르고 있는 것일까요? 

 

과연 어떤 문제가 이 아이의 학습과정에 내제되어 있었길래 그토록 노력하고 또 노력해도 원하는 수준의 성적을 받지는 못하는 것일까요? 

 

잠시 뜸을 들이다가 그동안 꾹꾹 참아왔던 한마디를 건넸습니다. 

 

“열심히 공부하지 마. 지금처럼은.. 하지만 열심히 해 다른 방법으로..”

 

살짝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Z에게 현대적인 공부의 의미가 무엇인지.. 우리는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고등학교 교과과정을 통해 사회가 그리고 대학교가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 차근차근 설명해 주여야 했습니다. 

 

공부를 왜 하는가 하는 문제는 아무리 고민해도 그 해답을 정확히 짚어줄 수 없고 아무리 깊이 토론해도 그 끝에 다다를수 없는 화두입니다. 그도 그럴것이 공부는 학생 개개인에게 모두 다른 의미로 다가가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고학생’ 이라는 수식어를 그리 어렵지 않게 들어볼수 있었던 시절, 공부라는 것은 그야말로 무일푼, 흙수저로 태어난 인생이 역전의 기회를 노릴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었고, 무엇하나 부족할것 없이 풍요로운 집안에서 태어난 또 다른 누군가에겐 엄격한 부모님에게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해 보일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기도 했습니다. 공부보다는 셀카와 셀프동영상을 잘 찍어야 소위 ‘인싸’의 대열에 합류할수 있는 요즘에 와서도 공부라는 활동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그 가치를 인정받고는 합니다. 

 

명민한 두뇌를 물려받은 학생에겐 유튜브 게임동영상보다 재미있는 것이 유명대학 교수님들의 강의 비디오일수 있고 모든 면에서 ‘보통’ 이라는 형용사를 달고사는 보통 학생들중의 누군가에겐 ‘보통’의 우물을 벗어나 크고 넓은 하늘을 경험케하는 탈출구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공부의 정의와 가치가 개인적으로 천차만별인것 처럼 학생과 학교와 사회가 바라보는 공부, 그리고 그 결과인 성적의 의미와 가치도 사뭇 다를 수 밖에는 없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보았을 때, 사회 구성원의 거의 1/3에 다다르는 청소년들을 공부의 굴레로 묶어두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특정분야에서 우월성을 지닌 인재’를 사회가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우월성은 성적이라는 수치로 증명이 되고 그 수치가 증명하는 것은 10대의 학생이 가지고 있을 법한 어줍잖은 ‘지식’이 아니라 그 별것아닌 짧은 지식들을 선별하고 저장해 놓은 ‘논리’적 체계입니다. 

 

인간의 사회는 자생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회 계약론적 논리에 의해 우월한 개인에게 더 많은 책임을 지우고 그에 걸맞는 보상을 해 줍니다. 높은 성적을 받은 학생이 좋은 대학교에서 인기있는 전공을 공부하고 사회적으로 명망있는 위치에서 상대적으로 더 영향력있는 일들을 수행한다는 보편적인 생각이 그것입니다. 그러므로 좋은 성적이라는 것이 우월성의 증명이고 그 우월성이 탄탄하게 짜여져있는 학문적 논리를 말한다 했을때 우리는 현대적인 의미의 공부가 과연 어떠한지 어느정도 가닥을 잡을수 있게 됩니다. 

 

결국 공부라는 활동은 학문적 논리를 쌓아가는 과정이며 고등학교 학생들이 경험하는 낮은수준의 논리부터 박사과정에서 탐구하는 지극히 높은 수준의 논리에 이르기까지 어느 특별한 영역에서 예상되고 발생하고 처리되는 사안들에 대한 지식을 잘 짜여진 구조에 맞추어 형성하는 활동이라 부를수 있습니다. 그래서 세상에는 특별한 한가지 영역에 고도의 지식과 경험을 보유한 전문가라는 분들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학생들은 자신들의 일상을 차지하는 공부의 의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요구되는 공부라는 것은 더 집약적이고 더 전문적이고 더 높은 수준의 논리적 지식체계를 구축하는 기틀이 됩니다. 그리고 그 기틀이 얼마나 견고한지를 드러내는 수치적 증명이 바로 최종성적입니다. 학생 개개인의 사람됨됨이나 개인적인 취향등등을 하나하나 고려할수 없는 대학교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제공하는 높은 수준의 지식을 제대로 흡수하여 나름의 지식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학생들을 선발해야만 하고 그래서 고교성적을 중심으로 합격생들을 추려냅니다. 

 

따라서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을 선별해낸다는 막중한 임무를 띄고있는 시험문제들은 학생들이 지난 고교시절에 학습했던 내용들의 이해정도를 측정하고 이 학생들이 새로이 배우게 될 더 높은 수준의 내용들을 이해할수 있을지를 가늠한다는 두가지의 측면을 고려하여 출제되게 됩니다. 

 

그러므로 고교과정을 마무리하며 높은 점수를 취득하고 싶은 학생들은 ‘내용’과 ‘논리’ 라는 두가지 측면을 생각해가며 시험준비에 임해야 하고 평소에도 학습의 방향을 내용과 논리의 두가지 영역에서 균등하게 지향해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지식적인 논리의 기틀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어떠한 차이를 보이게 될까요? 아마 어려서부터 오로지 ‘과학’만 좋아했던 저의 이야기가 한가지 사례가 될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에서 사회생활을 하는동안 제게는 참 곤란한 일이 한가지 있었습니다. 한국의 직장인이라면 매일 아침마다 열외없이 펼쳐본다는 경제신문을 읽는 일이 그것이었습니다. 10페이지가 넘는 신문에 빼곡히 담겨있는 온갖 뉴스와 컬럼과 분석과 도표와 용어들이 얼마나 이해하기 어렵던지요. 심지어는 직장 선배를 섭외해서 매일매일 저녁을 대접해가며 특별 고액 과외까지 받아봤지만 어려서부터 과학으로만 수련된 저의 논리구조로는 도저히 경제적인 관념들을 받아들일수도, 이해할수도 없었습니다. 

 

특히 세무, 중앙은행금리, 이자율 등등의 회계관련 부분은 소위말하는 ‘넘사벽’그 이상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제까막눈으로서의 삶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중이지요. 하지만 모든부분에 대해서 멍청한 모습만 보인것은 아니랍니다. 매일 아침마다 정보통신 신문을 정독하고는 온갖 최신기술동향에 관련된 기사들을 분석한 후, 그 중 유용한 기사들만을 발췌, 편집해서 사업본부 직원들 전원에게 메일로 발송했을 정도로 과학 기술 분야에 대해서만큼은 독보적인 존재가 되었었더랍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침마다 한시간 이상을 매달렸던 그 작업이 저와 회사의 발전에 어느정도 기여를 하지 않았을까 조금은 뿌듯하기도 합니다. 

 

저는 왜 경제관련 신문은 읽기조차 힘들어하고 기술 과학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분석력을 보여주었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어려서부터 그런 방식으로 두뇌를 훈련시켜왔기 때문입니다. 경제적인 관념을 상상하거나 이해할수 있는 논리를 키워오지는 못했지만 다행히도 과학적인 개념을 이해하고 도식화하고 적용할수 있는 탄탄한 논리적 구조를 구축하는 일에는 성공한 셈입니다. 그러기에 어느정도 쓸모있는 사람으로 몇 년을 살 수 있었던 것이겠지요. 

 

제가 그러했듯, 또 누구나 그러하듯, 우리는 학창시절을 거쳐 어느 특정한 한분야에 대한 뚜렷한 논리구조를 구축합니다. 

 

그리고 이 길고 긴 논리구조의 건설과정을 우리는 ‘공부’ 혹은 ‘학습’ 이라 부릅니다. 또한 이러한 학습을 통해 구축된 논리의 체계가 얼마나 견실한지 측정하는 행위를 ‘시험’ 이라 부르는 것이지요. 

 

이미 이야기했듯 Z는 어른인 제가 보기에도 갸륵할 정도로 노력하는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노력은 다분히 산발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지식의 암기에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언제나 학교에서 받은 자료들을 순서대로 차곡차곡 모아놓은 두툼한 링바인더를 (무려 1000장을 보관할 수 있는) 들고 다녔고, 그 빽빽한 종이들 중에서 필요한 자료들만 쏙쏙 집어낼수 있을 정도로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속속들이 알고 있었습니다. 그 많은 자료들중에 어느 한 페이지도 알록달록한 밑줄이 그어져있지 않은 면이 없었으며 그 어떤 문제도 풀어보지 않은체 남겨놓는 법이 없었습니다. 

 

제가 가르치는 한과목만 보더라도 이 정도인데 6과목 전체를 통털어 본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시간을 공부에 투자해 온 것인지 가늠하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당연히 하얀 얼굴에 축 늘어진 다크써클을 달고 살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는 항상 더 깊고 더 자세한 내용을 배워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는듯 했습니다. 자신의 노력이 부족해서, 더 열심히 공부하지 않아서, 지식의 깊이가 얕기 때문에 성적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크게 노력하지 않는듯 한데도 여전히 상위권에 머무르는 학생들을 신기해하며 부러워하곤 했습니다. 

 

그는 자신이 가진 문제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가 사실은 ‘공부’ 라는 행위의 현대적 의미가 무엇인지 잘 모르기 때문이라는 사실 또한 알지 못했습니다. 공부가 추구하는 목적이 특별한 영역에 대한 견고한 논리의 구축이지 무한한 낱개 지식의 집합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겁니다. 자신이 논리와 지식의 두 바퀴중 한쪽만을 무한회전시키면서 다른쪽은 브레이크를 걸어 두고 있었다는, 그래서 제자리에 맴돌뿐 전혀 앞으로 나아갈수 없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던 겁니다. 

 

그래서 저는 Z에게 그렇게 충고했습니다. 

“열심히, 하지만 안 열심히..

지금처럼 지식의 산더미를 쌓아 올리는 공부는 이제 더이상 열심히 하지마..

 

하지만 지금까지 등한시 해 왔던 논리의 구축과 문제의 분석과 적용점에 대한 고찰은 더 열심히 매진해야 할거야. 지금 너의 지식적 수준은 이미 만점의 수준에 다다라 있어. 하지만 정작 문제는 네가 그 많은 유효한 정보들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방법을 모른다는 거야. 이제부터는 그 방법을 고민하고 연습해야 해. 그동안 힘들게 쌓아올린 지식의 거대한 산을 통째로 흩어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그것들을 분류해서 적절한 용기에 보관하고 레이블을 붙이는 작업을 해야 하는거야”

 

지난 2년간의 공부를 마무리하는 최종시험을 3달여 남겨놓았던 그 날..

마주 앉아 차근차근 나누었던 대화를 Z는 깊이 기억했었나 봅니다. 

 

바로 다음 수업부터 Z는 한 주동안 풀어보았던 문제들 중 논리적인 한계에 부딪혔던 문제들을 챙겨들고 저를 찾아왔습니다. 학교 수업자료 중에 이해하기 어려웠던 내용을 들고오던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여전히 점수가 나빴고 여전히 이해못할 부분이 남아 있었지만 Z의 표정은 나날이 밝아지는듯 했습니다. 더구나 교과과정의 특성상 고정적으로 되풀이되는 패턴과 문제가 일부 존재하며 그에 해당하는 점수가 꽤 크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너무나 기뻐하며 오히려 한숨을 쉬기도 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그런 부분만 잘 연습해 놔도 평소에 기를 쓰고 공부해서 받아들었던 점수 정도는 쉽게 취득할수 있었을테니 말입니다. 

 

남은 시간동안 Z는 ‘열심히’ 공부했고 동시에 ‘안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열심히 공부했던 시간들 때문에 불안해 했지만 동시에 안 열심히 공부하는 시도 때문에 안도했습니다. 

 

그렇게 3개월이 지난 후 Z는 시험장에 앉았고 그 이후 한달이 지나서 시험 결과를 받았습니다. 

 

아쉽게도 최고점수에서 1점이 빠지긴 했지만 사실 Z의 평소 점수에 비하면 급진적으로 향상된 점수였습니다. 그동안 ‘너는 지식만 본다면 만점짜리야’라고 수도 없이 말해주었었고 Z는 ‘하지만 지금 점수는 형편 없잖아요’를 반복했었는데 아마 그 중간쯤으로 성적이 결정된듯 했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만점짜리라고 더 많이 이야기 해줄걸.. 하는 후회도 됐습니다만 그래도 잘했다 싶어 웃을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Z가 그동안 예의 그 ‘열심히’ 공부법을 끝까지 고수했던 한 과목에서 오히려 점수가 떨어졌다는 사실입니다. 과목 특성상 무조건 열심히 파고 외우면 된다고 생각하고 훈련했었지만 실제 시험에서는 암기로 습득한 단편적인 지식들이 어떠한 구조를 이루며 완성되는가를 묻는다는 사실을 간과한 결과인듯 했습니다. 기대했던 총점에 턱걸이를 했으니 점수라는 ‘숫자’ 적인 평가에서 Z는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고 말할수 있었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것은 어쩔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Z가 졸업을 하고.. 마지막 몇개월의 ‘안 열심히’ 공부방법을 돌이켜보며 생각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지금도 ‘열심히’의 함정에 빠져 있을까..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공부의 실제적 의미를 모르고 스스로를 괴롭히기만 하고 있을까..

 

간혹 우리는 노력이라는 자기인내의 과정을 성취를 위한 유일무이한 수단으로 착각하고는 합니다. ‘천재는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는 잘못 번역된 에디슨의 격언을 필두로 수 많은 노력권고형 격언들이 회자되는데에는 ‘노력’의 미덕을 칭송하는 민족적 정서가 한 몫하는 듯 싶습니다.   

 

그러나 사회적인 성취와 성공을 향한 공식의 우항에는 노력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타고난 천재성이나 뛰어난 창의력등과 같이 그 사람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 성공의 밑바탕이 되는 경우도 있고 차별화 된 사교술을 통해 쌓아올린 훌륭한 인맥이 성공의 가도를 닦아주기도 합니다. ‘열심히’ 살아야만 성공할 수 있는 영역도 있지만 ‘안 열심히’ 살아도 성공할 수 있는 영역 또한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와같이 우리의 아이들이 12년동안 지속해 나가는 공부라는 활동에도 이러한 ‘열심히’와 ‘안 열심히’의 영역이 존재합니다. ‘열심히’ 수집하고 이해하고 판단해 놓은 많은 지식의 편린들을 이미 구축해 놓은 논리구조의 적재 적소에 ‘안 열심히’ 분산 보관할 수 있을 때 실제적이고 효율적인 학습의 과정이 완성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제 2020년의 첫번째 텀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시작했는가 싶더니 벌써 1/4이 지나가는 것이지요.

 

혹시나 진도가 늦어지지나 않을까 걱정되는데 한 술 더떠서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으로 많은 학교들이 On-Line 수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여러모로 우리 아이들의 정상적인 학습이 녹녹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런 시기에 우리의 아이들이 ‘열심히’와 ‘안 열심히’의 두가지 영역에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며 학습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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