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잡아 둘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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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잡아 둘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0 개 1,270 오클랜드 문학회

           시인: 도종환

 

분명히 사랑한다고 믿었는데

사랑한다고 말한 그 사람도 없고

사랑도 없다

사랑이 어떻게 사라지고 만 것인지

골똘히 생각하는 시간에도

사랑하는 사람은 점점 멀어져 가고

사랑도 빛을 잃어 간다

시간 속에 영원히 살아 있는 것은 없으며

낡고 때 묻고 시들지 않는 것은 없다

세월의 달력 한 장을 찢으며

벌써 내가 이런 나이가 되다니,

하고 혼자 중얼거리는 날이 있다

얼핏 스치는 감출 수 없는 주름 하나를 바라보며

거울에서 눈을 돌리는 때가 있다

살면서 가장 잡을 수 없는 것 가운데 하나가

나 자신이었다

붙잡아 두지 못해

속절없이 바라보고 있어야 했던 것,

흘러가고 변해 가는 것을

그저 망연히 바라보고 있어야 했던 것이

바로 나 자신이었음을

늦게 깨닫는 날이 있다

시간도 사랑도 나뭇잎 하나도 어제의 것은 없다

모든 것은 늘 흐르고

쉼 없이 변하고 항상 떠나간다

이 초겨울 아침도,

첫눈도,

그대 사랑도

붙잡아 둘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

■ 도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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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클랜드문학회

오클랜드문학회는 시, 소설, 수필 등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동호인 모임으로 회원간의 글쓰기 나눔과 격려를 통해 문학적 역량을 높이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문의: 021 1880 850 aucklandliterary201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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