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깊은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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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나무

0 개 1,085 안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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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소셜로보틱스학회 (International Conference on Social Robotics)에서 하드웨어 이노베이션 준우승을 차지한 뉴질랜드의 한인학생들

올 한 해 한국에서 가장 뜨거웠던 이슈들을 손꼽아보면 일본과의 무역 전쟁이 빠질 수는 없을 것 같다. 현재진행형인 이 이슈는 우리에겐 큰 상처를 주었지만, 가해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덮어버리려 하는 양국의 오랜 논쟁과 무관하지 않기에 더욱 신중하게 풀어나가야 할 것 같다. 하지만 한국 경제에 구름을 드리울 것 같았던 이 이슈는 한국인 특유의 단합력과 문제 해결 능력으로 그들의 예상과는 다르게 전개되고 있는데, 특히 우리에게 기초 기술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는 점은 그들이 움찔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에겐 큰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과학 기술은 스마트폰이나 반도체 등을 필두로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응용 과학 분야의 성과가 두드러진 반면, 기초 과학 분야는 전반적으로 아직은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이번 무역 전쟁을 계기로 정부에서도 소재 기술을 중심으로 기초 과학 기술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높이고 있기에 앞으로 우리 과학 기술의 질적 성장을 기대해 본다.   

 

로봇 공학은 응용 과학과 기초 과학 모두의 발전이 필요한 대표적인 분야 중 하나이다. 한국의 로봇 기술 수준은 세계 5대 로봇 강국에 꼽힐 정도로 앞서가고 있으나, 안타깝게도 로봇 제작에 필요한 부품들은 외산 기술력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있다. 일본은 로봇 분야에서 미국과 함께 최강국으로 꼽히고 있는데, 이유는 일본의 뿌리 깊은 기초 과학 기술에 있다. 일례로 일본의 대표적인 로봇 중 하나인 혼다의 아시모는 자체 기술력으로 개발한 모터나 배터리 등의 주요 부품들을 사용한다. 아쉽지만,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배울 부분은 배워야 한다. 그리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  

 

필자는 지난 11월, 한뉴FTA 무역사절단의 일원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무역사절단에는 뉴질랜드 주요 산업의 리더들이 포함되었는데, 이들의 대부분은 헬스케어와 농업 분야에 관련되어 있었다. 뉴질랜드의 헬스케어나 농업 분야는 연구 환경 뿐만 아니라 기초 연구와 기술력의 뿌리가 깊다. 이번 방문을 통해 이 두 분야에서만큼은 뉴질랜드의 과학 기술이 한국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필자가 무역사절단에 포함된 이유도 뉴질랜드 로봇 연구가 이 두 분야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뉴질랜드가 약한 제조업의 중요성이 낮아진 반면, 뉴질랜드가 강한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높아졌기에 뿌리 깊은 이 두 분야에 집중한다면, 뉴질랜드 로봇 기술도 이 두 분야에서만큼은 세계적인 수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로봇이나 IT, 인공지능에 관심있는 학생들에게는 이미 큰 기회가 주어졌고, 준비만 잘 한다면, 이 기회를 본인들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주어진 기회를 어떻게 살려야 할까? 필자는 먼저 기초를 튼튼하게 해서 뿌리를 깊고 단단하게 내릴 수 있는 준비를 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뿌리를 깊게 키우기 위해서는 당연히 뿌리가 자랄 수 있는 조건이 필요하다. 어린 학생들은 먼저 다양한 체험을 통해 어디에 뿌리를 내릴지 찾을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그 다음, 뿌리를 단단하고 깊게 내릴 수 있도록 다양한 양분을 충분한 시간 동안 주어야 한다. 수박 겉핥기식 체험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 단계에서는 우리의 “빨리빨리” 정신 보다는 인내심이 필요하다. 충분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11월 마지막 주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국제소셜로보틱스학회 (International Conference on Social Robotics)가 열렸다. 이 학회에서는 매년 학생로봇디자인대회를 개최하는데, 주로 대학원생들이 학위과정 중 연구하고 개발한 로봇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 대회에서는 자폐아를 위한 보급형 로봇을 설계한 팀이 Hardware Innovation 부문 2위를 차지했는데, 이 팀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기존의 고가형 모터 대신, 저가형 모터를 다수 사용함으로써 다관절 인형 로봇의 상업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욱 놀라웠던 이유는 이들이 고등학생 4명으로 구성된 팀이었다는 것이다. 

 

자랑스럽게도 이 학생들은 뉴질랜드 Year 10-11학년 학생들이다. 그리고 더욱 자랑스러운 것은 이들이 모두 한인교포 1.5세 또는 한인유학생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어떻게 대학원생 수준의 성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까? 이 프로젝트에서는 요즘 핫한 인공지능을 사용하지도 않았고, C나 Java 같은 High level 프로그래밍 언어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들은 기초 기술인 AVR CPU와 로직 프로그래밍을 수년간 공부하고 다양한 창작 로봇을 디자인하면서 자신들의 뿌리를 깊고 단단하게 키워왔다. 그리고 이런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냈다. 화려한 기술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튼튼한 기초 기술만으로도 경쟁력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셈이다. 

 

4차 산업시대에 뉴질랜드는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이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튼튼한 기초가 필요하다. 기초는 어떤 분야에서든 어떤 상황에서든 중요하다. 지금은 잔디처럼 얇고 넓게 뻗은 뿌리보다는 고목나무처럼 굵고 깊게 뻗은 뿌리가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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