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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저금통과 화수분

0 개 1,274 Jane Jo

햇살이 좋아, 바람이 좋아, 룰루랄라~~ 하고 일하던 월요일.

 

갑자기 두둥! 하고 천둥이 치더니 벼락같은 소낙비가 퍼붓는다. 자연스레 내 눈동자들은 시계의 긴팔과 짧은 팔이 어디 있는지 체크하고는, 어..울 애기들 비 맞겠다... 우짜지...

 

살금살금 애기 코끼리 걸음으로 매니저 방문을 두두리고 “있잖니.. 내가 바빠서 아직 점심시간을 아직 안 썼고....커피 브레이크를 안가질 예정이거든? 나 우리애들 좀 데리러 다녀 와도 될까?” 한국 같으면.. “니 돌았니?” 아님, “음 그래? 그럼 사원증 내려놓고 잘 가서 픽업해서 집으로 잘 가렴~~” 할텐데 “그걸 뭘 묻니” 하는 듯한 매니저의 웃음기 섞인 시선은 내 뒷통수 뒤에 맡기고 후다다닥 계단을 폭우에 내리치는 번개만큼 빠르게 우다다다 내려가서 차에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설렌다.

 

‘으이그 요것들 명품카는 아니지만 이 빗속에 우리의 위시님 (우리가족이 타는 차가 WISH라는 브랜드인데 우리는 다 위시님이라 부른다. 마치 소원을 빌면 이뤄줄듯이 아침마다 차에 시동을 걸때마다 “자, 오늘의 소원을 말해봐” 하면서 아이들 등교를 시킴으로ㅋㅋ) 을 보면 엄청 해피해 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교문앞에 서성서성 서 있는 수많은 아이들 속에 100미터 밖에서도 내새끼들은 환히 보인다. 누가 헤드라이트를 비춰주지 않아도 단박에 요것들! 하고 집어 낼수 있을만큼. 이제 프로그레스 안경인가 뭐시긴가를 쓰라고 노안께서 왕림하실려 하신다고 검안사는 말 한다만 아직 내눈은 아이들에게 만큼은 혜안이 씌운 것처럼 안이든 밖이든 다 잘보인다.

 

펜싱 경기로 땀냄새에 쩔은 딸아이, 아침에 한껏 멋내고 나간 머리는 물에 빠진 새앙쥐 꼴이 된 아들녀석을 태우고 집으로 향해 운전하며 가다 보니 이 빗속에 처벅 처벅 걸어가고 있는 같은교복을 입은 아이들이 보인다. 에고...감기 걸릴텐데. 얘 너 어디까지 가니? 결국 7인용 위시에는 집에 가는 길에 중간중간 아이들을 태우고 내려주기를 반복했다. 집에 거의 다 와 갈 무렵 아들아이가 묻는다. “엄마 또 엄마 어릴때 생각나서 그러지?” ㅎㅎ 귀신같은 놈. 나는 어릴때 부모님이 바쁘셔서 갑작스레 하교길에 비오는 날에는 친구들의 엄마가 우산을 나눠주던지 아니면 교통비를 아낀다고 40분도 더 걸어야 하는 거리를 비를 맞고 하교를 하곤 했다. 그래서 그런가 나는 유난히 비오는 날 아이들을 픽업해 주지 못할 때 많이 미안하고 마음에 걸리곤 한다. 언젠가 오늘같이 비가 억수같이 오는 날 픽업을 해주면서 했던 말을 아들녀석은 기특하게도 수학공식 외우는데 쓰는 기억의 방 어디 한 귀퉁이에 추가로 기억하고 있었나 보다.

 

사람들이 흔히 영어에서 “Give & Take” 라는 말을 많이 쓴다. 주는게 있어야 받는것도 있다는 말이고 더 친하게는 주거니 받거니 하자는 뜻이다. 우리말 속담에도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은 자기가 먼저 남에게 잘 대해 주어야 남도 자기에게 잘 대해 준다는 뜻이다. 영어든 우리말이든 공통점은 먼저 행하라. 즉 “선행” 하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반대로 사는 사람들을 주변에서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Given, so Give 가 그것이다. 받았으니 받은 만큼 돌려주는 일종의 개인주의 원칙에서 나오는 습관이다. 남에게 피해가 가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남을 도울 만큼의 마음의 여유는 없고 그냥 이유없이 누군가에게 친절이나 도움을 받으면 발바닥에 모기 물린자국처럼 불편하고 신경쓰여서 딱 그만큼만 돌려주는 사람들의 습성을 말한다.

 

위의 두가지의 경우를 놓고 보면 뭐가 다를까? 그리고 둘 중 어느 하나를 딱 집어 잘못되거나 맞는 일이라고 명명할수 있을까? 경우에 따라 그리고 그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질 수가 있어서 Yes / No로 답할 수는 없는 일인것 같다.

 

하지만 한가지 나의 경험으로 알 수 있는 것은 먼저 행함. “선행” 으로 얻는 것은 화수분과 같아서 그것이 나에게 되돌아 오는 질량이나 부피나 농도나 그 어느것에도 한계점이 없다는 것이다. 왜냐 하면 그것은 나에게 작은 것이든 큰 것이든 무엇을 받은 이가 그것을 받을 때의 감동과 행복감의 무게와 비례하지 내가 무엇을 주었느냐와 비례하지 않기 때문이다. Given so give를 하는 경우처럼 양쪽시소의 무게 중심이 늘 같은 것과는 사뭇 다른 이론이다.

 

오늘 내가 태워 주었던 아이들이 어느날 자기 부모차를 타고 지날 때 우리아이들이 빗속에 걷고 있으면 ‘엄마 쟤 우리집 근처 살아 같이 가자’ 할 수도 있고 그러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오늘 내가 차 시트를 적셔가며 다른 아이들을 태워준 일이 의미 없는 일이 되는가? 그렇지 않다. 나나 아이들은 그러면서 차안에 빵빵하게 틀어놓은 히터만큼이나 훈훈한 흡족함을 맛보았고 그것만으로도 이미 값은 충분히 지불되었으니 그 뒤에 올 수 있을 만한 것들이 오지 않아도 그것은 덤이었을 뿐이니 개념치 않는다.

 

이 글을 쓰는 동안 하늘은 언제 그렇게 소나기를 퍼붓었냐싶게 천연덕스런 개구쟁이 마냥 웃고 있다. 한날 한시에도 이렇듯 변화무쌍한데 인생 참 알수 없는 일이지 않은가. ㅎㅎ

 

- Tip Toe로 자리에 돌아와서 매니저에게 군만두 20개 Fine먹은 코끼리 아줌마 Ja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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