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청이와 왕자들 7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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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이와 왕자들 7편

0 개 1,236 송영림

맏딸 콤플렉스와 자기 통합

 

피의 다리에서는 폭력과 죄악 같은 것들이 떠오른다. 피의 다리를 건널 수 없다는 것은 죄악과 폭력이 고착되어 있거나 그런 것들로 인해 더럽혀진 영혼을 상징한다. 많은 사람을 죽인 마녀와 전쟁에서 사람들을 죽인 왕자들은 그 몸에 밴 죄악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이미 회복 가능성이 없다. 

 

하지만 멍청이가 동생들을 업어 다리를 건널 수 있게 한 것은, 동생들에게는 아직 폭력과 악이 고착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멍청이가 그들을 보호하며 온몸을 다해 치유해 주었음을 의미하고, 언니의 맑은 영혼과 치유적 힘이 얼마나 강인한 것이었는지 증명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빛의 검은 어머니가 자식을 꼼짝 못하게 하는 수단의 상징이며 검은 책 역시 어머니의 법도나 규율 같은 것으로, 자식들을 옭아매는 수단이다. 멍청이가 그것들을 훔쳐 왕자들에게 준다는 것은 이제 어머니로부터 벗어나 스스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독립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제목이 ‘멍청이와 왕자들’이 될 수밖에 없다. 멍청이는 본인뿐 아니라 동생들과 제부들 사이에서도 그들이 스스로의 독립과 결혼을 통해 제대로 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돕고 하나의 성숙한 객체로 존재하게 한다. 그리고 이는 그 모든 것을 통찰할 수 있는 맏딸 멍청이의 능력이기도 하다. 맏이들은 보통 먼저 살았기 때문에 동생들의 삶을 미리 내다볼 수 있고 보통은 나보다 동생들이 좀 더 잘 살아주기를 바라는 내리사랑의 마음과 책임감 때문에 그들을 위한 모험과 희생을 감내하게 된다. 

 

다행히 멍청이에게 늘 고난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왕자와 함께 도망친 멍청이는 마녀들에게 쫓기는 와중에서도 잠시 비둘기 한 쌍이 되어 사이 좋은 부부로 지내거나 빗자루 한 쌍이 되어 주변인들과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갈 기회를 얻기도 한다. 그리고 끝부분에서 밀알과 암탉 등이 등장해 멍청이의 심정을 대변해 주기도 한다. 

 

어쩌면 멍청이의 말을 결코 듣지 않던 왕자에게 밀알로 상징되는 자식들이 멍청이의 속마음을 암탉처럼 꼬꼬댁거리며 소리쳐 대변해 준 것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여러 번 반복하여 설득한 후 왕자를 멍청이에게로 돌려놓을 수 있었던 것이지만 말이다. 아, 이 부분 역시 주변의 떠오르는 부부들이 많다. 

 

멍청이의 삶은 참으로 고단하다. 그런데 자신이 맺은 관계를 끝까지 책임지고 지속하려는 멍청이의 모습은 흡사 치료사, 사회복지사, 구원자, 성직자들의 모습과 닮아 있기도 하다. 그것은 12미터 높이의 창문과 성벽을 연결한 실 위로 걸어가는 묘기에서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것은 매우 위태로운 상황에서 관계를 이어가는 지속력을 상징하며 가느다란 실만큼의 인연조차 끊거나 놓지 않는, 모두가 불가능하게 바라보는 관계를 이어가고 지속하는 최고의 능력자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이다. 그리고 이 관계 맺음과 지속의 능력이야말로 맏딸 콤플렉스를 자기 통합으로 이끌어내는, 멍청이에게서 배우는 또 하나의 삶의 진리이다.   <다음호에 계속>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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