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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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의 인생

0 개 1,378 김지향

죽어야 산다는 말을 습관처럼 내뱉으면서 살았다. 말 그대로 난 죽음을 통해 새 삶을 얻었다.  

 

심장이 멈추면 영혼은 몸을 벗고 새로운 여행을 떠난다. 하지만 지금 시대는 멈춘 심장을 다시 움직이게 할 수 있다. 그 다음은 영혼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 영혼이 머무르고 싶으면 머무르는 것이고, 떠나고 싶으면 떠나는 것이다.

 

내 영혼은 내 몸에서 살기를 선택했다. 물론 몸도 그러기를 바랐고.......

 

5년 전에 쓰러진 이후로 난 내 심장이 무척 크다는 사실을 알았다. 옛날 같았으면 그때 이미 숨을 거두었겠지만, 의학이 발달한 세상의 일원으로서 난 숨을 쉬면서 살게 되었다.

 

비록 남들의 반도 안 되는 공기로 호흡하면서 살지라도 평범한 일상을 보내기엔 충분했다. 그러나 내 심장은 많이 힘들었었나 보다. 결국 심장이 멈추기 시작했다. 바람 앞의 촛불처럼.......

 

병원에 입원하여 나이롱환자처럼 지냈다. 심장 모니터링을 하느라 주렁주렁 줄들을 달고 지냈다. 시원하게 샤워도 못하고 젖은 물수건으로 몸을 닦으면서 지냈지만, 따끈따끈하고 두꺼운 타월의 감촉이 색다른 즐거움을 주었다. 

 

드라이 샴푸로 매일 머리를 스프레이 하니, 말끔한 모습으로 병원의 모든 스텝들을 만날 수 있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가브리엘 향수 뿌리기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병원 냄새가 아닌 가브리엘 천사의 은은한 향기로 사람들을 맞이했다.

 

기다렸던 수술이 다가왔다. 앰뷸런스를 타고 두 시간이란 긴 여행을 해야 했지만 불편함은 전혀 없었다. 침대에 누워 모니터링을 하면서 가는 여행의 체험을 이번 기회가 아니면 언제 또 하려나?

 

차창 밖으로는 비가 거세게 쏟아지다 말다를 반복했다. 자주 다녔었던 길인데도 풍광들이 새로웠다. 

 

병원에 도착하니 수도의 제일 큰 병원답게 모든 시스템들이 완벽했다.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선 환자들을 최대한 편안하게 해주는 그런 곳이었다.

 

3주 가까이 떠나 있던 집으로 돌아오니, 그동안의 여행이 더욱더 감사하게 느껴졌다. 며칠 전에 실밥을 푼 자리가 아직까지 아프고 불편하지만, 왼쪽 팔꿈치 아래까지 내려온 심장 근처의 커다란 멍이 사라지려면 아직도 멀었지만, 점점 옅어져 가는 멍의 모습을 보면서 살아 있음에 감사했다.

 

숨 쉬면서 살고 있음에 감사하다고 10년 전부터 앵무새처럼 노래를 불렀으나, 그것은 그저 앵무새의 노래에 불과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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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마다 남편은 꽃을 사온다. 토요마켓 꽃 할아버지의 특별한 선물이 더해져서 늘 꽃들은 풍성하다. 난 그 꽃들로 집안 곳곳에 아름다운 꽃꽂이를 한다. 

 

밖은 비바람이 몰아치는 추운 겨울이지만, 우리 집은 따스하고도 아늑한 꽃 천국이다. 이 날이 오려고 그렇게도 힘든 전생을 보냈나 보다.

 

우리의 영혼은 불사이다. 

 

영혼 안에 저장 되어 있는 기억들을 새로운 몸은 잘 몰랐다. 그러나 이제는 몸이 영혼의 기억을 함께 한다. 하나의 인생에 두 번의 인생이 존재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이제 갓 태어난 제 2의 인생을 난 제대로 잘 살고 싶다. 잘 살 수 있는 자신감도 있다. 제 2의 인생을 준비하느라 고생한 제 1의 인생이 있으니까.

 

다음 주 수요일에 웰링턴 병원에 다녀온다. 수술의 결과를 확실하게 점검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날 활짝 웃으면서 기뻐할 의사와 간호사들의 모습이 환하게 느껴진다. 그들의 보람을 위해서도 날 위해서도 앞으로의 내 삶은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감사하다. 

이런 체험을 나에게 준 우주에 감사하다.

사랑한다.

우주의 전체와 부분인 나 자신을 그리고 신을 사랑한다.

축복한다.

우리 모두의 삶을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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