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고 싶지 않았는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이러고 싶지 않았는데

0 개 1,836 크리스티나 리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바뀔 수 없는 생각이나 느낌들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느낌이나 생각은 같은 행동을 반복하게 하며 가끔은 원치 않은 결과나 결실을 맺게 한다.  이로 인해 후회하고 낙담하며 절망하기도 하고 자책하기도 한다.

 

화창한 날씨일 때보다 지금처럼 비가 오고 쌀쌀한 겨울에는 감정이 좀 더 가라앉기도 하고 외출보다는 집에 있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로 인해 조금은 더 생각할 수 있고 쉴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질 수도 있다.  뜻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쏟아지는 비로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비가 언제 그칠까를 바라보며 빗소리를 듣고 있을 때 어떤 생각이나 느낌이 들까?

 

사람마다 다양한 생각과 느낌으로 비오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무엇이 되었든 하나의 행동을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행동은 기쁨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이러고 싶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한거지 하면서 안타까움이나 아쉬움을 남길 수도 있다.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하나의 작은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작은 행동은 지금까지 잘해오던 것을 수렁으로 빠지게도 하고 예기치않은 실수를 만들기도 한다.

 

이런 실수는 금연을 시작하면서도 자주 일어난다.

 

담배를 끊어야지, 끊어야지 하면서도 좀처럼 시작하지 못했던 금연을 40년지기 친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한마디 말로 담배를 안피우기 시작했다.  

 

거의 매일 만나 소소한 일상의 문제도 함께 생각하고 나누었던 친구가 조금 이상하다고 병원을 갔는데 몇 가지 검사를 해봐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 같다해 입원을 했다.  입원을 해 여러가지 검사를 받는 중에 다른 증상들이 나타나면서 병원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이런저런 검사를 통해 췌장암으로 진단을 받은 친구는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병원에 계속 있어야만 했다. 

 

병원에 머무는 동안에 친구의 상태는 점점 악화되어갔고 친구는 식사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병원에 걸어간 친구가 움직일 수 없는 몸이 되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침상에 누워 너무나 기운이 없어 말하는 것조차도 힘든 친구는 계속적으로 술과 담배를 끊으라 말했다.

 

남자라면 한번쯤 담배도 피우고 술도 마셔보고 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친구와 함께 처음으로 피워본 담배는 그리 나쁜 느낌이 들지 않았다.  

 

대학도 같은 전공을 선택해 함께 하는 시간은 점점 더 늘어나면서 담배를 피우는 양 또한 늘어나기 시작해 하루에 담배 1갑 혹은 그 이상도 피울 때가 있었다.  

 

bc97c9ef6531c6180509146ad22755b0_1563939173_8437.jpg
 

그러다 직장생활을 시작하면서는 술좌석도 늘어나 술과 담배는 또 다른 친구로 등장해 친구와 보내는 시간은 더더욱 늘어나게 되었다.  

 

이렇게 친구와 함께 30년이 넘게 담배를 피우면서도 단 한번도 제대로 금연을 시작해보지 않았는데 친구가 손을 꼭 잡고 눈물을 흘리며 하는 말을 들어줘야지 하는 마음에 친구가 병원에 있을 때 담배를 안피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친구를 땅에 묻고 와서도 계속 금연을 잘 유지해 담배를 안피운지 어느덧 3개월이 지나가고 있었다.  

 

단 한번도 끊어보지 않은 담배인데 생각과는 다르게 흡연욕구를 참아내는 것이 많이 어렵진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폭우가 쏟아졌고 지난날 친구와 함께 했던 시간들이 눈앞에 끝없이 펼쳐지며 아무 생각없이 당연히 친구가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져 아주 자연스럽게 늘 그래왔듯이 책상 서랍 속에 남겨둔 담배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쭈욱 한모금을 빨며 후~~ 하고 연기를 내뿜는 것을 몇 번 반복한 후에 머리를 한대 얻어맞는 것 같았다.  

 

‘친구가 여기 없는데 지금 무슨 짓을 한거지’ 하는 생각이 들며 친구가 남긴 마지막 말이 생각나 친구한테 너무나 미안해졌다. ‘이러고 싶지 않았는데’, ‘끝까지 친구의 말을 들어주려 했는데’, ‘친구야 다시 시작할게’ 하면서 담배를 다시 끊어보려고 금연전문가를 만나 또 다시 금연의 길을 걸어간지 1달이 되어가고 있다.

 

이렇게 혹시라도 담배를 끊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흔들려 ‘이러고 싶지 않았는데’ 하는 느낌이 든다면 금연전문가와 함께 다시 금연을 시작해보면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한번 더

댓글 0 | 조회 2,033 | 2020.01.14
어렴풋하게 떠오르는 만화책을 즐겨 읽… 더보기

그렇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댓글 0 | 조회 1,546 | 2019.12.23
또 다시 한해를 보내는 길목에서 올 … 더보기

살아있음에

댓글 0 | 조회 1,417 | 2019.12.11
또 다시 어김없이 한해의 마지막 달인… 더보기

또 하루가 가고

댓글 0 | 조회 1,391 | 2019.11.27
세상 살아가는 것이 예측할 수 없는 … 더보기

인정하기가 너무 힘들어

댓글 0 | 조회 1,769 | 2019.11.12
갑자기 옷차림이 바뀌어진 사람들의 모… 더보기

나의 껌딱지

댓글 0 | 조회 2,054 | 2019.10.23
주변에서 가끔씩 들려오던 “껌딱지” … 더보기

알면서도 무시한 스트레스

댓글 0 | 조회 1,713 | 2019.10.09
모든 사람들 입에서 툭툭 튀어나오는 … 더보기

환희의 순간

댓글 0 | 조회 1,510 | 2019.09.25
가끔은 사계절이 있다는 것이, 밤과 … 더보기

보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보험

댓글 0 | 조회 2,217 | 2019.09.11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어느 시점에서는 … 더보기

아니 벌써

댓글 0 | 조회 1,832 | 2019.08.28
어느 날 문득 ‘오늘이 며칠이지’ 라… 더보기

어떠세요?, 괜찮으세요?

댓글 0 | 조회 1,658 | 2019.08.14
우리는 살면서 정해놓은 시간에 혹은 … 더보기
Now

현재 이러고 싶지 않았는데

댓글 0 | 조회 1,837 | 2019.07.24
아무리 오랜 시간이 지나도 좀처럼 바… 더보기

인생은 하나의 경기장

댓글 0 | 조회 1,550 | 2019.07.10
인생은 하나의 경기장같고 해마다 새로… 더보기

여러 갈래 길 속에 나의 길은

댓글 0 | 조회 1,770 | 2019.06.26
언젠가 사람이 설 수 있게 길 한복판… 더보기

어디로 달려갈까

댓글 0 | 조회 1,487 | 2019.06.12
하루를 살아가며 얼마나 많이 ‘이리로… 더보기

마지막으로...

댓글 0 | 조회 1,856 | 2019.05.29
참 이상하게도 20년이 넘도록 이곳에… 더보기

하라는 대로 하지 않아서

댓글 0 | 조회 1,631 | 2019.05.15
아무리 작은 물건을 사도 사용설명서가… 더보기

세상을 다 가진 느낌

댓글 0 | 조회 1,831 | 2019.04.24
누구나 원하고 계획한데로 모든 것이 … 더보기

잃어버린 초심

댓글 0 | 조회 1,752 | 2019.04.11
언제나 무슨 일을 할 때에는 많은 기… 더보기

정말 얼마나 즐기고 있을까?

댓글 0 | 조회 1,858 | 2019.03.27
사람들은 하루를 살면서 긍정적인 말과… 더보기

때와 시간의 함정

댓글 0 | 조회 1,474 | 2019.03.14
단 하루도 쓰지않을 수 없는 말 중에… 더보기

왜 (Why)

댓글 0 | 조회 1,451 | 2019.02.27
담배를 수십년간 피우면서 담배를 안피… 더보기

선착순 100명

댓글 0 | 조회 2,071 | 2019.02.12
우리는 선착순이라는 말을 들으면 눈을… 더보기

울 아빠 ‘짱’, 너무 젊고 멋지세요

댓글 0 | 조회 1,800 | 2019.01.31
어릴 때부터 새해가 되면 들었던 말이… 더보기

기해년의 소망을 위하여

댓글 0 | 조회 1,376 | 2019.01.16
평소에도 “소망을 가지세요” 라는 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