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번째의 생일과 공짜 음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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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30번째의 생일과 공짜 음료수

1 6,778 NZ코리아포스트
손자 샘이 할머니랑 프란시스네 집을 다녀와서는 침을 튀기면서 말한다.

“하지~ 프란시스형이 하지 팬 이래~”

무슨 얘기인가 했더니 프란시스가 내 칼럼을 항상 읽는 팬이라는 말이었다.

“프란시스는 하지 글을 읽는데 샘은 언제 한글을 읽을 거야? 네가 가출한 이야기도 썼는데...”

손자는 자기도 한글을 안다며 코리아포스트 책에서 내가 쓴 글을 찾아 아는 글씨에 동그라미를 치기 시작했다.

“하지 나 이만큼이나 알아~”

제법 동그라미 친 글자가 많았다. 가나다라 부터 받침이 없는 글자는 거의 아는 셈인데 결국 아는 단어는 별로 없는 셈이지만 그래도 대단하였다, 이게 다 한글학교 이금란 교장선생님과 선생님들 덕분이지,

프란시스는 내가 뉴질랜드에 왔을 때 우리 손자 샘 만했었는데 벌써 13학년으로 내년에 대학을 간다고 한다. 공부도 잘할 뿐 아니라 인성까지 좋으니 참 잘 자랐다. 내가 쓴 칼럼을 읽는다니 훌륭한 학생임에는 틀림없다. 프란시스는 폼팰리어 칼리지에서 전교 회장을 맡고 있는데 키위학교에서 한국학생이 회장을 하고 있으니 이게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프란시스 동생 필립은 또한 어떤가, 필립은 왕가레이 보이스 하이스쿨에서 전교 1등을 한다. 잘생긴데다가 성격까지 좋으니 왕가레이에서 예쁜 여학생들은 필립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데 필립의 아빠가 여학생들을 떼어놓느라고 아주 힘들다고 한다. 형제가 인물도 좋지만 착하고 예의 바르고 리더십까지 갖추고 있으니 이들 형제를 바라보면 그저 흐뭇하기만 하다. 도대체 부모가 누구인지 이렇게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왕가레이 한인회장 BK는 내일모래면 지천명이라는데 얼굴이 동안인데다가 항상 밝은 표정이니 그 나이를 선뜻 알 수가 없다. 그런데 BK부인 아가다를 보면 더욱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언뜻 보면 아가씨로 보기가 십상인데 얼마나 어려보이면 세례명까지 [아가다]라고 부르겠는가,

BK가 워커웍스 시내에 근사한 식당을 하나 차렸다. 왕가레이에서 거리가 멀다보니 딱 한번 가보았는데 유니폼을 입고 서빙을 하는 아가씨가 너무 예뻤다.

“BK~ 저렇게 예쁜 교민아가씨는 어디서 구했어? 본토에서 온 거야?”

BK가 키득거리면서 아가씨에게 말했다.

“여보~ 형님이 점심 값이 없나봐.~ 맛있는 것 좀 많이 드려요~”

그래서 한 끼 얻어먹긴 했지만 사실 빈말이 아니었다. 누가 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말만 안할 뿐이지...

BK식당에서 키위 할아버지가 생일을 맞아 할머니랑 외식을 하는데 음료수를 한잔만 시키는 게 아닌가, BK는 2잔을 갖다 드리면서 한잔은 생일이라 공짜로 준다며 30번째 생일까지만 공짜로 준다고 말하였다. 아니, 서른 번째 생일인데 저렇게 바싹 늙으셨어?

옆자리에서 더 바싹 늙으신 할아버지가 혼자 식사를 하다가 BK 말을 엿듣고 얼른 질문을 하였다.

“어이 BK~ 나도 다음 달이면 30번째 생일을 맞이하는데 음료수 공짜로 줄 거지?”

BK가 키득거리며 오케이라고 말하자 나도 BK에게 질문을 하였다.

“BK~ 나는 그럼, 도대체 몇 번째 생일을 맞이한다고 해야 되는 거지? 10번째?”

생일을 맞은 노부부가 30번째 생일이라는 BK말에 얼마나 기분이 좋고 즐거웠을까? 음료수도 공짜로 얻어먹고... 저녁에 자식들에게 전화를 걸어 BK말을 하면서 행복해 하실 지도 모르지, BK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재주를 갖고 있어 행사 때 사회를 보면 키위들은 배꼽을 쥐고 웃는다.

BK는 부인에게 말을 할 때에도 언제나 존칭을 사용한다. 그러니 흔히 말꼬리 잡고 늘어지는 부부싸움은 거의 성립이 안 되는 셈인데 그게 쉬울 것 같지만 습관들이기가 참 어렵다. 옆에서 듣는 사람도 기분이 좋고 또 당사자들이야 얼마나 좋겠는가, 나는 아내에게 함부로 말하는 버릇을 못 고치고 있어 가끔 아내에게 박살날 때가 있다. 사실 부부사이만큼 가까운 관계가 어디 있는가, 내가 먼저 존중해주면 당연히 나 또한 존중을 받게 되는 것이다.

BK는 아들들을 대할 때에도 아이들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해주며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준다. 아버지로서 일방적인 생각을 표현하거나 전달하는 게 아니라 진정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그 대화 속에서 아이들은 생각을 하게 되고 스스로 분별력을 갖고 자라게 된다.

BK의 긍정적인 사고는 어머니를 닮은 것 같다. 언제나 표정이 밝으시어 눈이 부신 BK어머니는 손자들이 다 당신을 닮아 그렇다고 자랑하고 다니실만하다. 지척에 딸 둘이 살고 있고 외손자들도 모두 훌륭하게 자라니 얼마나 좋으시겠는가,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쌔엠
어버이날 하지님은 무슨 선물 받으셨나요?

4대가 함께하니 곳간이 그득하실 것 같습니다.

전 큰놈한테 문자 2개 작은놈은 돈없다고 안마로 때우더군요..ㅎ ㅠ

하지님 가족이 행복해 하는 모습이 항상 부러운데

BK님 까지..

왕가레이는 참 좋은곳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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