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戰場)에서 목이 날아간 샴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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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戰場)에서 목이 날아간 샴페인

0 개 1,655 피터 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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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3년 나폴레옹 전쟁 당시, 러시아가 프랑스를 침략하고 샴페인을 생산하던 랭스(Reims)지역을 점령했을 때 포도밭을 맘대로 약탈하기 시작했다. 남편 프랑수아 클리코를 여윈 어린 미망인, 클리코(Veuve Clicquot)여사도 그 지역에서 포도밭을 관리하고 있었다. 뵈브(Veuve)는 프랑스어로 미망인이라는 뜻이다. 클리코여사는 특정한 모양의 선반을 만들어 병을 거꾸로 보관해 병안의 찌거기를 제거하고 효소를 차갑게 만들어 저장하는 방식으로 샴페인 업계에 혁명을 일으켰던 장본인이다. 이런 새로운 방식으로 샴페인의 맛은 훨씬 더 정교해지고 덜 달았으며 거품도 적게 생겼다. 그녀의 1811년 산 빈티지는 오늘날 사람들이 먹는 샴페인의 시초라고도 불린다. 

 

그녀보다 훨씬 오랜 기간 샴페인을 만들어 온 이웃의 경쟁자들은 지하로 숨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 전쟁을 마케팅 기회로 삼기로 마음먹고 적국인 러시아 군인들에게 와인을 무료로 제공했다. 그러나 훗날 비싼 값을 받고 팔기 위해 1811년 산은 잘 숨겨뒀다. 몇 달 후 프랑스 군인들이 러시아 군인들을 몰아내기 위해 마을에 도착했을 때에도 그녀는 같은 방식으로 나폴레옹의 장교들에게 공짜로 샴페인과 잔을 제공했다. 하지만 군인들이 말 위에 앉은 채로 길쭉한 샴페인 잔에 마실 수 없었기 때문에 군용 칼(사브르, Sabre)을 이용해 병의 목을 칼로 내리쳐 직접 마시곤 했다. 사브라주(Sabrage)라고 불리는 이 행위는 오늘날에 축하파티에서 샴페인의 코르크 마개를 따기 위한 이벤트가 되었다. 그 이후 뵈브 클리코는 그 자체로 국제적인 럭셔리 브랜드가 됐고 클리코 여사는 다국적 비즈니스를 이끄는 첫 여성 사업가로 여겨진다. 

   

현재는 코르크 마개 대신 스크류 형태의 병 뚜껑(Screw Caps)이 등장했지만 코르크의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다. 이것은 실용성보다는 분위기와 멋을 중요시하는 와인의 문화 때문일 것이다. 코르크에는 속이 비어 있는 벌집과 같은 육각형의 방이 1입방 센티미터의 공간에 수천만 개가 들어있고 1입방 인치 속에 2억 개의 세포들이 수지 막에 쌓인 채 밀집되어 있다. 부피의 절반이 공기로 차 있어 매우 가볍고 연하며 탄력성이 좋아 압력을 가해도 금방 원상복구가 된다. 그러나 코르크는 표면에 있는 작은 구멍에 곰팡이와 같은 해로운 미생물이 침투하거나 먼지 등이 들어가서 와인에 말썽을 일으키는 수도 있다. 그래서 코르크는 육각형 방의 크기와 그 방이 많고 적음에 따라 품질이 좌우된다. 

 

샴페인은 프랑스의 지명인 샤앙파뉴의 영어식 발음이다. 이 지역의 전통적인 방법(Methode Traditionelle)에 의해 만들어지는 샴페인 속의 거품(이산화 탄소)은 자연적인 발효에 의해서 생겨난 것이다. 와인은 한 번 발효시키지만 샴페인은 두세 차례 발효시키기 때문에 맛이 더 복합적이고 섬세하다. 샤앙파뉴지역이 아닌 프랑스의 다른 지방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은 ‘무세(Mousseux)’ 나 ‘크레망(Crement)’ 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샴페인은 고급품일 수록 수정같이 맑고 윤이 나며 기포가 올라오는 시간이 오랫동안 지속되고 거품이 작다. 자그마치 750ml 한 병에 2억 5000만개의 거품이 들어있다. 와인 속을 유영하는 수많은 거품들 때문에 샴페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을 스틸(Still, Non Sparkling Wine)와인과 분류하기 위해서 버블리(Bubbly)라는 애칭을 쓰기도 한다. 

 

샴페인은 단 맛이 거의 없는 것을 브뤼트(Brut), 약간 단 맛이 있는 것을 섹(Sec), 그 다음이 드미 섹(Demi Sec), 그리고 아주 단 것을 두우(Doux)라고 라벨에 표시한다. 샴페인은 세가지의 포도로 만드는데 적포도인 피노누아(Pinot Noir), 피노뫼니에르(Pinot Meunier) 그리고 청포도인 샤르도네(Chardonnay)가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세가지 포도로 블렌딩하지만 예외적으로 적포도 한가지로만 만든 샴페인은 블랑 드 느와(Blanc de Noirs)라고하고 청포도인 샤르도네만으로 만든 샴페인은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s)이라고 표기한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식사 전에는 브뤼트, 식후에는 섹(Sec)이나 드미 섹(Demi Sec)을 선택하며 단 맛이 나는 두우는 케이크나 디저트와 함께 하면 잘 어울린다. 

 

샴페인은 생산연도가 다른 여러 지역의 포도를 블렌딩해서 만들기 때문에 대부분 수확연도가 라벨에 표시돼 있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 넌 빈티지(Non-Vintage: NV)라고 한다. 하지만 생산연도가 표기된 빈티지(Vintage) 샴페인은 포도 품질이 좋은 특정한 해에 만든 샴페인을 말하며 그 위로 빈티지이면서 품질이 최고로 뛰어난 해에 가장 작황이 좋은 포도원에서 생산한 최고급 샴페인을 프레스티지 퀴베(Prestage Cuvee)라고 한다.

 

폭죽을 터뜨리듯이 샴페인을 흔들어 ‘펑’ 하고 소리나게 따기도 하는데 사실은 와인이 쏟아져 나오고 나면 미세한 거품의 미학을 느낄 수 없게 된다. 그러므로 샴페인은 차갑게 보관했다가 흔들지 않은 상태로 마개를 비틀면서 빙빙 돌려 오픈 해야 한다. 특히 샴페인을 가장 맛있게 마시려면 냉장 보관했다가 마시기 한 시간 전에 실온에 꺼내고 20-30분 전에 얼음에 담가두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온도가 6-8도에서 가장 깊은 맛이 난다. 오래된 빈티지의 샴페인은 이보다 2도정도 온도를 높여서 마신다. 아무튼 샴페인은 세상 밖으로 나온 것이 겨우 3세기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축하와 영광의 자리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와인의 귀족이 되었다. 

 

샴페인의 성공처럼 혼란은 오히려 기회가 된다. 다만 불안과 두려움을 잘 이겨내고 굴복하지 않았을 때의 경우다. 먼저 도망갈 곳부터 찾지 말고 침착함을 유지하라. 그리고 당신의 적을 향해 건배를 제안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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