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이 찾아온 나의 정체성 혼돈기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뜬금없이 찾아온 나의 정체성 혼돈기

0 개 1,821 새움

이민 온 누구나가 그렇듯이, 이왕 이민 온 것 잘 살아보려고 열심히 노력하였고,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며 아이들은 이민생활에 잘 적응해서 학교마치고 직장생활하는 것에 감사하며 살았던 나에게 느닷없이 “나는 어디에 있는 누구인가?”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잘 적응하는것에만 감사했지,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도록 제대로 교육시키지 못한 것이 아닌가하는 후회가 들기도 하면서 낯선 땅에 뿌리를 내리려고 열심으로 산 25여년의 시간들이 허무하게 다가왔다.  나름 정착해서 살고 있었다는 생각에 의구심이 들며 처음 뉴질랜드에 와서 느꼈던 ‘낯설음’을 다시 느끼기 시작하였다.  

 

아이들은 아주 어렸을 때에 뉴질랜드에 와서인지, 별 불편함이 없는 뉴질랜드에서 사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듯하다.  그런 아이들이 사는 곳이 내가 살 곳이라고 믿고 있었고, 나도 만만치 않은 세월을 이 곳에서 산 내공이 있어서 이제는 별 문제가 없으리라고 생각했었는데, 느닷없이 내 노후는 한국 사람들과 한국 말을 하며, 한국 음식을 먹으면서 살아야 할 것 같은 생각이, 욕망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얼마 안있으면 받을 수 있는 연금을 포기하면서까지 한국에 돌아가서 살수 있는 입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뭉게뭉게 올라왔다.  그리고 25년 동안 한번도 보지못한 한국의 가을이, 울긋불긋한 단풍, 노란 은행잎이, 그리고 코스모스가 너무 보고 싶었다. 

 

0c98b5e81fb0d86d3e9364d07678c993_1560204587_1248.jpg
 

가을에 오면 단풍 구경을 실컷 시켜줄테니 다녀가라는 언니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 큰 딸을 보고 오는 길에 한국에 들렸다. 언니와 아름다운 단풍으로 뒤덮인 오대산, 설악산을 “정말 아름답다, 멋있어, 바로 이런게 정말 가을 단풍이지”를 되뇌이며, 아름다움에 취하여 힘든 줄도 모르고 산을 오르내리며 며칠을 원도 없이 단풍구경을 하며, 언니와 지난 일들을 이야기하였더니 답답한 가슴이 풀린듯 하였다. 

 

이민자들의 대부분이 겪는 일이겠지만, 가족, 친지를 뒤로하고 낯선 나라에 와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여 바쁜 생활을 하면서도 가끔은 사회에서 소외된 느낌을 갖기도 한다. 열심히 살고 있지만 메꿀수 없는 문화 혹은 정서의 차이, 자주 볼수 없는 가족들, 혹은 한국사람으로써 익숙한 것들로 부터의 단절감을 경험할 때는 더욱 외로워지기도 한다. 아이들은 성장해서 그들 나름대로의 생활에 익숙해 지고 부모 세대의 어려움을 이해는 하겠지만 이런 것들이 얼마나 우리를 외롭게 하는지는 잘 모르리라. 

 

아마도, 나는 한국의 아름다운 단풍이 그리웠기도 했지만,  “그래, 그때 그랬어”라며 추억을 공유한 가족, 친지들과 지난 일을 이야기하며 한국 정서를 가진 누군가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그저 공감할 수 있는 그런 대화가 그리웠고, 몸에 익숙하여 잊어버릴 수 없는 한국의 모든 것이 그리웠나 보다.  언니와 잊고 지냈던 지난 일들을 이야기하며 좋은 추억도 되찾고, 얼굴 붉히는 민망했던 기억에 큰 소리로 웃기도 하며 그동안 잊고 있었던 나를 찾은 듯했다.  추억을 뒤로하고 바쁘게만 살았던 나에게 잠시나마 좋은 기억을 찾을 수 있는 휴식을 갖게 해 준 언니에게 많이 고맙다.  

 

새움터 회원; 유 윤심 (정신과 간호사)

 

■ 새움터는 정신 건강의 건전한 이해를 위한 홍보와 교육을 하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www.saewoomtor.org.nz 

 

 

오늘에서야 속속들이 알아버린 E-visa

댓글 0 | 조회 1,971 | 2023.08.22
세상은 늘 변합니다. 그 변화를 어떻… 더보기

한반도, 단호한 냉정이 필요하다

댓글 0 | 조회 704 | 2023.08.22
올해는 한국전쟁 정전 70주년이 되는… 더보기

마중 가는 길

댓글 0 | 조회 503 | 2023.08.22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아내가 귀국하는… 더보기

맑으면 선을 베풀 수 있다

댓글 0 | 조회 473 | 2023.08.22
탁기를 많이 받다 보면 그걸 견디는 … 더보기

코로나19 재유행?

댓글 0 | 조회 2,917 | 2023.08.18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8월 9… 더보기

Covid19 업데이트 - 모든 Covid-19 관련 규제 해제

댓글 0 | 조회 1,331 | 2023.08.18

멜랑콜리한 겨울 장마철

댓글 0 | 조회 953 | 2023.08.09
장마철이 계속되다 보니 대외활동이 제… 더보기

내가 여전히 잘 모르고 있는 일본인, 일본 역사

댓글 0 | 조회 948 | 2023.08.09
인류 역사상 가장 먼저 토기를 만든 … 더보기

7월을 보내며

댓글 0 | 조회 542 | 2023.08.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반듯하게살고 싶… 더보기

학생들에게 좋은 수면의 중요성 및 수면 향상 방법

댓글 0 | 조회 723 | 2023.08.09
이번 호에서는 학생들을 위한 숙면의 … 더보기

끌어당긴 2030년

댓글 0 | 조회 911 | 2023.08.09
월드엑스포가 2030년에 부산에서 열… 더보기

생크 방지 요령

댓글 0 | 조회 633 | 2023.08.09
생크의 정의볼이 클럽의 호젤(Hose… 더보기

허벅지살 빠지는 초보자 하체 운동 루틴

댓글 0 | 조회 619 | 2023.08.09
“하체 운동은 어떻게 시작해야하나요?… 더보기

오픈 워크비자면 만사형통?

댓글 0 | 조회 1,168 | 2023.08.08
자국이 아닌 나라에서 체류하기 위해서… 더보기

리커넥트 7월 활동 보고

댓글 0 | 조회 582 | 2023.08.08
1.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따뜻함 … 더보기

누런 콧물이나 코피가 자주 흐르나요?

댓글 0 | 조회 843 | 2023.08.08
“우리 아이는 기침을 너무 많이 하는… 더보기

부부가 이혼을 할 경우 애완동물은 누구에게 소유권이 있나요?

댓글 0 | 조회 1,438 | 2023.08.08
부부가 이혼을 할 경우 보통 관계재산… 더보기

사람을 살리는 온기의 힘

댓글 0 | 조회 744 | 2023.08.08
여행 가서 만나는 구들 이야기빈 가지… 더보기

그래도 라는 섬이 있다

댓글 0 | 조회 578 | 2023.08.08
시인 : 김 승희가장 낮은 곳에젖은 … 더보기

뇌과학이 알려주는 중독 (알코올, 마약, 도박 그리고 게임)의 이유

댓글 0 | 조회 1,014 | 2023.08.08
중독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 더보기

마음으로 맑아지려는 노력

댓글 0 | 조회 540 | 2023.08.08
선명하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남들… 더보기

5500만 치매 환자에게 희소식

댓글 0 | 조회 1,790 | 2023.08.05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은 치매… 더보기

먹을 복도 자랑해야 하나?

댓글 0 | 조회 1,283 | 2023.07.26
동생이 집에 간 후 나는 몸살을 앓았… 더보기

2023 시험비책

댓글 0 | 조회 737 | 2023.07.26
얼마전 한 학생이 거의 울상을 한 채… 더보기

사이드 힐 업•다운(Sidehill Up•Down)

댓글 0 | 조회 764 | 2023.07.26
정의발 앞쪽이 발뒤꿈치보다 높은 경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