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경찰 2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무늬만 경찰 2

0 개 1,494 수선재

모두들 안타까운 심정으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을 바로 그 때, 옆에서 나와 함께 지켜보고 있던 한 아저씨가 멈칫 멈칫 하더니 이내 자석에 끌리듯 트럭 옆으로 다가가 허공에 거꾸로 매달린 그 운전사의 어깨를 자신의 등으로 받쳐주는 것이었다.

 

운전사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는 그 아저씨의 새하얀 상의를 금새 붉게 물들이고 얼굴에까지 타고 흘러내렸다.

 

“쫌만 참으세요. 이제 곧 119가 올 거예요”

 

“으.. 으..”

 

“자녀분들을.. 생각해서라도 의식을 놓으시면 안돼요”

 

“......”

 

그리고는 두 분 다 말이 없었다.

 

사고 난 차들과 빠져나가려는 차, 계속 밀려오는 차들로 도로는 금새 엉망진창이 되었고, 그 사이를 어렵게 헤집고 구급차가 도착할 때까지의 30여분이 내게만 지옥처럼 느껴지진 않았을 게다.

왜 그렇게 시간이 더디게 흐르던지..

 

이미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 다리이지만 고통을 느끼는 세포는 그대로였을 테고, 허공에 매달린 자신을 받쳐주는 다른 사람의 등에서 느껴지는 든든함과 고마움은 극심한 고통 속에서 더욱 크게 다가왔을 게다.

 

짧은 순간이지만 운전사의 얼굴을 스치던 안도감..

 

더 이상 운전사의 신음소리도, 차들의 경적소리도 없었다.

 

지켜보던 모든 이들도 숙연함을 느낀 듯 수군거림이 일순간 딱 멎었다.

 

세상의 모든 흐름이 멈추고 온갖 잡음이 정지한 듯한 무언의 공간 속에서 그 두 사람간에는 짧지만 영원을 함께 한 진한 전우애가 피어났을 게다.

 

내 평생 많은 사고현장을 목격했고 교통사고나 안전사고로 인한 사망자들도 많이 봐 왔으나 이렇게 직접 내 눈앞에서 일어나는 사고를 목격하기는 처음이었고 또한 이렇게 감동적인 장면은 없었다.

 

위기 때 그 사람의 진가가 나타난다고 했던가?

 

일촉즉발의 순간, 몸도 마음도 나와 정반대로 움직인 저 허름하고 후줄근한 옷차림의 아저씨가 그렇게 위대해 보일 수 없었고, 온갖 고상한 관념과 범생이 콤플렉스를 자랑 삼아 두르고 있던 스스로가 부끄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머릿속에 수만 가지 아름다운 가치와 지고한 의식들을 담고 있으면 뭐하나? 위기의 순간 내민 손길 하나에 여지없이 증발해 버리고 말 하찮은 것들이라면..

 

지금 저 분의 등을 받치고 있는 사람이 나였어야 했다고 스스로를 자책하며, 언제나 실천이 아쉬운 초라한 나를 느끼며, 씁쓸한 마음으로 현장을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그 날 따가운 8월 한낮의 아스팔트 위에서 이름 모를 어느 아저씨가 보여주었던 용기에 한없는 감사와 존경을 올리고 싶다.

 

그건 그렇고..

 

나 경찰 맞아? ㅠ.ㅠ

 

돈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세금 계획

댓글 0 | 조회 870 | 2024.02.14
세금 계획은 비즈니스 재정을 전략적으… 더보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댓글 0 | 조회 529 | 2024.02.14
아침에 요란한 노크소리가 났다. 대충… 더보기

빈 시간에

댓글 0 | 조회 348 | 2024.02.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슈베르트의 세레… 더보기

리커넥트 2024 정신건강 프로젝트 소개

댓글 0 | 조회 366 | 2024.02.14
리커넥트 사회단체란?Reconnect… 더보기

자신을 위한 용서

댓글 0 | 조회 257 | 2024.02.14
요즘 SNS를 통해 보여지는 개개인이… 더보기

헛 수고? 첫 수고!

댓글 0 | 조회 198 | 2024.02.14
자.. 이제 마지막... 이거 하나만… 더보기

허벅지가 날씬하고 유연해지는 스트레칭

댓글 0 | 조회 295 | 2024.02.14
오래 앉아 있는 직업을 가졌거나 골반… 더보기

핵심만 파고드는 파트너쉽 영주권 가이드

댓글 0 | 조회 1,100 | 2024.02.13
애초에 영주권을 목적으로 교제를 한 … 더보기

사건의 지평선 그 너머

댓글 0 | 조회 351 | 2024.02.13
충주 석종사 참선 템플스테이‘5분만 … 더보기

사랑은 싸우는 것

댓글 0 | 조회 417 | 2024.02.13
시인 안 도현내가 이 밤에 강물처럼 … 더보기

씨줄과 날줄

댓글 0 | 조회 435 | 2024.02.13
한국에 있을 때 읽었던 한 인용문을 … 더보기

단전호흡의 요령

댓글 0 | 조회 428 | 2024.02.13
단전호흡 할 때의 요령은 `단전 외의… 더보기

평양문화어와 한류

댓글 0 | 조회 325 | 2024.02.13
북에서 한때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 더보기

골절(骨折, Bone Fracture)

댓글 0 | 조회 349 | 2024.02.10
필자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현재까지 두… 더보기

비자카드 말고, 비자 그게 궁금하다

댓글 0 | 조회 591 | 2024.01.31
대한민국 영토가 아닌 타국가에 체류하… 더보기

관료주의의 무능, 권력자의 광기, 그리고 인간의 존엄 - <서울의 봄>이 상기시키…

댓글 0 | 조회 332 | 2024.01.31
공허한 권력의 실체이 영화 후반부에서… 더보기

청룡의 기상으로 카이로스를 잡자

댓글 0 | 조회 280 | 2024.01.31
2024년 1월은 정신없이 지나갔다.… 더보기

월경불순

댓글 0 | 조회 438 | 2024.01.31
여성에게 순조로운 월경은 건강의 척도… 더보기

재시행된 Trial Period이 고용주에게 미치는 영향

댓글 0 | 조회 716 | 2024.01.31
2023년 새 정부가 시작되면서 신규… 더보기

지혜의 숲에서 꿈꾸는 바다

댓글 0 | 조회 216 | 2024.01.31
유학생 두 사람이 찾은 오대산 숲과 … 더보기

한강철교를 지나며

댓글 0 | 조회 292 | 2024.01.30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저녁 무렵전철 … 더보기

지워지지않는 이름, 그녀 ‘레베카’

댓글 0 | 조회 944 | 2024.01.30
내게 북유럽 패키지 여행은 아무래도 … 더보기

시작

댓글 0 | 조회 307 | 2024.01.30
모터웨이를 달리던 중 이었습니다. 빠… 더보기

매일 이 두동작을 했을 때 찾아오는 놀라운 변화

댓글 0 | 조회 658 | 2024.01.30
운동 시간이 길거나 강도가 세다고 해… 더보기

학생의 육아출산 수당 수급

댓글 0 | 조회 1,020 | 2024.01.30
뉴질랜드에서 육아출산 수당 수급 자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