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인종차별, 그 불편한 진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뉴질랜드 인종차별, 그 불편한 진실

0 개 3,702 김임수

“뉴질랜드는 염 병할 인종차별 국가입니다. (New Zealand is racist as f***)”. 영화 토르(Thor)를 연출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뉴질랜드출신 영화감독 Taika Waititi가 몇해전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마오리출신인 그가 어린 시절 받은 상처를 짐작케 한다. 많은 뉴질랜드 사람들이 조국의 이름에 먹칠을 했다고 비난했지만, 한편에서는 뉴질랜드의 인종차별주의 (racism)에 대해서 진지하게 반성하자는 자성의 소리도 나왔다.   

 

이민자로 살아가시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뉴질랜드는 인종차별 국가인가? 뉴질랜드 사람들은 인종차별주의자인가? 

 

뉴질랜드 국민은 물론 전 세계를 경악하게 했던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테러가 발생한지도 한달이 지났다. 전 세계에서 가장 평화롭고 아름다운 나라라고 자부하던 이 땅에서 50명의 무고한 인명을 앗아간 반인륜적 테러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아직까지도 믿기지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국가적 비극에 사회 구성원 모두가 성숙한 자세로 화합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여전히 뉴질랜드에 희망이 있음을 본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다양성을 존중하는 뉴질랜드의 사회적 전통이 더욱 공고해 지기를 응원하고 싶다. 

 

인종차별과 관련한 뉴질랜드의 역사를 간략하게 살펴보자. 

 

19세기 중반 이 땅의 주인 마오리 (Tangata Whenua)와 영국식민주의자 백인 (Pakeha)이 서명한 와이탕기 조약이 뉴질랜드 건국의 기초가 되었다. 역사상 유례가 없는 영국식민주의자들과 토착원주민과의 협정이라는 자랑스런 역사에도 불구하고 영국인들이 이 땅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마오리들이 희생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마오리뿐이랴. 1944년까지 뉴질랜드정부는 중국인들에게 인두세를 부과했다. 광부로서 영국인들과 비슷한 시기에 정착했던 그들이지만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오랜 세월 세금에 차별을 받았던 것이었다. 2002년 뉴질랜드 정부는 중국 커뮤니티에 과거의 인종차별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죄를 했다. 

 

뉴질랜드에서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시민의식이 크게 분출된 계기는 198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럭비국가대표팀이 뉴질랜드 도시를 순회하며 올블랙과 펼치는 경기 시리즈를 통해서였다. 당시 남아공 백인정부의 흑인차별정책 아파르타이트 (Apartheid)에 항의하는 뉴질랜드 시위대의 극렬한 시위로 해밀턴 경기는 취소되기에 이르렀다. 과격한 시위대는 오클랜드의 마지막 경기에서 경비행기를 띄워 경기를 방해하고 경기장 그라운드에 폭탄까지 설치하는 등 극단적인 행동까지 서슴치 않았다. 

 

당시 뉴질랜드 여론을 극명하게 갈라놓았던 이 사건을 거치면서 마오리 민족주의자, 페미니스트, 성소수자 등 차별받는 그룹들이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뉴질랜드는 이러한 역사적 사건의 교훈을 통해 90년대에 이르러서 Human Rights Acts 1993를 제정하고 모든 형태의 차별적 발언과 행위들을 법적으로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2019년 현재 뉴질랜드에서 인종차별은 영원히 사라졌을까? 불행하게도 크라이스트처치 테러사건을 통해서 뉴질랜드내 인종차별주의의 악령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인종차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우선은 인종차별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이 인종차별을 받았다고 느꼈을 때 반드시 이를 항의하고 정식 경로를 통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충분한 조처가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판단되면 국가기관인 인권위원회(Human Rights commission)에 정식으로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도 통역을 통해서 얼마든지 자신의 주장을 전달할 수 있다. 

 

e723c2f5cd5472fdef8235a8584fa70d_1556056748_6011.jpg
 

인종차별을 받았음에도 이를 애써 무시하고 회피한다면 우리는 스스로 자존감을 포기하는 사람이 된다. 차별을 받아도 마땅한 하잘것 없는 존재가 되는 것이다. 

 

인종차별은 개인의 차원을 넘는 문제이며, 우리의 미래의 문제이다. 그러므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양심있는 사람들과 연대해서 단합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색과 인종 종교가 다르다고 해서 차별을 받는 암울한 세상을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는 없지 않은가. 

 

독자여러분께 당부하는 말씀으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여러분은 인종과 문화, 종교 등이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무시하고 배척하고 있지는 않은가. 인종차별문제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언제든지 가해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늘 자신을 되돌아 보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김 임수  심리상담사 / T. 09 951 3789 / imsoo.kim@asianfamilyservices.nz       

2021년 새해 정신건강을 위한 한 걸음

댓글 0 | 조회 1,768 | 2021.02.09
새해를 맞이하면서 늘 그렇듯이 건강을… 더보기

자기 연민에 빠지는 부모

댓글 0 | 조회 2,666 | 2020.12.23
과거나 지금이나 부모노릇이 힘든 건 … 더보기

십대 청소년들의 깊은 슬픔 그리고 극단적 선택

댓글 0 | 조회 1,936 | 2020.12.08
죽음에 대해 말하지 않는 문화를 가진… 더보기

소리 지르는 부모, 소리 지르는 자녀

댓글 0 | 조회 2,449 | 2020.11.24
과거에도 짜증내고 소리지르는 자녀들이… 더보기

중독과 치료

댓글 0 | 조회 1,641 | 2020.11.11
알코올, 마약, 도박, 인터넷 등 4… 더보기

정신 건강과 아시안 헬프라인

댓글 0 | 조회 1,536 | 2020.10.29
여러가지 정신 건강과 동양인들의 대응… 더보기

부정적인 감정을 생각으로 바꾼다?

댓글 0 | 조회 1,319 | 2020.09.23
우울감, 슬픔, 화, 실망감, 좌절감… 더보기

분노의 대물림-가정 폭력의 가해자

댓글 0 | 조회 1,812 | 2020.09.09
2007년 Journal of Fam… 더보기

다른 인종에 비해 9.5배 높은 동양인들의 문제 도박

댓글 0 | 조회 2,550 | 2020.08.25
도박의 해를 알리는 주간은 일년에 한… 더보기

투표와 이민자로써의 혜택

댓글 0 | 조회 1,797 | 2020.08.11
처음 뉴질랜드에 정착하고 나면 선거에… 더보기

가정 폭력 시리즈-피해자가 대처하는 방법

댓글 0 | 조회 1,446 | 2020.07.29
지난 번 칼럼에서는 피해자가 스스로가… 더보기

뉴질랜드 거주 동양인들의 66%가 도박자

댓글 0 | 조회 3,910 | 2020.07.15
아시안 패밀리 서비스는 보건 복지부의… 더보기

가정 폭력 시리즈 - 분노의 피해자 1

댓글 0 | 조회 1,382 | 2020.06.24
많은 분들이 뉴스를 보며 알 듯이 코… 더보기

우울감과 수면의 상관관계

댓글 0 | 조회 1,946 | 2020.06.10
지난 칼럼에서는 공황장애에 대한 증상… 더보기

공황장애

댓글 0 | 조회 2,044 | 2020.05.27
첫번 째 - 공황장애전쟁이나 국가 재… 더보기

코로나바이러스 불안과 공포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댓글 0 | 조회 2,563 | 2020.03.24
코로나바이러스로 전 세계 인류가 죽음… 더보기

'Tall Poppy Syndrome’ 과 ‘튀지말고 중간만 가라’

댓글 0 | 조회 1,153 | 2020.02.26
2019년 올해의 뉴질랜드 체육인 (… 더보기

2020년 행복을 위한 10가지 행동지침들

댓글 0 | 조회 1,776 | 2020.01.29
올해만큼 연말 연초를 심란하게 보냈던… 더보기

싸가지없는 젊은이들 vs 경우없는 어른들

댓글 0 | 조회 2,085 | 2019.11.27
제목부터 속어를 사용해서 송구하다. … 더보기

자살문제, 이제는 함께 나서야 합니다

댓글 0 | 조회 1,511 | 2019.10.22
지난 10일 오클랜드대학교에서는 ‘한… 더보기

조장관의 딸, 나대표의 아들

댓글 0 | 조회 1,446 | 2019.09.24
한국 정치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분들… 더보기

바야흐로 유투브 (YouTube) 전성시대이다

댓글 0 | 조회 1,545 | 2019.08.27
이민생활을 하는 이곳 뉴질랜드에서의 … 더보기

이민자 시선으로 본 영화 ‘기생충’, 냄새와 선을 넘는 것

댓글 0 | 조회 2,185 | 2019.06.25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보았… 더보기

장애가정, 싱글맘가정, 빈곤가정을 생각합니다

댓글 0 | 조회 1,642 | 2019.05.29
5월 가정의 달, 독자여러분 가족들과… 더보기
Now

현재 뉴질랜드 인종차별, 그 불편한 진실

댓글 0 | 조회 3,703 | 2019.04.24
“뉴질랜드는 염 병할 인종차별 국가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