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情 2

0 개 1,024 수선재

학창시절에 절친한 친구 녀석이 “인생은 고해의 바다” 라는 말을 종종 했습니다. 그때는 뭐가 그렇게 재미있었는지 작은 일들로 배꼽을 잡고, 연신 깔깔거렸는데 다복한 가정에서 반에서 늘 유쾌하고 유머가 넘치는 녀석이 그런 말을 하면 친구들은 웬 쌩뚱맞은 소리쯤으로 들었지요.

 

한참 후에 그 친구는 생일날 방에서 목을 매 자살을 했습니다. 산에다 뿌려주었어요. 너무 놀라 당시에는 눈물도 콧물도 안 나더군요. 

 

누구에게나 감당할 수 있는 크기로 그것들이 다가오는 것일까요? 흘려 들었던 그 말이 가끔 살면서 힘든 일 없이 살아온 나에게도 또 이렇게 가끔 이 녀석들이 뛰노는 것을 바라보며 세상 다 산 노인네처럼 떠오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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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해의 바다’

 

아빠가 100년 전부터 하느님과 살게 됐다는 천진난만이 학기초 늘 주머니에 한 손을 집어넣어 아이들 앞에서 손을 빼라고 강요 했더니 슬며시 뺀 손에 다섯 손가락이 없어 충격과 함께 너무나 미안했던 일...... 

 

종종 냄새 나는 화장실 안에서 문을 걸어 잠그며 몇 시간이고 숨어 있던 아이 가출을 밥 먹듯이 했던 녀석을 찾아 온 동네를 뒤지고 다녔던 기억 

새엄마가 변을 못 가린다며 불로 항문을 지져 병원에 입원했던 아이......  

가난으로 영양이 부족해서 시력이 손상되었던 아이......  

아빠가 프라이팬으로 손을 지져 격리시켜 두기 위해 전학을 갔던 녀석...... 

미혼모였던 엄마의 술국을 끓여준다고 가끔 학교에 늦던 아이...... 

갓 태어난 동생을 봐줄 사람이 없어 결석을 밥 먹듯이 했던 아이 놀림 당하던 혼혈인 외국인 근로자의 아이...... 

(겉으론 다정했지만) 데리고 있었던 것이 번거롭게만 느껴졌던 정신지체아 아이...... 

또 이들의 엄마, 아빠 할머니......

 

물론 평범하고, 행복한 가정에서 자랐던 아이들도 많았지만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볼 기회를 가졌답니다. 그 속에서 아이들뿐만이 아니라 누구를 안다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한 일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습니다.

 

배경을 알기 전에는, 그 환경 속에서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또 친해지기 전에는, 독심술을 터득하기 전에는 알 수가 없겠더군요. 또 안다고 해서 어쩌겠는가? 바꿀 수 있을까? 나는 옳다고 할 수 있을까?

 

갑자기 짜증이 많아졌거나, 다툼이 많아진 아이를 한참 구박하다 조용히 불러다 놓으면 한참 뒤에 사실은...... 헤어진 엄마가 보고 싶었다고 엉엉 울어버리는 아이를...... 형에게 비교당하는 것을 원망해 삐뚤어진 행동을 한다는 것도...... 가끔 (처녀시절엔) 저를 좋아해서, 반의 누군가를 짝사랑해 그러는 것도......^^* 자신이 왜 그런지 모르겠다는 사춘기 속의 아이들

 

사실은...... 오랜 시간 동안 나는 ‘귀찮다, 힘들다’ 때론 ‘전혀 알고 싶지 않다’ 였습니다. ‘왜 내게 이런 아이들이 주어졌을까?’ 라는 푸념을 많이 늘어놓았답니다.

 

오랜 시간 동안 저에게 이 알 수 없는 삶은 ‘두려움’ 이었습니다.

 

늘 운명이 나를 어찌할까 두렵고, 온통 ‘좁은 나’ 에게만 집중이 되어 있었거든요. 작은 녀석들이지만 사람 앞에 서는 게 두렵고,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이 두렵고 영영 사랑을 하지 못할까 두렵고, 배신당할까 두렵고,

 

어느 날 갑자기 불구가 될까 두렵고, 남들만큼 못살까 두렵고......

심지어는 귀신은 있을까? 

 

불을 켜두며 늘 잠을 청하기가 두려웠어요.

죽어 한줌의 재가 되는 것이,

그 다음 어떻게 되는 건지 알 수 없어 두려웠고요.

겉으론 다정하고 여유로운 미소로 실실 웃고 있었지만......

내가 너무 못나 밉고, 자신이 없었답니다.

 

특별할 것 없는 나조차 감당하기 버거운 그릇을 가진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런 내가 누구에게 진심으로 관심이란 것을 가질 수 있었겠어요?  

 

20대 후반에 우연히(아니 귀한 인연으로) 진정 나를 만나는 길에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어딘가에서 오는 반짝이는 기운을 느끼고, 말씀을 들으며, 깊은 호흡을 통해 언젠가부터 처음으로 내 자신을 떠올려 보기 시작했습니다. 아주 어린 시절부터 별의별 것들이 떠오르면서...... 처음으로 제게 정말 미안하다, 미안하다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 내가 귀한 존재라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 수많은 만남, 특히 교직을 통해 만났던 이들의 ‘눈망울’이 떠올랐어요.. 부모님의 존재를 빌어 나를 이 세상 밖으로 보내주신 그분의 뜻을 한참 동안 저버렸던 것 같아 엉엉 눈물이 났습니다. 이렇게 귀한 생을 주신 것은 그분이 주신 그 사랑을 나누며 살라는 뜻이 있었을 텐데요......

 

최근에는 누군가를 진정 알고 이해하기 위해서 가장 빠른 길은 바로 ‘사랑’ 이라는 것도 조금씩 깨치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자식을 하나하나 이해하며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듯이 진심으로 사랑을 할 수 있다면 온전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텐데요. 그 사랑은 나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는 것도요.

 

한두 사람을 붙들고 있는 그런 사랑이 아니라 나눌수록 내 안에서 넘쳐나는 그 대상이 없는 사랑의 희열을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그 웬수같은 녀석들에게서 까지 자주 느끼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죠)......

 

또한 죽음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생의 시작이라는 것을 이 짧은 생애 동안 우리는 ‘경험’을 하기 위해 태어났다는 것을, 나뿐 아니라 만물은, 지구는, 이 우주는 모두 그분의 뜻에 의해 저마다 ‘진화’를 위해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아직 쉬운 일은 아니지만 나를 사랑하고, 인정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고 있는 중이랍니다.

 

그리고 나를 만나러 가는 길목에 서 있습니다. 나에게로의 끝없는 길 중에 초입의 어떤 지점에 있겠지요. 그런데 같은 이 길에서 사라진 것이 있답니다.

 

그것은 ‘두려움’이에요. 왜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어서 어디로 가는가를 몰라 표류했던 두려움 말이죠.

 

그리고 대신 그것에 대한 ‘앎’이 생겼어요. 앎이 생기니 제 삶의 ‘목적’도 분명해졌습니다.

 

받은 그 情을 누군가에게 나누어주기 위해 오늘도 진정한 나 자신을 만날 채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 길을 동행할 많은 이들을 만나며, 함께 이렇게 가르치고 배우며...... 그 만남은 앞으로도 계속 되겠지요.

 

이 세상의 모든 일들을 크고, 작은, 기쁘고도, 슬픈 ‘기쁨’ 들로 맞이하면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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