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선택

0 개 1,295 강명화

생각해보면 10년을 넘는 시간을 뉴질랜드에서 살면서 영어보다 더 어려웠던 건 아마도 선택이었을 것이다.

 

살다보면 생각보다 선택해야 하는 순간은 많다. 선택을 어려워하게 될수록 선택은 더 늘어나는 듯한 착각도 든다.

 

aa0e2b6a417865c3f5b697d41b1b2450_1554785824_321.jpg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살던 어린 시절은 그다지 선택해야 할 것들이 많지 않았다. 어쩌면 내가 선택하지 않고 그냥 남들처럼 따랐기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지만..

 

나의 인생 선택들이란, 어려서 엄마 손잡고 유치원을 갔고, 엄마의 선택을 따라 무섭고 싫었지만 유치원을 다녔다. 그리고는 사회가 선택해서 일러준대로 학교에 다녀야 된다길래 학교를 갔다. 그렇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12년동안 다녔다. 그 중에도 작은 선택들이 있었을테지만, 인생은 그냥 남들 사는대로 사는 건지 알았다. 모든 선택은 사회가 정해준 대로, 혹은 부모님이 정해준대로 였다.

 

수능 또한 다들 원서쓰고 시험을 치기에 나도 치뤘고, 줄 세워진 대학들 중에 내가 갈 수 있는 최선을 골라 줄을 서고, 받아주는 곳에 들어가 또 시간표 따라 살았던 것 같다. 선택하기 보다 선택되어지는 선택을 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20살까지 아니 직장을 가지고 직장에서 원하는 인재가 되기까지, 그러니까 20대 후반까지 인생에서 정말 나의 선택은 딱히 없었다. 남들 하는 공부, 남들 가는 학교, 남들 치는 시험을 치고 그 행보를 따라 내 최선만 다하면 되었다.

 

그러다 뉴질랜드에 온 나는 처음부터 선택의 잔인함 앞에 놓여졌다. 영어 공부를 더 하기 위해 어학원을 가야할지, 경험을 쌓기 위해 여행을 가야할지부터 뉴질랜드에 살고 싶은지 아니면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지까지 어떻게 보면 인생을 좌우하는 선택들에 나는 끝없이 던져졌다.

 

어떻게 보면 나이와 무관하게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어느 순간 들어섰기 때문이겠지만, 주변에 같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는 사실이 또는 혼자 모르는 길을 가고 있다는 사실이 순간순간 심장 떨리게 두려워서 어떤 것도 선택하지 못한체 오랫동안 시간만 보낸 적도 참 많았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나의 이 심정을 이해받지 못하는 것이 조금은 서운하고 지쳤고, 두려웠다.

 

살다보면 어떨 때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들이 부럽다가도, 내가 정작 그 길을 가게 되면 사실은 그게 얼마나 외롭고 험난한지 당사자만 알게 된다.

 

물론, 나만 그랬다는 말이 아니다. 나만 그런거 같은 기분으로 가득차게 된다는 말이다. 나 또한 혼자 그런 기분으로 가득차 두려웠다. 자기 연민에 빠지기도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는 순간들..

 

그렇게 10년을 버티다 보면, 어려운 일이 반복되기도 하고, 두려웠던 일이 익숙해지기도 하며, 어느 순간 두려운 순간들이 더 이상은 문제가 되지 않는 일이 되기도 한다.

 

긴 시간을 참고 견딘자만이 알 수 있는 유연함이 생기는 순간이 온다면, 그 순간에야 내가 그 긴 터널을 지나왔음을 문득 깨닫게 될 때가 있다.

 

물론, 그게 수 많은 터널 중에 하나일지라도 혹은 여전히 또 다른 터널을 지나는 중일지라도 버텨낸 경험은 앞으로의 두번째, 세번째 터널까지도 버틸수 있게 해주는 용기를 주는 듯 하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얘기한다. 큰 성공 하나보다 작은 성공을 자주 경험하는 것이 우리에겐 더 큰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매일 매일을 살아내고 있는 우리에게, 외국살이를 성공적으로 버텨내고 있는 우리에겐 매일매일이 인생을 좌우하는 선택들이고, 남들은 걷지 않은 길을 가는 힘든 길이지만, 우리의 작은 성공들은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선택과 선택의 성공은 조금씩 조금씩 커져가고 있다고 믿으면서, 오늘도 작은 성공을 하나 이루며 내일 또 하나의 성공을 위해 이제는 조금 쉬어야지.

 

유년의 부활절

댓글 0 | 조회 101 | 2024.04.09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부활절 아침에어… 더보기

잇몸의 날

댓글 0 | 조회 303 | 2024.04.06
‘잇몸병’은 우리나라 국민 3명 중 … 더보기

독감 및 최근 COVID-19 개량 백신 접종

댓글 0 | 조회 1,020 | 2024.04.05
4월 1일부터 독감 접종 시작합니다여… 더보기

2024학년도 한국대학 입시 분석 결과 리뷰

댓글 0 | 조회 650 | 2024.03.28
2024학번 수험생들은 2020년부터… 더보기

액티브 인베스터 플러스 비자

댓글 0 | 조회 597 | 2024.03.27
뉴질랜드의 투자 기회를 높이는 액티브… 더보기

매일 아침 10분 모닝 요가

댓글 0 | 조회 358 | 2024.03.27
아침마다 침대에서 나오기 힘드신 분들… 더보기

장 건강의 중요성

댓글 0 | 조회 531 | 2024.03.27
저는 한의사도 아니고 기능의학자도 아… 더보기

가을논에서

댓글 0 | 조회 251 | 2024.03.27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한적한 양구 벼… 더보기

참으로 좋은 삶, 늦복에 있네

댓글 0 | 조회 335 | 2024.03.26
처음 영정사진을 찍었을 때가 육십대 … 더보기

우화루에 꽃비 내리는 날

댓글 0 | 조회 119 | 2024.03.26
완주 화암사와 파주 보광사의 목어“이… 더보기

왕초보를 위한 워크비자 입문서

댓글 0 | 조회 654 | 2024.03.26
뉴질랜드에서 합법적인 노동을 하기 위… 더보기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쓴다

댓글 0 | 조회 199 | 2024.03.26
시인 이 해인먼 하늘노을지는 그 위에… 더보기

호흡이 안 되는 이유

댓글 0 | 조회 413 | 2024.03.26
호흡이 안 되는 것은 대개 불안해서입… 더보기

직원의 번아웃

댓글 0 | 조회 847 | 2024.03.26
번아웃이란 과도한 업무량, 충분하지 … 더보기

체질이 궁금하세요?

댓글 0 | 조회 318 | 2024.03.26
서양의학의 발전에 가려서 제자리를 찾… 더보기

뉴욕의 말똥 걱정, 그리고 파괴적 혁신기술

댓글 0 | 조회 291 | 2024.03.26
아내가 암으로 수술을 받고 회복중일 … 더보기

품위 있는 죽음(Well-dying)

댓글 0 | 조회 978 | 2024.03.22
지난주 아내와 함께 상암동 월드컵경기…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정신건강 프로젝트

댓글 0 | 조회 359 | 2024.03.13
리커넥트는 다가오는 4월을 시작으로,… 더보기

건양하면 다경하다고?

댓글 0 | 조회 255 | 2024.03.13
1년을 24개로 나누어 절기(節氣)를… 더보기

‘내 잘못’보다 ‘세상의 악’ 더 성찰해야 하는 사순절

댓글 0 | 조회 421 | 2024.03.13
지난 2월 14일 수요일은 안중근 의… 더보기

한 사람을 사랑했네

댓글 0 | 조회 514 | 2024.03.13
시인 이 정하삶의 길을 걸어가면서 나… 더보기

우선순위가 있는 삶

댓글 0 | 조회 425 | 2024.03.13
나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 더보기

호미로 일군 미각 혁명, 망경산사

댓글 0 | 조회 259 | 2024.03.13
사찰음식 초짜의 사찰 탐방기무던히 잘… 더보기

욕실 리모델링,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나요?

댓글 0 | 조회 596 | 2024.03.13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 더보기

입만 벌려도 턱이 너무 아파요 ㅠ ㅠ

댓글 0 | 조회 431 | 2024.03.13
말을 하거나 음식을 씹는 행위를 제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