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선택

0 개 1,304 강명화

생각해보면 10년을 넘는 시간을 뉴질랜드에서 살면서 영어보다 더 어려웠던 건 아마도 선택이었을 것이다.

 

살다보면 생각보다 선택해야 하는 순간은 많다. 선택을 어려워하게 될수록 선택은 더 늘어나는 듯한 착각도 든다.

 

aa0e2b6a417865c3f5b697d41b1b2450_1554785824_321.jpg
 

생각해보면 한국에서 살던 어린 시절은 그다지 선택해야 할 것들이 많지 않았다. 어쩌면 내가 선택하지 않고 그냥 남들처럼 따랐기 때문일지도 모를 일이지만..

 

나의 인생 선택들이란, 어려서 엄마 손잡고 유치원을 갔고, 엄마의 선택을 따라 무섭고 싫었지만 유치원을 다녔다. 그리고는 사회가 선택해서 일러준대로 학교에 다녀야 된다길래 학교를 갔다. 그렇게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를 12년동안 다녔다. 그 중에도 작은 선택들이 있었을테지만, 인생은 그냥 남들 사는대로 사는 건지 알았다. 모든 선택은 사회가 정해준 대로, 혹은 부모님이 정해준대로 였다.

 

수능 또한 다들 원서쓰고 시험을 치기에 나도 치뤘고, 줄 세워진 대학들 중에 내가 갈 수 있는 최선을 골라 줄을 서고, 받아주는 곳에 들어가 또 시간표 따라 살았던 것 같다. 선택하기 보다 선택되어지는 선택을 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20살까지 아니 직장을 가지고 직장에서 원하는 인재가 되기까지, 그러니까 20대 후반까지 인생에서 정말 나의 선택은 딱히 없었다. 남들 하는 공부, 남들 가는 학교, 남들 치는 시험을 치고 그 행보를 따라 내 최선만 다하면 되었다.

 

그러다 뉴질랜드에 온 나는 처음부터 선택의 잔인함 앞에 놓여졌다. 영어 공부를 더 하기 위해 어학원을 가야할지, 경험을 쌓기 위해 여행을 가야할지부터 뉴질랜드에 살고 싶은지 아니면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지까지 어떻게 보면 인생을 좌우하는 선택들에 나는 끝없이 던져졌다.

 

어떻게 보면 나이와 무관하게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어느 순간 들어섰기 때문이겠지만, 주변에 같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는 사실이 또는 혼자 모르는 길을 가고 있다는 사실이 순간순간 심장 떨리게 두려워서 어떤 것도 선택하지 못한체 오랫동안 시간만 보낸 적도 참 많았다. 그리고 아무에게도 나의 이 심정을 이해받지 못하는 것이 조금은 서운하고 지쳤고, 두려웠다.

 

살다보면 어떨 때는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들이 부럽다가도, 내가 정작 그 길을 가게 되면 사실은 그게 얼마나 외롭고 험난한지 당사자만 알게 된다.

 

물론, 나만 그랬다는 말이 아니다. 나만 그런거 같은 기분으로 가득차게 된다는 말이다. 나 또한 혼자 그런 기분으로 가득차 두려웠다. 자기 연민에 빠지기도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는 순간들..

 

그렇게 10년을 버티다 보면, 어려운 일이 반복되기도 하고, 두려웠던 일이 익숙해지기도 하며, 어느 순간 두려운 순간들이 더 이상은 문제가 되지 않는 일이 되기도 한다.

 

긴 시간을 참고 견딘자만이 알 수 있는 유연함이 생기는 순간이 온다면, 그 순간에야 내가 그 긴 터널을 지나왔음을 문득 깨닫게 될 때가 있다.

 

물론, 그게 수 많은 터널 중에 하나일지라도 혹은 여전히 또 다른 터널을 지나는 중일지라도 버텨낸 경험은 앞으로의 두번째, 세번째 터널까지도 버틸수 있게 해주는 용기를 주는 듯 하다.

 

그래서 심리학자들은 얘기한다. 큰 성공 하나보다 작은 성공을 자주 경험하는 것이 우리에겐 더 큰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매일 매일을 살아내고 있는 우리에게, 외국살이를 성공적으로 버텨내고 있는 우리에겐 매일매일이 인생을 좌우하는 선택들이고, 남들은 걷지 않은 길을 가는 힘든 길이지만, 우리의 작은 성공들은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다. 그래서 우리의 선택과 선택의 성공은 조금씩 조금씩 커져가고 있다고 믿으면서, 오늘도 작은 성공을 하나 이루며 내일 또 하나의 성공을 위해 이제는 조금 쉬어야지.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816 | 2024.04.24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286 | 2024.04.2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488 | 2024.04.24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490 | 2024.04.24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592 | 2024.04.24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418 | 2024.04.24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87 | 2024.04.24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220 | 2024.04.23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27 | 2024.04.23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29 | 2024.04.23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153 | 2024.04.23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33 | 2024.04.23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109 | 2024.04.23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499 | 2024.04.20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73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83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45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633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206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76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71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42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32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14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 더보기

장내 미생물총과 유전

댓글 0 | 조회 191 | 2024.04.09
장내 미생물, 사람의 체내 세포수보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