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의 무게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먼지의 무게

0 개 1,028 오클랜드 문학회

시인: 이 산하

 

복사꽃 지는 어느 봄날

강가에서 모닥불을 피워 밥을 지었다.

쌀이 익어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저녁노을 아래 밥이 뜸 들어갈 무렵

강 건너 논으로 물이 천천히 들어가고 있었다.

 

문득 네팔의 한 화장터가 떠올랐다.

‘퍽!’

‘퍽!’

여기저기 불길 속으로 머리들이 터졌다.

사방으로 흩어진 뇌수를 개들이 핥아 먹었고

아이들은 붉은 잿더미를 파헤쳐 금붙이를 찾았다.

인간이 재로 바뀌는 건 두 시간이면 충분하지만

가난한 집의 시신들은 장작 살 돈이 부족해

절반만 태운 채 강물에 버려지기도 했다.

그들은 언제나 머리를 가장 먼저 불태운 다음

마지막으로 두 발을 태웠다.

나는 한동안 생각을 지탱한 머리와

세상을 지탱한 발을 비교하며

삶의 무게를 저울질하다 재처럼 풀썩이고 말았다.

인간이 어떤 것의 마지막에 이른다는 것

그 지점에 도달해서야 비로소

먼지의 무게를 재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는 것

 

밥이 뜸 들어가는 저녁마다 난 여전히

시를 짓듯 죄를 지었고

죄를 짓듯 시를 지었다.

오늘따라 논물이 강물보다 더욱 깊어가는 것도

단지 먼 길을 돌아온 세월 탓만은 아니리라.

 

  

325da1e56685662bb9710f49ad67b298_1553659837_1742.jpg
♣ 이 산하 : 시집으로 <<천둥 같은 그리움으로>, <<불심검문시대>>, <<한라산>>. 소설 <<양철북>>, 산사기행집<<적멸보궁 가는 길>>, <<피었으므로 진다>> 등이 있다. 

 

■ 오클랜드문학회

오클랜드문학회는 시, 소설, 수필 등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동호인 모임으로 회원간의 글쓰기 나눔과 격려를 통해 문학적 역량을 높이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문의: 021 1880 850 aucklandliterary2012@gmail.com  

돈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세금 계획

댓글 0 | 조회 871 | 2024.02.14
세금 계획은 비즈니스 재정을 전략적으… 더보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댓글 0 | 조회 529 | 2024.02.14
아침에 요란한 노크소리가 났다. 대충… 더보기

빈 시간에

댓글 0 | 조회 348 | 2024.02.1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슈베르트의 세레… 더보기

리커넥트 2024 정신건강 프로젝트 소개

댓글 0 | 조회 366 | 2024.02.14
리커넥트 사회단체란?Reconnect… 더보기

자신을 위한 용서

댓글 0 | 조회 257 | 2024.02.14
요즘 SNS를 통해 보여지는 개개인이… 더보기

헛 수고? 첫 수고!

댓글 0 | 조회 198 | 2024.02.14
자.. 이제 마지막... 이거 하나만… 더보기

허벅지가 날씬하고 유연해지는 스트레칭

댓글 0 | 조회 295 | 2024.02.14
오래 앉아 있는 직업을 가졌거나 골반… 더보기

핵심만 파고드는 파트너쉽 영주권 가이드

댓글 0 | 조회 1,100 | 2024.02.13
애초에 영주권을 목적으로 교제를 한 … 더보기

사건의 지평선 그 너머

댓글 0 | 조회 351 | 2024.02.13
충주 석종사 참선 템플스테이‘5분만 … 더보기

사랑은 싸우는 것

댓글 0 | 조회 417 | 2024.02.13
시인 안 도현내가 이 밤에 강물처럼 … 더보기

씨줄과 날줄

댓글 0 | 조회 435 | 2024.02.13
한국에 있을 때 읽었던 한 인용문을 … 더보기

단전호흡의 요령

댓글 0 | 조회 428 | 2024.02.13
단전호흡 할 때의 요령은 `단전 외의… 더보기

평양문화어와 한류

댓글 0 | 조회 325 | 2024.02.13
북에서 한때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 더보기

골절(骨折, Bone Fracture)

댓글 0 | 조회 349 | 2024.02.10
필자는 사회생활을 하면서 현재까지 두… 더보기

비자카드 말고, 비자 그게 궁금하다

댓글 0 | 조회 591 | 2024.01.31
대한민국 영토가 아닌 타국가에 체류하… 더보기

관료주의의 무능, 권력자의 광기, 그리고 인간의 존엄 - <서울의 봄>이 상기시키…

댓글 0 | 조회 333 | 2024.01.31
공허한 권력의 실체이 영화 후반부에서… 더보기

청룡의 기상으로 카이로스를 잡자

댓글 0 | 조회 280 | 2024.01.31
2024년 1월은 정신없이 지나갔다.… 더보기

월경불순

댓글 0 | 조회 438 | 2024.01.31
여성에게 순조로운 월경은 건강의 척도… 더보기

재시행된 Trial Period이 고용주에게 미치는 영향

댓글 0 | 조회 716 | 2024.01.31
2023년 새 정부가 시작되면서 신규… 더보기

지혜의 숲에서 꿈꾸는 바다

댓글 0 | 조회 217 | 2024.01.31
유학생 두 사람이 찾은 오대산 숲과 … 더보기

한강철교를 지나며

댓글 0 | 조회 292 | 2024.01.30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저녁 무렵전철 … 더보기

지워지지않는 이름, 그녀 ‘레베카’

댓글 0 | 조회 944 | 2024.01.30
내게 북유럽 패키지 여행은 아무래도 … 더보기

시작

댓글 0 | 조회 307 | 2024.01.30
모터웨이를 달리던 중 이었습니다. 빠… 더보기

매일 이 두동작을 했을 때 찾아오는 놀라운 변화

댓글 0 | 조회 658 | 2024.01.30
운동 시간이 길거나 강도가 세다고 해… 더보기

학생의 육아출산 수당 수급

댓글 0 | 조회 1,020 | 2024.01.30
뉴질랜드에서 육아출산 수당 수급 자격…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