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물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국물

0 개 1,221 오클랜드 문학회

신달자

 

메루치와 다시마와 무와 양파를 달인 국물로 국수를 만듭니다

바다의 쓰라린 소식과 들판의 뼈저린 대결이 서로 몸 섞으며

사랑의 혀를 간질이는 맛을 내고 있습니다

 

바다는 흐르기만 해서 다리가 없고

들판은 뿌리로 버티다가 허리를 다치기도 하지만

피가 졸고 졸고 애가 잦아지고

서로 뒤틀거나 배배 꼬여 증오의 끝을 다 삭인 뒤에야

고요의 맛에 다가옵니다

 

내 남편이란 인간도 이 국수를 좋아하다가 죽었지요

바다가 되었다가 들판이 되었다가

들판이다가 바다이다가

다 속은 넓었지만 서로 포개지 못하고

포개지 못하는 절망으로 홀로 입술이 짓물러 눈감았지요

 

상징적으로 메루치와 양파를 섞어 우려낸 국물을 먹으며 살았습니다

바다만큼 들판만큼 사랑하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몸을 우리고 마음을 끓여서 겨우 섞어진 국물을 마주 보고 마시는 

그는 내 생의 국물이고 나는 그의 국물이었습니다

 

♣ 신 달자 : 시집으로 <<봉헌문자>>, <<겨울축제>>, <<백치애인>>, 시선집 <<이제야 너를 만났다>> 등이 있고 신인여류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시와 시학상, 한국시인협회상, 현대불교문학상, 김준성문학상, 대산문학상, 공초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수상 

 

56db70fbc0112ab7483d65101ea83b8f_1550440032_7767.jpg
  

■ 오클랜드문학회

오클랜드문학회는 시, 소설, 수필 등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동호인 모임으로 회원간의 글쓰기 나눔과 격려를 통해 문학적 역량을 높이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문의: 021 1880 850 aucklandliterary2012@gmail.com ​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27 | 2024.04.23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71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 더보기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쓴다

댓글 0 | 조회 203 | 2024.03.26
시인 이 해인먼 하늘노을지는 그 위에… 더보기

한 사람을 사랑했네

댓글 0 | 조회 517 | 2024.03.13
시인 이 정하삶의 길을 걸어가면서 나… 더보기

아버지의 빛

댓글 0 | 조회 532 | 2024.02.27
시인 신 달자​1아버지를 땅에 묻었다… 더보기

사랑은 싸우는 것

댓글 0 | 조회 424 | 2024.02.13
시인 안 도현내가 이 밤에 강물처럼 … 더보기

서울복음 2

댓글 0 | 조회 461 | 2024.01.30
시인 정 호승너희는 너희에게 상처 준… 더보기

새해에는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

댓글 0 | 조회 266 | 2024.01.17
시인 정 진하기도하는 마음으로 한 해… 더보기

행복해진다는 것

댓글 0 | 조회 599 | 2023.12.21
시인 헤르만 헤세인생에 주어진 의무는… 더보기

하동

댓글 0 | 조회 429 | 2023.12.13
시인 이 시영하동쯤이면 딱 좋을 것 … 더보기

우화의 강

댓글 0 | 조회 278 | 2023.11.29
시인 마 종기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더보기

어느 날 나의 사막으로 그대가 오면

댓글 0 | 조회 332 | 2023.11.14
시인 유하어느 날 내가 사는 사막으로… 더보기

저절로 태어난 것은 이 우주에 없다

댓글 0 | 조회 446 | 2023.10.25
시인 이 승하- 아내에게또 머리카락들… 더보기

不惑의 秋夕

댓글 0 | 조회 470 | 2023.10.10
시인 천 상병침묵은 번갯불 같다며,아… 더보기

귀가

댓글 0 | 조회 341 | 2023.09.27
시인 도 종환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만나… 더보기

동두천 1

댓글 0 | 조회 519 | 2023.09.12
시인 김명인기차가 멎고 눈이 내렸다 … 더보기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댓글 0 | 조회 684 | 2023.08.23
시인 김 광규4 · 19가 나던 해 … 더보기

그래도 라는 섬이 있다

댓글 0 | 조회 578 | 2023.08.08
시인 : 김 승희가장 낮은 곳에젖은 … 더보기

알레그로

댓글 0 | 조회 432 | 2023.07.25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머암울한 하루… 더보기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댓글 0 | 조회 546 | 2023.07.11
시인: 포구르 파로흐자드나의 작은 밤… 더보기

공터의 마음

댓글 0 | 조회 529 | 2023.06.28
시인 함 민복내 살고 있는 곳에 공터… 더보기

혼자 웃는 사람

댓글 0 | 조회 668 | 2023.06.13
시인 : 정 병근아무도 그의 말을 들… 더보기

말을 찾아서

댓글 0 | 조회 566 | 2023.05.24
시인: 쉼보르스카용솟음치는 말로 표현… 더보기

우리가 어느 별에서

댓글 0 | 조회 617 | 2023.05.10
시인 정 호승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 더보기

새벽 편지

댓글 0 | 조회 509 | 2023.04.25
시인 곽 재구새벽에 깨어나반짝이는 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