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마당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어머니의 마당

0 개 1,023 오클랜드 문학회

글쓴이: 성 백군

 

마당이 넓은 집

십수년 전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그날부터 어머니 혼자 사셨다

당신 고생하시는 모습을 아들에게 보이기 싫어서

잠시 귀국하여 머무는 동안은 

농사 접겠다고 하셨는데

몇 년 후 와 보니

아들 집 떠나자마자 다시 시작하신 농일

앞마당이 텃밭으로 변했구나

아버지 등 같은 마당을

어머니는 아들 생각에 사정없이 팠을 것이다

그래도 그리움이 가시지 않으셨는지

한여름 뙤약볕이 골마다 눈물에 젖어

배추 무 고추 마늘 참깨 들깨 콩

잘도 자랐구나

 

어느새 성큼 다가선 가을 한 날

추수한 알곡을 몫 지어 나누어 놓고

시집간 딸들이야 해마다 들리니 

무슨 염려가 있으리오마는

이민 간 아들 몫은 어찌할거나

먼 하늘 바라보시는 어머니의 눈빛에

설움이 고여

낯설고 까마득한 거리가 못내 미운데

친구놈 찾아와 주책없이 하는 말

딸네만 챙기지 말고

미국 간 아들에게도 보내주셔야지요

어머니 벌컥 화를 내시며

그놈 부자나라에 가서 잘 산다는데, 

설마 먹을 것 없을까봐

그래놓고 돌아셔서 우셨단다

 

인편에 보내주신 밑반찬 잘 받았다고 전화했더니

나, 귀먹어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다

전화비 오른다. 그만 끊어

찰깍,

어머니도 참, 구십 노인 안부도 못 물어봤는데

삼십 넘은 손자 손주들은 밥상에 앉아

가물거리는 기억을 더듬으며

우리 할머니 음식 솜씨 최고라며 잘도 먹는데

나는

한 숟갈 뜨다 말고 가슴이 자꾸 저려

눈물만 먹는다

까닭 모르는 아이들 물음을 뒤로한 채

어머니의 마당은 깊어만 간다.

 

■ 오클랜드문학회

오클랜드문학회는 시, 소설, 수필 등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동호인 모임으로 회원간의 글쓰기 나눔과 격려를 통해 문학적 역량을 높이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문의: 021 1880 850 aucklandliterary2012@gmail.com ​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26 | 2024.04.23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71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 더보기

그리운 이에게 편지를 쓴다

댓글 0 | 조회 202 | 2024.03.26
시인 이 해인먼 하늘노을지는 그 위에… 더보기

한 사람을 사랑했네

댓글 0 | 조회 516 | 2024.03.13
시인 이 정하삶의 길을 걸어가면서 나… 더보기

아버지의 빛

댓글 0 | 조회 530 | 2024.02.27
시인 신 달자​1아버지를 땅에 묻었다… 더보기

사랑은 싸우는 것

댓글 0 | 조회 419 | 2024.02.13
시인 안 도현내가 이 밤에 강물처럼 … 더보기

서울복음 2

댓글 0 | 조회 460 | 2024.01.30
시인 정 호승너희는 너희에게 상처 준… 더보기

새해에는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

댓글 0 | 조회 263 | 2024.01.17
시인 정 진하기도하는 마음으로 한 해… 더보기

행복해진다는 것

댓글 0 | 조회 596 | 2023.12.21
시인 헤르만 헤세인생에 주어진 의무는… 더보기

하동

댓글 0 | 조회 427 | 2023.12.13
시인 이 시영하동쯤이면 딱 좋을 것 … 더보기

우화의 강

댓글 0 | 조회 276 | 2023.11.29
시인 마 종기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더보기

어느 날 나의 사막으로 그대가 오면

댓글 0 | 조회 331 | 2023.11.14
시인 유하어느 날 내가 사는 사막으로… 더보기

저절로 태어난 것은 이 우주에 없다

댓글 0 | 조회 443 | 2023.10.25
시인 이 승하- 아내에게또 머리카락들… 더보기

不惑의 秋夕

댓글 0 | 조회 469 | 2023.10.10
시인 천 상병침묵은 번갯불 같다며,아… 더보기

귀가

댓글 0 | 조회 340 | 2023.09.27
시인 도 종환언제부터인가 우리가 만나… 더보기

동두천 1

댓글 0 | 조회 517 | 2023.09.12
시인 김명인기차가 멎고 눈이 내렸다 … 더보기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댓글 0 | 조회 682 | 2023.08.23
시인 김 광규4 · 19가 나던 해 … 더보기

그래도 라는 섬이 있다

댓글 0 | 조회 578 | 2023.08.08
시인 : 김 승희가장 낮은 곳에젖은 … 더보기

알레그로

댓글 0 | 조회 429 | 2023.07.25
시인: 토마스 트란스트뢰머암울한 하루… 더보기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댓글 0 | 조회 544 | 2023.07.11
시인: 포구르 파로흐자드나의 작은 밤… 더보기

공터의 마음

댓글 0 | 조회 524 | 2023.06.28
시인 함 민복내 살고 있는 곳에 공터… 더보기

혼자 웃는 사람

댓글 0 | 조회 667 | 2023.06.13
시인 : 정 병근아무도 그의 말을 들… 더보기

말을 찾아서

댓글 0 | 조회 565 | 2023.05.24
시인: 쉼보르스카용솟음치는 말로 표현… 더보기

우리가 어느 별에서

댓글 0 | 조회 616 | 2023.05.10
시인 정 호승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 더보기

새벽 편지

댓글 0 | 조회 507 | 2023.04.25
시인 곽 재구새벽에 깨어나반짝이는 별…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