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쁘다 VS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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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쁘다 VS 멋있다

0 개 1,660 Jane Jo

집안 상을 당해 고향집에 갔을 때 문상오신 초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께서 물으셨다.  

 

“그래, 니 생각에 썩 괜찮은 어른이 된거 같니?”초상집에 와서 뜬금없는 질문이라 여기겠지만... 그렇다. ‘좋은 어른’은 초등학교 내내 아니 중학교 초입언저리까지 나의 장래 희망사항에 등장하는 단골메뉴였다. 

왜 그랬는지는 나도 모른다. 여느 아이들처럼 선생님, 간호사, 변호사, 항공조종사 뭐 이런게 아니라 그냥 ‘좋은 어른’이라고 적어내던 나의 엉뚱한 동심 밑바닥에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지는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냥 나의 장래희망 사항은 좋은 어른이 되는 것이었다. 어쩌면 나에게 좋은 어른은 아주 어릴적엔 뻥튀기를 구경하면 한주먹씩 나눠주던 인심좋은 아저씨였다가 집잃어 버리고 경찰서에 있을때 겁에 잔뜩 질린 내 얼굴을 말없이 계속 지켜보며 괜찮아 괜찮아 하듯 웃어주던 순경 아줌마였다가 자존심을 상할까 걱정해 내 책상에 몰래 학교앞 서점에서 샘플로 써보라며 제공받은 참고서들을 밀어넣어 놓던 선생님이었다가 그렇게 그렇게 내 심장 한쪽에 조그만 감동점들을 남겨놓던 어른들이 었는지도.  

 

그런데.... 인생을 살다보니 그게 어느 다른 꿈보다 더 성취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쉽사리 깨달을 수 있었다. 일정한 룰도 바운더리도 없이 그냥 좋은 어른이라니... 상황과 장소와 만나고 어울리는 이들에 따라 기준도 잣대도 달라지는 그 ‘좋은어른’이라는 것은 선문답 속에 오고 가는 스님들의 화두처럼 알듯 모를듯 그렇게 내 주변을 맴돌며 어느새 마흔중반을 기어가는 내 나이에 턱하니 걸쳐져 있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 나의 가장 큰 고민은 내가 이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인성을 알아보지 못하고 내멋대로 키우는건 아닌지가 제일 고민이 된다. 

 

그래서 자주 아이들이랑 대화를 하면서 배운다. 얘네들의 세상을, 물론 나도 어쩔수 없는 모성애 강한 한국 아줌마인지라 윽박지를 때도 많다. ㅎㅎ얼마전 딸아이와의 대화에서 칡뿌리처럼 다시 곱씹고 곱씹고 할때마다 끄덕끄덕 단맛이 나는 대목이 있어서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새로 산 바지와 점퍼를 입고 한껏 멋을 낸 딸아이 난생처음 굽이 있는 워커까지 신고 나오니 숙녀가 따로 없다. 너무 예뻤다. “딸 딸 우리딸, 너무 너무 예쁘네. 진짜 이쁘다”울컥 어느새 이렇게 컸나 싶어 눈물까지 날뻔 했던 주책맞은 엄마인 내가 말하니 “엄마, 난 이쁘다는 말보다 쿨하다는 말이 더 좋아”하고 답하는 딸아이. “왜? 예쁘다는 말이 더 좋 지 않아?”하고 되물으니 “예쁜건 정말 예쁜 사람들이 들을 때만 칭찬인데 난 뭐 내가 생각해도 그렇게 예쁘지는 않으니까 대신 멋있다는 말을 듣는게 더 공감이 가고 기분이 좋아”이러고 조잘댄다.  

 

얼마나 깜찍한 생각인가... 난 썩 좋은 어른으로 자랐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 녀석에게는 좀 기대를 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멋있는 사람.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외모와 상관없이 들을 수 있는 칭찬, ‘멋있다’. 외모가 멋스러울 때, 하는 일에서 카리스마 뿜뿜거리며 열심히 일할 때, 나보다 남을 더 배려하는 공공의인의 역할자를 만날 때, 모두가 피하는 것을 혼자서 끌어안을 줄 아는 사람을 볼때, 사랑하는 사람에게 표현하는 것을 챙피해 하지 않는 사람에게 등등 우리는 멋있다는 표현을 쓴다. 

 

한송이 꽃을 볼때는 예쁘다는 말을 하지만 꽃이 흐드러지게 핀 꽃밭이 으드르르하게 우거진 수풀림에 둘러싸인 어느 호숫가 풍경을 보면 멋있다는 표현이 나온다. 

 

나는 좋은 어른이 꿈이었지만 나의 아이는 멋있는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 밖보다 안을 더 잘 볼 줄 알고 외모가 아닌 스스로의 자신감에서 카리스마로 메이크업을 할줄 알며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슴벅차는 감동을 줄 수 있고 자신의 일을 사랑하기에 당당할 수 있으며 자존감을 잃지 않아서 삶의 무게 중심을 놓치지 않는 그런 ‘멋있는 어른’. 

 

그러면서 생각해봤다. 나는 예쁘다는 말보다 다른말이 더 좋다고 생각한 적이 있나?????? 

 

생각해 보니 있다. 그것두 두 개나 있다.‘어려보여’,‘ 살 빠졌어’ 

 

아.. 급 개 슬퍼진다. 나는 정녕 이런 푼수같은 말에 베시시 웃음이 나올만큼 나이를 먹어버린 코끼리 아줌마가 된건가.. ㅎㅎ 

 

제인의 자녀교육 팁 1개 - 아이 스스로의 색깔을 지켜줘라. 모든 색을 다 섞으면 검정색이 되어 버리는 논리는 물감 팔레트에만 있는게 아니다.

 

■NZICON: Jane Jo, thejanejo@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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