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찬란

0 개 950 오클랜드 문학회

                                            이 병률

 

겨우내 아무 일 없던 화분에서 잎이 나니 찬란하다

흙이 감정을 참지 못하니 찬란하다

 

감자에서 난 싹을 화분에 옮겨 심으며

손끝에서 종이 넘기는 소리를 듣는 것도

오래도록 내 뼈에 방들이 우는 소리 재우는 일도 찬란이다

 

살고자 하는 일이 찬란이었으므로

의자에 먼지 앉는 일은 더 찬란이리

찬란하지 않으면 모두 뒤쳐지고

광장에서 멀어지리

 

지난밤 남쪽의 바다를 생각하던 중에

등을 켜려다 전구가 나갔고

검푸른 어둠이 굽이쳤으나

생각만으로 겨울을 불렀으니 찬란이다

 

실로 이기고 지는 깐깐한 생명들이 뿌리까지 피곤한 것도

햇빛의 가랑이 사이로 북회귀선과 남회귀선이 만나는 것도

무시무시한 찬란이다

 

찬란이 아니면 다 그만이다

죽음 앞에서 모든 목숨은

찬란의 끝에서 걸쇠를 건져 올려 마음에 걸 것이니

 

지금껏으로도 많이 살았다 싶은 것은 찬란을 배웠기 때문

그러고도 겨우 일년을 조금 넘게 살았다는 기분이 드는 것도

다 찬란이다

 

 

♣ 이 병률 : 제천 생,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현대시학작품상 수상, 방송작가, <시힘> 동인

시집 <당신은 어딘가로 가려 한다>, <바람의 사생활>, <찬란>, <눈사람 여관>과 산문집 <끌림>,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어떤 날1>, <내 옆에 있는 사람>, <안으로 멀리 뛰기> 등이 있고 현재 문학동네 계열사 <달>출판사 대표

 

오클랜드문학회

오클랜드문학회는 시, 소설, 수필 등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동호인 모임으로 회원간의 글쓰기 나눔과 격려를 통해 문학적 역량을 높이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문의: 021 1880 850 digdak@hotmail.com

파문의 이유

댓글 0 | 조회 597 | 2023.04.12
시인 류 시화나는 보았다눈이 내려 이… 더보기

꿈꾸는 당신

댓글 0 | 조회 533 | 2023.03.28
시인 마 종기내가 채워주지 못한 것을… 더보기

구름장(葬)

댓글 0 | 조회 656 | 2023.03.14
시인 송 재학낮달이 구름 속에서 머리… 더보기

우리는 깃발이 되어 간다

댓글 0 | 조회 685 | 2023.03.01
시인 안 도현처음에 우리는 한 올의 … 더보기

수선화에게 (For the Daffodil)

댓글 0 | 조회 579 | 2023.02.15
시인 정 호승울지 마라외로우니까 사람… 더보기

그대에게 가고 싶다

댓글 0 | 조회 1,058 | 2023.02.01
시인 안 도현해 뜨는 아침에는나도 맑… 더보기

서울복음 2

댓글 0 | 조회 836 | 2023.01.18
시인 정 호승너희는 너희에게 상처 준… 더보기

제 4회 국어사랑 청소년 문학상 공모전 심사평

댓글 0 | 조회 845 | 2023.01.16
이번에 접수된 97편의 응모작은 예선… 더보기

우리가 물이 되어

댓글 0 | 조회 2,950 | 2022.12.21
시인 강 은교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 더보기

남몰래 흘리는 눈물

댓글 0 | 조회 842 | 2022.12.07
Down by the sally ga… 더보기

이제야 꽃을 든다

댓글 0 | 조회 684 | 2022.11.21
시인 이문재이름이 없어서이름을 알 수… 더보기

오래된 서적(書籍)

댓글 0 | 조회 2,317 | 2022.11.09
시인 기 형도내가 살아온것은 거의 기… 더보기

불우한 악기

댓글 0 | 조회 1,288 | 2022.10.25
시인 허 수경불광동 시외버스터미널초라… 더보기

시인과 죄수

댓글 0 | 조회 1,214 | 2022.10.12
시인 송 경동천상병시문학상을 받는 날… 더보기

수양영감

댓글 0 | 조회 1,165 | 2022.09.27
시인 고은철새 댕기 물새 가지에 앉는… 더보기

고려장

댓글 0 | 조회 1,381 | 2022.09.14
시인 최 재호10년 전 이른 겨울커다… 더보기

결혼에 대하여

댓글 0 | 조회 1,000 | 2022.08.23
시인 정 호승만남에 대하여 진정으로 … 더보기

모름지기

댓글 0 | 조회 641 | 2022.08.09
시인 이문재강한 자가 약해져서 세상이… 더보기

노란 주전자

댓글 0 | 조회 636 | 2022.07.26
시인 이 정록마음은 노란 주전자 같아… 더보기

새를 찾아

댓글 0 | 조회 741 | 2022.07.13
시인:프란츠 카프카새들은 새장이 뭔지… 더보기

춘향의 노래

댓글 0 | 조회 721 | 2022.06.29
시인 복 효근지리산은지리산으로 천년을… 더보기

영진설비 돈 갖다 주기

댓글 0 | 조회 1,967 | 2022.06.15
시인 박철막힌 하수도 뚫은 노임 4만… 더보기

새벽의 하산

댓글 0 | 조회 815 | 2022.05.25
시인 이 운룡산이 하늘을 들어올려 몸… 더보기

구름

댓글 0 | 조회 653 | 2022.05.10
시인 조 병화내가 네게 가까이 하지 … 더보기

정의

댓글 0 | 조회 680 | 2022.04.28
시인: 폴 엘뤼아르포도로 포도주를 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