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는 입을 다무네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가수는 입을 다무네

0 개 1,258 오클랜드 문학회

                             기 형도

 

걸어가면서도 나는 기억할 수 있네 

그때 나의 노래 죄다 비극이었으나 

단순한 여자들은 나를 둘러쌌네 

행복한 난투극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어리석었던 청춘을, 나는 욕하지 않으리

 

흰 김이 피어오르는 골목에 떠밀려 

그는 갑자기 가랑비와 인파속에 뒤섞인다 

그러나 그는 다른 사람들과 전혀 구별되지 않는다 

모든 세월이 떠돌이를 법으로 몰아냈으니 

너무 많은 거리가 내 마음을 운반했구나 

그는 천천히 얇고 검은 입술을 다문다 

가랑비는 조금씩 그의 머리카락을 적신다

 

한마디로 입구 없는 삶이었지만 

모든 것을 취소하고 싶었던 시절도 아득했다 

나를 괴롭힐 장면이 아직도 남아 있을까

 

모퉁이에서 그는 외투 깃을 만지작거린다 

누군가 나의 고백을 들어주었으면 좋으련만 

그가 누구든 엄청난 추억을 나는 지불하리라 

그는 걸음을 멈춘다, 어느새 다 젖었다

 

언제부턴가 내 얼굴은 까닭없이 눈을 찌푸리고 

내 마음을 고통에게서 조용히 버림받았으니 

여보게, 삶은 떠돌이들을 한군데 쓸어담지 않는다, 그는 

무슨 영화의 주제가처럼 가족도 없이 흘러온 것이다 

그의 입술을 마른 가랑잎, 모든 깨달음은 뒤늦은 것이니 

따라가보면 축축한 등뒤로 이런 웅엉거림도 들린다

 

어떠한 날씨도 이 거리를 바꾸지 못하리 

검은 외투를 입은 중년 사내 혼자 

가랑비와 인파 속을 걷고 있네 

너무 먼거리여서 표정은 알 수 없으나 

강조된 것은 사내도 가랑비도 아니었네

 

 

■ 오클랜드문학회 오클랜드문학회는 시, 소설, 수필 등 순수문학을 사랑하는 동호인 모임으로 회원간의 글쓰기 나눔과 격려를 통해 문학적 역량을 높이는데 뜻을 두고 있습니다. 문학을 사랑하는 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문의: 021 1880 850 digdak@hotmail.com 

 

건강을 위해 맨발로 걷는다

댓글 0 | 조회 339 | 23시간전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은 있어도,… 더보기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831 | 2024.04.24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295 | 2024.04.2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527 | 2024.04.24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504 | 2024.04.24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604 | 2024.04.24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425 | 2024.04.24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89 | 2024.04.24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228 | 2024.04.23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31 | 2024.04.23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32 | 2024.04.23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161 | 2024.04.23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35 | 2024.04.23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113 | 2024.04.23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503 | 2024.04.20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78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88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48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638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216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78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73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48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37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16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