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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권

0 개 3,309 코리아포스트
몇년 전부터 공작새 한 쌍을 키우기 시작했는데 목동개가 공작새에게 달려들어 암컷은 심장마비로 죽고 말았다. 수컷공작이 어릴 때에는 닭들과 친구처럼 지내더니 어른이 되고 난 후부터 암탉들을 치근거리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한참 동생뻘 되는 수탉에게도 자주 시비를 걸었는데 그 이유는 암탉들을 혼다서만 독차지하지 말고 분양 좀 해라 뭐 그런 의미가 있는 것 같았다, 공작이 온 종일 암탉들을 쫓아다니며 괴롭혀도 수탉은 참고 또 참았다.

그러던 어느 날, 가장 아끼는 암탉을 공작이 괴롭히자 열 받은 수탉은 닭발을 걷어 부치고 공작 앞에 나섰다.

“공작, 암탉들을 괴롭히지 마라~”

“야~ 너 많이 컸다. 감히 공작형님한테 덤비고, 맛 좀 볼래?”

공작은 수탉이 가소롭다는 듯이 커다란 날개를 펴며 겁을 주었지만 수탉은 한 발자국도 물러나지 않았다.


공작이 멋지게 날라 수탉을 공격할 때 아내가 보고 있었다.

“아니, 쟤들 싸우는 거야~ 아이고 수탉 죽겠네. 그럼 우리 유정 란 못 먹는데... 여보, 얼른 싸움 좀 말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수탉이 흐느적거리면서 공작의 공격을 피하는 절묘한 동작이 완전 예술이었다. 저건 무술의 고수들이나 사용하는 건데, 저놈이 언제 터득 한 거야?

열불이 난 공작이 다시 쌍발차기 공격을 하였다. 나도 예전에 가시 풀을 뽑고 일어나는 순간 공작의 쌍발차기 공격을 받은 적이 있는데 눈앞에 별이 반짝이고 가슴에서 피가 흘렀다.

그런데 그 무서운 쌍발차기 공격을 수탉이 흐느적거리면서 피하는 게 아닌가,

이럴 수가? 공작의 쌍발차기를 피한 수탉이 잽싸게 날라 공작의 어깨를 물고 늘어졌고 공작은 비명을 질러댔다. 흥분한 나는 아내에게 무술 해설을 해 주었다.

 
“저것이 바로 취권이라는 거야~ 술 취한 척 흐느적대다가 잽싸게 날라 공격하는 거지... 성룡이 저걸 보면 울고 가겠어. 근데, 저 자식 언제 터득 한 거야? 내가 별로 안 보여줬을 텐데..."

“당신이 취권을 가르쳤단 말이야?”

“뭐, 그런 셈이지... 내가 가끔 술에 취해서 비틀거리며 닭장에 갔으니까, 그 때 많이 보고 배웠겠지, 넘어지려고 하면 잽싸게 몸을 추스르는 동작도 보여 주고.... 취권에서는 술을 많이 마시면 마실수록 절묘한 동작이 많이 나오지, 그런데 그 때 가장 힘든 것은 땅의 공격을 막아 내는 일인데 나는 또 거기서 고수란 말이야~ 사방팔방에서 땅바닥이 벌떡 벌떡 일어나는데 정신없지, 나는 지금껏 이 양손으로 다 막아 냈어, 당신이 언제 내 면상 까진 거 본적 있어? 어떤 사람은 예전에 면상 무지하게 까졌대. 매일 반창고 붙이고 다니고...”

“아이고~ 그만해~”

그 날 공작은 한마디로 작살났다, 그리고 그 뒤로는 암탉들을 괴롭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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