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ront 1976' Martin Ri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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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ront 1976' Martin Ritt

0 개 2,385 한하람

헌법이 제정된 이래 대한민국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는 정치선전이 한가지 있다면 그것은 바로‘반공’일 것입니다. 물론 자유대한민국의 주적은 북한이 맞지만 역사적으로 그러한 반공 구도는 실제적인 안보와는 무관한 내부선전용으로 사용되었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근래에는 그러한 허구적 프로파간다를 인지하는 젊은 층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난해한 철학서에 관심을 가지기도 하고, 다양한 성향의 사상을 접하고 스스로 그 사상을 대표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정치에 대하여 조금 더 논리적이고 생산적인 토론을 지향하는 풍토가 그들 사이에서 점차 크게 형성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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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실 현재 한국에서 사상들이 유통되는 모습을 보면 상당히 미국의 70-80년대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유행하는 사상가들이라던지, 문학이라던지, 깊이 까지도요. 사상 때문에 블랙리스트에 오르던 시절은 지났지만 아직은 그래도 우리나라의 사상적 풍토는 과도기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한 후보의 유세 카피가 진보적 성향의 유권자들 사이에서 웃음거리가 된 일이 있었죠.“000 찍어야 자유대한민국 지킵시다.”이 카피였습니다. 허나 자유대한민국을 지킨다는 말은 보수적 성향의 유권자들에게는 아주 큰 의미가 있는 카피였을지도 모릅니다. 한쪽으로 치우쳐지는 정치성향의 흐름이 저는 약간은 위험해 보이기도 합니다. 

 

요즘 무척이나 SNS를 달구는 사상논쟁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어떠한 공통의 이해를 도출하기 위해 이루어져야 할 논의 주제들이, 그러한 노력 없이 진리싸움으로 번지고 마는 일을 종종 봅니다.

 

모든 학문의 탐구와 답의 제시는 앞으로 계속해서 보태질 자료들을 보기 이전에 그저 여태까지의 경험적 자료들만을 가지고 발견한 미완성된 규칙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과학을 비롯한 모든 학문은 진리가 될 수 없고, 항상 불완전하다고 생각합니다. 

 

무엇이 진리라고 이야기하려면 무언가를 그저 믿어야 하는 것이지 토론하고 탐구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항상 모든 말꼬리잡기의 문제는 각자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진리라고 믿는 믿음인 것 같습니다. 지난 번에는 무언가 믿는 것이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했지만 그러한 믿음은 결과적으로 우리들을 오해하게 만들고 배척하게 만들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요즘은 그저 평등이 최고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프랑스 혁명에서 자유와 평등이 기치에 오른 이래로 아직도 그 둘의 저울질은 끝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아셨으면 합니다. 좌로든 우로든 치우침은 좋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영화는 미국의 사상적 과도기시절에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그리고 영화의 배경은 이제 막 한국전쟁이 끝나고 냉전의 분위기가 전세계를 감싸던 50년대입니다. 

 

영화 감독은 마틴 리트라는 공산주의에 동조했다는 의혹 때문에 블랙리스트에 올라 작품활동에 제약이 가해진 적이 있는 감독인데요. 그를 비롯해 제로 모스텔, 허셜 베르나디 등의 블랙리스트 배우들이 참여했습니다.

 

이러한 진보적 제작진들을 보면 이 영화가 자유를 이야기하고 진보적 사상을 부추기는 혁명과 투쟁의 냄새가 가득 풍기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말 그대로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기획에 감독이 아닌 배우로서의 우디 앨런이 방점을 찍고 있습니다.

 

마틴 리트 감독은 우디 앨런이 연기하는 하워드 프린스라는 노동계급과 지식인계급 그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인물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는 명예로운 이름으로 남기보다는 자신의 아파트에 계속 살아 남아있고 싶어하는 인물입니다. 그리고 돈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이죠. 

 

그는 바 프론트(front)에서 계산원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틈틈히 동네 사람들의 도박배팅을 불법으로 받아주며 근근히 살아가고 있죠. 그러던 와중에 그의 친구인 진보적 타입의 작가 알프레드(멘하탄에도 출연한 마이클 머피)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바로 블랙리스트 작가인 자신을 대신해 간판(front)이 되어 TV프로그램 각본을 방송국에 낼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제안이었습니다. 거액의 고료 중 일부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죠.

 

하워드 프린스는 흔쾌히 제안을 받아드리고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합니다. 작가처럼 말하기 위해 서점에 가서 헤밍웨이나 포크너 등의 영미문학을 사서 읽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척하기 위한 것일 뿐입니다. 그의 관심은 오직 돈과 그 뒤에 따라온 안락한 아파트에서의 생활, 그리고 아름다운 프로듀서 여자친구에 있습니다. 그것들은 하워드에게 무척이나 큰 만족감을 주었고, 하워드는 그것을 떠나보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유정보원이라는 국가안보단체에서 그의 삶에 개입하면서 영화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들이 압박하고 있던 해키 브라운이라는 배우를 통해서 하워드가 체감하게 되는 반공선전의 비상식적인 면을 보여주고 그것을 어떻게 하워드가 반응하고 선택하게 되는지 차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감독이 제시하고자 하는 보수적 정치선전의 비상식에 대한 해답은 진보적 사상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사상이 각자에게 진리로 다가오는 순간에는 우리는 우리 삶에 가깝게 맞닿아 있는 상식으로서 양쪽의 비상식을 잠재울 수 있어야 할 것이라는 권면이 이 영화를 통해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영화의 처음시작부분에서 화려했던 전쟁시절의 미국문화, 그러니까. 재즈나 팝, 새로운 패션, TV쇼 등과 한국전쟁 등의 냉전상황을 번갈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는 감독이 우리가 번쩍거리는 문화를 향유하고 있는 동안 그 이면에는 참혹한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려 했다기 보다는 이 세상에는 화려하고 유쾌한 장소와 사람들이 있고 동시에 심각하고 진지한 장소와 사람들도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보여주려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영화 속 네러티브를 통해서 그러한 차이가 어느 한 쪽이 진실이니 모두가 그것을 받아드려야 한다는 식의 설교적 메시지 대신, 이제는 각자가 현상 속에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비상식에 대하여 스스로 인지하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다음 호는 토니 케이 감독의 디태치먼트(Detachment. 2011)로 찾아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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