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렁덩덩신선비 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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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덩덩신선비 6편

0 개 1,164 송영림

■ 구렁덩덩신선비

 

밤이 깊어 삼경 무렵이 되자 구렁덩덩신선비가 마당으로 나와 달을 보며 옛 각시를 그리워하는 말을 했다. 그때 갑자기 각시가 나타나 놀라는 신선비에게 당신이 오지 않으니 찾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신선비는 새 각시를 얻기로 해서 자신과 살려면 새 각시와 시합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첫 번째 시합은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우물에서 물을 길어오는 것이었는데 새 각시에게는 가벼운 꽃동이에 꽃신발을 주고 헌 각시에게는 무거운 가래동이에 나막신을 주었다. 

 

새 각시는 촐랑촐랑 걸으면서 물을 촬촬 엎질러서 물이 두멍에 반도 차지 않았고, 헌 각시는 물을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그대로 이고 와서 부으니 물이 두멍에 가득 차 넘실거렸다. 

 

다음은 수수께끼 시합이었는데 첫 번째 문제는 새 중에 제일 큰 새가 무엇인지 맞히는 것이었다. 새 각시가 이 새 저 새 온갖 새 이름을 대는데 헌 각시는 새 중에 먹새가 제일 크다고 대답하여 답을 맞혔다. 

 

두 번째는 고개 중에 제일 넘기 어려운 고개가 무슨 고개냐는 문제였고 새 각시가 이 고개 저 고개 온갖 고개 이름을 대는데 헌 각시는 보릿고개라고 대답하여 또 답을 맞혔다. 

 

마지막 시합은 호랑이눈썹 세 개를 구해 와서 망건관자를 만들면 신선비와 함께 살 수 있고 그러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것이었다. 

 

새 각시는 멀리 갈 것도 없이 마을 구석에서 고양이 세 마리를 붙잡아 그 눈썹을 빼 왔고, 헌 각시는 나막신을 신은 채 호랑이를 찾아서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갔다. 한참 산중을 헤매던 각시는 호호백발 할머니가 살고 있는 오두막집으로 가게 되었다. 

 

각시가 명을 잣고 있는 할머니에게 도와달라고 간청하자 할머니는 엉덩이를 번쩍 쳐들더니 들어가 있으라고 말했다. 각시가 할머니 엉덩이 밑에 들어가 있는데 갑자기 밖에서 어흥 소리가 나더니 호랑이 한 마리가 들어와 넙죽 절을 했다. 

 

사람냄새가 난다는 호랑이의 말에 할머니는 내가 사람이니 사람 냄새가 나는 건 당연하다며 이를 잡아 줄 테니 무릎에 누우라고 말했다. 할머니는 이를 잡는 척하다가 눈썹 하나를 쏙 뽑았다. 

 

그렇게 두 번째와 세 번째 호랑이에게서도 눈썹을 하나씩 뽑은 후 호랑이가 나가자 할머니는 엉덩이를 들어서 각시를 꺼내 주고는 눈썹을 가지고 가서 망건관자를 만들라고 말했다. 

 

각시는 할머니한테 큰절을 올린 다음 호랑이눈썹 세 개를 고이 간직하고 돌아와서 망건관자를 만들었고 헌 각시한테서 호랑이눈썹 관자를 받아 든 신선비는 이 각시가 진짜 내 각시라고 선언했다. 

 

그렇게 하여 새 각시는 쫓겨 가고 장자의 막내딸이 구렁덩덩신선비의 각시로 인정받아 아들딸 낳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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