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는 행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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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2009. 10:10
코리아포스트
(219.♡.20.19)
왕하지의 볼멘소리
골프클럽 매니저인 스티브는 요즘 혼자 삽니다. 스티브는 부인과 딸 둘, 아들과 같이 살았습니다.
초등학교 선생인 부인이 원래 호주 사람인데 뉴질랜드보다 수입도 높은 편인 친정집이 있는 호주로 이사를 가고 싶어 했습니다. 스티브는 친척과 친구가 있는 이 곳을 떠나기 싫어했는데 결국 부인이 딸 둘을 데리고 호주로 가 버린 것입니다.
키가 장대 높이만한 아들이 아빠 곁에 있다가 작년에 대학을 호주로 가는 바람에 또 떠나갔군요. 스티브 아들은 워낙 명석해서 뉴질랜드의 명문학교인 킹스칼리지를 1년 앞당겨 졸업했습니다. 그러나 바로 대학을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대학 갈 나이가 되지 않으면 정부의 혜택을 못 받기 때문에 1년 동안 일을 하며 아빠 곁에 머물렀던 거지요. 스티브는 골프 클럽 안에 있는 집에 혼자 살고 있는데 요즘은 홀아비인 피터가 와서 얹혀 산다는군요. 피터는 부인과 이혼하고 주말에만 아이들을 만납니다.
두 홀아비들이 한집에 살면서 얼마나 술을 퍼 마셨는지 스티브는 요즘 병원에 다니느라 술을 안마시더군요.
이들은 한국남자들을 만나면 이런 말을 합니다.
"너는 정말 행운아다. 부인이 밥도 해주지, 빨래도 해주지, 돈을 밝히지도 않지, 신경질도 안 부리지, 네 곁을 떠나가지도 않지, 정말 부럽다 부러워~ "
예전에 스티브 집에서 파티를 할 때 가보면 정말 스티브가 혼자 일을 다 하더군요.
스티브 부인은 손님들과 맥주만 마시고 있고 스티브는 고기 굽고 술병 나르고 설거지 하고.. 내가 아는 사람 중 제왕처럼 군림하는 한국남자도 있지만 집안일 하면서 힘겹게 사는 한국남자도 많습니다. 우선, 나를 보더라도 밥 차려먹지, 설거지 그릇 물에 담궈 놓지,
요즘은 비빔 칼국수도 해먹지, 자장면도 만들어 먹지, 내가 생각해도 난 세계표준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그러나 정말 행운아는 따로 있습니다. 하이스쿨에서 수학선생을 하는 소렌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이 친구 앞에선 한국남자도 감히 명함을 못 내밀 겁니다.
소렌은 요르단에서 이민을 왔는데 자녀 5명이 있습니다. 소렌은 아이를 더 갖고 싶어 안달을 하는데 집이 좁아 포기 했다는군요.. 소렌의 집에 초대받아 가면 부인은 미리 음식 만들어 놓고도 바쁜데 소렌은 고작 하는 일이 커피 물 끓이는 정도더군요.
그리고 자기가 커피 물을 끓였다고 자랑하면서 커피가 무지하게 맛있을 거라고 떠들어 댑니다.
소렌의 어머니가 손자들에게 교육을 단단히 시켰답니다.
뉴질랜드에 산다고 해서 혹시, 네 아버지가 주방에서 얼쩡거리는 일이 있다면 당장 사진을 찍어 보내라고, 만약, 남자가 주방 일을 한다면 다시 요르단으로 돌아와 살아야 할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를 했기 때문에 소렌은 매일 놀고먹고 싱글벙글거리며 살아갑니다.
정말 부럽다 부러워~ 어머니도 훌륭하시고~
ⓒ 뉴질랜드 코리아포스트(http://www.koreapost.co.nz),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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