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추억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이현숙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멜리사 리
수필기행
조기조
김지향
송하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박종배
새움터
동진
이동온
피터 황
이현숙
변상호경관
마리리
마이클 킴
조병철
정윤성
김영나
여실지
Jessica Phuang
정상화
휴람
송영림
월드비전
독자기고
이신

여름의 추억

0 개 1,273 오클랜드 문학회

                      글쓴이: 마 종기 

 

그 여름철 혼자 미주의 서북쪽을 여행하면서

다코다 주에 들어선 것을 알자마자 길을 잃었다.

길은 있었지만 사람이나 집이 보이지 않았다.

대낮의 하늘 아래 메밀밭만 천지를 덮고 있었다.

메밀밭 시야의 마지막에 잘 익은 뭉게구름이 있었다.

구름이 메밀을 키우고 있었던 건지, 그냥 동거를 했던 것인지,

사방이 너무 조용해 몸도 자동차도 움직일 수 없었다.

 

나는 내 생의 전말같이 무엇에 홀려 헤매고 있었던 것일까.

소리 없이 나를 친 바람 한 줄을 사람인 줄 착각했었다.

오랫동안 침묵한 공기는 무거운 무게를 가지고 있다는 것,

아무도 없이 무게만 쌓인 드넓은 곳은 무서움이라는 것,

그래도 모든 풍경은 떠나는 나그네의 발걸음이라는 것,

그 아무것도 모르는 네가 무슨 남자냐고 메밀이 물었다.

 

그날 간신히 말없는 벌판을 아무렇게나 헤집고 떠나온 후

구름은 다음 날 밤에도 메밀밭을 껴안고 잠들었던 것인지,

잠자는 한여름의 극진한 사랑은 침묵만 지켜내는 것인지,

나중에 여러 곳에서 늙어버린 메밀을 만나 공손히 물어도

그 여름의 황홀한 뭉게구름도, 내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고

면벽한 고행 속에 그 흔한 약속만 매만지고 있었다.

 

혼자의 넓이

댓글 0 | 조회 774 | 2022.04.13
시인 이문재해가 뜨면나무가 자기 그늘… 더보기

길상사

댓글 0 | 조회 838 | 2022.03.23
시인 이산하절로 가는 길은 성당을 거… 더보기

사랑과 평화

댓글 0 | 조회 835 | 2022.03.09
시인: 이문재사람이 만든 책보다책이 … 더보기

청춘바람

댓글 0 | 조회 770 | 2022.02.23
시인 이 운룡청춘의 말은 시고 떫다.… 더보기

자카란다 나무 아래서

댓글 0 | 조회 1,254 | 2022.02.10
■ 최 재호보라색 자카란다 꽃잎이 떨… 더보기

내 마음의 방

댓글 0 | 조회 778 | 2022.01.27
■ 시인 박 노해지상에 집 한 채 갖… 더보기

새해 아침

댓글 0 | 조회 875 | 2022.01.12
시인 송 수권새해 아침은 불을 껐다 … 더보기

그 날 나는 슬픔도 배불렀다

댓글 0 | 조회 990 | 2021.12.21
시인 함민복아래층에서 물 틀면 단수가… 더보기

기차를 기다리며

댓글 0 | 조회 830 | 2021.12.08
시인 천 양희기차를 기다려보니 알겠다… 더보기

초록의 힘

댓글 0 | 조회 899 | 2021.11.24
시인 오민석초록의 힘은 자라는 것초록… 더보기

어떤 종이컵에 대한 관찰 기록

댓글 0 | 조회 870 | 2021.11.10
시인 복 효근그 하얗고 뜨거운 몸을 … 더보기

공중

댓글 0 | 조회 819 | 2021.10.27
시인 송 재학허공이라 생각했다 색이 … 더보기

이런 신발

댓글 0 | 조회 1,865 | 2021.10.13
시인: 주영국의사당을 나서는 대통령을… 더보기

겨울 숲

댓글 0 | 조회 766 | 2021.08.25
시인 복 효근새들도 떠나고그대가 한 … 더보기

고요를 믿다

댓글 0 | 조회 711 | 2021.08.11
시인 김 용택새들의 이동 시간은 이유… 더보기

대동강 247킬로미터

댓글 0 | 조회 850 | 2021.07.28
시인 이문재1.4 후퇴 때 내려온평양… 더보기

전화

댓글 0 | 조회 904 | 2021.07.14
시인 마종기당신이 없는 것을 알기 때… 더보기

유배(流配)

댓글 0 | 조회 836 | 2021.06.23
시인 우대식오늘날에도 유배라는 것이 … 더보기

母性의 바다

댓글 0 | 조회 894 | 2021.06.09
■ 글쓴이 최 재호타마키 드라이브를 … 더보기

젖은 신발

댓글 0 | 조회 888 | 2021.05.26
시인 이 정록아이들 운동화는대문 옆 … 더보기

나는 죽어서

댓글 0 | 조회 1,330 | 2021.05.11
시인: 이 운룡나는 죽어서 보잘 것 … 더보기

저 거리의 암자

댓글 0 | 조회 919 | 2021.04.28
시인 : 신 달자어둠 깊어가는 수서역… 더보기

안 보이는 사랑

댓글 0 | 조회 942 | 2021.04.14
시인 송재학강물이 하구에서 잠시 머물… 더보기

내 마음의 당간지주

댓글 0 | 조회 1,079 | 2021.03.24
당간지주 앞에 눈길을 놓는다 오랜 날… 더보기

안동소주

댓글 0 | 조회 1,203 | 2021.03.10
시인: 안 상학나는 요즘 주막이 그립…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