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내미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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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신

딸내미의 눈물.......

2 5,114 코리아타임스
일주일동안 일을 마치고 첫 주급을 받아 온 딸내미가 주급 봉투를 열어 보더니 훌쩍 훌쩍 울고 있더군요.

"주급 받았니? 근데 너 왜 우냐?"

내가 물었습니다.

"이게 뭐야, 엉엉엉~ 하루 10시간씩 일했는데..."

딸내미의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더군요. 아이고~ 불쌍한 우리 딸내미...

딸내미는 건축설계를 하는데 요즘 너무 불경기라 설계 일이 없어 방학때부터 햄버거가게에서 풀타임으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럴 만도 하지요. 건축 설계를 할 땐 시간당 30달러씩 받다가 햄버거가게에서 12달러씩 받으며 일하니 속이 상하지요. 일주일에 60시간씩이나 일을 했는데 세금을 내고나면 전에 벌던 돈의 반도 안 되지요. 그나마 친구 남편이 햄버거가게 매니저로 있기 때문에 풀타임으로 일을 할 수 있었던 것인데...

게다가 일은 좀 힘이 드나요. 튀김냄새 맡아가며 햄버거 만들어야지, 돈 계산해야지, 1분도 쉴 틈이 없다는 군요. 가장 힘든 것은 손님이 차안에서 기다리며 인터폰으로 주문받는 거라는군요. 영어를 키위처럼 거의 완벽하게 한다는 우리 딸이 힘들 정도니 오죽하겠어요.

며칠 전에는 고등학생이 운전하고 와서 인터폰으로 햄버거를 주문했는데 애가 말이 거칠어 잘못 알아들을 정도였는데 돈 내면서 소리를 지르더랍니다.

"야~ 너 영어 다시 배워라~" 라고,

어제는 또 바닥 청소하다가 미끄러져서 넘어졌대요.

그래서 허리가 아프다고 꾸부정하게 걸어 다니는 딸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내 콧등이 시큰하군요.

"딸아, 당장! 햄버거가게 때려 치거라~ "

내 입에서 이 말이 튀어나오려고 맴돌지만 '아빠가 나 돈 줄 거지' 라고 말할까봐 침묵만 할 뿐이지요. 문득 나의 젊은 시절이 생각나서 딸에게 말해줬습니다. 군복무 마치고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했군요.

"아빠가 네 나이 때 쯤 받은 첫 월급이 5만원 이었구나. 지금 너는 아빠보다 40배나 더 많이 받는 것 같구나. 그땐 그 돈으로 생활하기도 너무 힘들어 밤 새워가며 노력해서 1년 후 아빠는 20만원씩 받는 직장으로 옮겼다. 그리고 그 직장에서 20만원이란 첫 월급을 받았을 때 할머니에게 10만원을 보내드릴 수 있었다."

"아빠, 그때하고 지금하고는 틀리지..."

"너도 햄버거가게라는 곳에서 첫 주급을 탔으니 절반은 아빠를 줘라. 아빠가 요즘 완전 왕거지다."

"안 줘~"

그때서야 딸내미가 얼굴을 피며 웃더군요.

아내도 마음이 풀어지는지 깔깔깔 거리면서 말하기를

"아주 벼룩의 간을 빼 먹어요~"



쫄망쫄망
참 어려운 시기이지요,,, 총체적으로 자본주의가 위기에 처해있다고 보여집니다. 어디에서나 모두 힘들게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올해는,,, 물론 돈 많은 부자(?)들은 제외하구요,,, 재미있고 뜻있는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한국인
그래도 참 정겹고, 솔직한 가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좋은 딸 두셨군요..더 좋은 날이 있을겝니다..
왕거지님의 재치도 만점이구..벼룩이 간도 넘 좋구..꾸부정한 따님의 마음도 참 아름답습니다..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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