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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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12

0 개 1,305 오클랜드 문학회

글쓴이 :  김 용택 

 

세상은 별것이 아니구나. 

우리가 이 땅에 나서 이 땅에 사는 것은 

누구누구 때문이 아니구나. 

새벽잠에 깨어 

논바닥 길바닥에 깔린 

서리 낀 지푸라기들을 밟으며 

아버님의 마을까지 가는 동안 

마을마다 

몇 등씩 불빛이 살아 있고 

새벽닭이 우는구나. 

우리가 여기 나서 여기 사는 것 

무엇무엇 때문도 아니구나. 

시절이 바뀔 때마다 

큰 소리 떵떵 치던 

면장도 지서장도 중대장도 교장도 조합장도 평통위원도 

별것이 아니구나. 

워싱턴도 모스크바도 동경도 서울도 또 어디도 

시도 철학도 길가에 개똥이구나. 

아버님의 마을에 닿고 

아버님은 새벽에 일어나 

수수빗자루를 만들고 

어머님은 헌 옷가지들을 깁더라. 

두런두런 오손도손 깁더라. 

아버님의 흙빛 얼굴로, 

어머님의 소나무 껍질 같은 손으로 

빛나는 새벽을 다듬더라. 

그이들의 눈빛, 손길로 아침이 오고 

우리들은 살아갈 뿐, 

우리가 이 땅에 나서 이 땅에 사는 것 

누구누구 무엇무엇 때문이 아니구나. 

비질 한 번으로 쓸려나갈 

온갖 가지가지 구호와 

토착화되지 않을 

이 땅의 민주주의도, 

우리들의 어설픈 사랑도 증오도 

한낱 검불이구나. 

빗자루를 만들고 남은 검불이구나하며 

나는 헐은 토방에 서서 

아버님 어머님 속으로 부를 뿐 

말문이 열리지 않는구나. 

목이 메이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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