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을 찾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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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을 찾는 사람들

0 개 2,030 한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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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 태권도 7단인 어느 교민을 만났을 때 무슨 운동을 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가끔 골프를 하고 있다고 대답했더니 골프만 가지고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나이 먹어서도 근력 운동을 해야 되는데 짐(Gymnasium)에 나갈 것을 간곡히 권유하였다. 그래서 체육관 운동을 시작했는데 좋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밀포드 지역으로 이사 와서는 타카푸나 레저센터(Leisure centre)에 등록을 하고 다니기 시작했는데 짐과 수영장, 스파(Spa), 건식과 습식 사우나(Sauna)까지 갖추고 있어 아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골프를 자주하다보니까 근력 운동을 생략하게 되고 수영과 스파 사우나만 가끔씩 하며 몇 년을 보냈다. 아내는 무슨 회원권이든 손에 쥐어주기만 하면 100퍼센트 활용하는 성격이라 매일 새벽 출근하다시피 레저센터를 이용하고 있었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출입하다보니 교민은 물론 키위 친구들도 사귀게 되고 새로운 정보들도 수집해오기도 하였다. 

 

겨울철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비가 내리는데 골프도 안 되고 몸도 조여드는 기분이라 짐을 다시 시작해볼까 하다가 아내를 따라 아침 7시에 집에서 나와 레저센터로 향했다. 원래 아침 일찍 일어나는 성격이 아니고 새벽부터 설치면 하루 종일 피곤해서 일이 더 안 되는 체질이었다. 차라리 밤늦게 까지 하는 일은 괜찮았다. 그러니 내 일생일대에 혁명적인 전환점을 마련한 기회이기도 했다. 아내하고의 약속은 7시 출발이라면 계속해보겠다는 거였다. 

 

타카푸나 레저센터는 푸푸케(Pupuke) 호수를 내려다보는 위치에 설치되었는데 야외 스파에서 더운 물속에 몸을 맡긴 체 내려다보는 푸푸케 호수의 정경이 일품이다. 자연히 몸과 마음이 이완된 분위기에서 정담이 오고 가기도 하는 공간이다. 평소에 알고 지내던 지인들이 내가 새벽에 나온 것을 보고 깜짝 놀라는 눈치로 어떻게 새벽에 나오게 되었냐고 물었다. 나는 ‘새찾사의 부흥을 위해서 일찍 나왔노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 새찾사가 뭔데요’ ‘새벽을 찾는 사람들…!!’

 

집에 오는 길에 아내가 나를 비판적으로 대꾸했다. ‘7시에 나오면서 무슨 새벽을 찾느냐고…….’ 그동안 아내는 새벽 5시에 어김없이 일어나 5시 반에 여는 레저센터에 출근했다. 7시 반에 집에 돌아와 아침을 준비하는데 나는 7시 반에서 8시 사이에 일어나 식전 준비하고 식후 커피 한잔 하고 나면 10시가 넘어버리는 일이 다반사였다.                

 

일본의 의사 사이쇼 히로시(稅所弘)가 쓴『인생을 두 배로 사는 아침 형 인간』이 1993년도에 발간되어 일본 열도를 뒤 흔든 바 있다. 이 책은 한국에도 2003년도에 소개되어「아침 형 인간」이란 유행어를 만들 정도로 인구에 회자(膾炙)되었다. 그러나 사실은 삼성 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1993년도에 ‘이건희 신 경영’ 기치를 내 걸고 이침 7시 출근, 오후 4시 퇴근 제도를 앞장 서서 진두지휘 해 온 일이 있다. 7시 출근에 맞추기 위해서는 새벽 5시에는 일어나게 되고 4시 퇴근 후에 자기 개발과 사회활동을 유효하게 할 수 있으며 6시 반경에는 집에 들어가 가족과의 시간을 즐길 수가 있어 삶의 질이 향상된다는 개념이다. 보편적인 아침 출근 시간대와 저녁 퇴근 시간대의 교통 혼잡으로부터 피할 수 있는 점도 부가 이익이 되고 있다.

 

성공과 아침 형 인간을 연결 지어 그 중요성을 작시한 연구 내용들도 많다. 아침 시간에 일찍 일어나면 일의 능률을 극대화 할 수 있고 하루 일과를 더욱 효용성 있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피부과 전문의에 따르면 아침 형 인간이 피부 관리에도 훨씬 유리하다고 한다. 밤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가 피부의 휴식 시간이며 이때 피부 세포의 재생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나의 아침시간 레저센터 출현을 의아해 하던 지인들은 속으로 ‘며칠가나 두고 보자’는 듯 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내가 계속 나오고 시간도 더 댕겨 6시 반. 6시로 빨라지니까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 같았다. 레저센터가 문을 열자마자 도착하면 남보다 먼저 출발한다는 기분에 흥분되기도 한다. 수영하는 사람들의 물살을 가르는 소리를 들으며 생명의 역동성을 느끼기도 한다. 밤새 청소한 시설물들을 남보다 먼저 접해본다는 사실이 아침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 특히 수영장, 스파 등은 깨끗한 물이 관건이기에 더욱 그렇다.                     

   

‘늦잠을 즐기는 부자는 없다.’ 이른바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성향을 보면 대부분이 아침 일찍 출발하는 생활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는 통계이다. 새벽에 달리는 차일수록 고급승용차가 많다는 사실도 눈여겨 볼만하다. 새벽 약수터에 가서 생수를 마시며 아침 운동을 하고 일터로 향하는 사람들이 세상을 원망하거나 삶에 지친 표정으로 하루를 보낼 리는 없다.

 

나이 먹어서도 ‘습관은 제2의 천성(天性)이다.’라는 말이 적용될 수 있을까? 평생을 새벽 출발을 못해보다 나이 70이 훨씬 넘어 뉴질랜드에서 새벽 인간으로 탈바꿈하나 보다. 어차피 새벽에 깨게 되는데 뒤척거리다 깊은 잠도 못자면서 7-8시 까지 잠자리에 있는 것보다 깨면 바로 일어나 버리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라는 자신감이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철이 진즉 들었더라면 더 많은 삶의 업적을 쌓을 수도 있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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