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멘의 음악대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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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멘의 음악대 3편

0 개 1,218 송영림

■ 황혼의 노래

 

<브레멘의 음악대>에 등장하는 네 주인공들은 우리 인간과 몹시 가깝게 지내는 동물들이다. 어쩌면 동물로 보이는 이 주인공들을 곧 우리 자신으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노쇠함과 헐떡거림, 맥 빠진 슬픈 얼굴, 목이 터져라 악을 쓰는 모습이 내 모습인 양 마음이 아픈 것인지도 모른다. 

 

당나귀는 순박하고 우직하게 노력하는 사람 또는 인내심과 자기희생을 상징한다. 말에 비해 몸집도 작고 팔다리도 짤막해서 어딘가 좀 우습고 친근한 느낌도 든다. 그래서인지 애니메이션 등에 나오는 당나귀 캐릭터는 덜렁이나 가벼운 인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는 말보다 더 영리하고 지구력이나 자생력에 있어서도 월등하다고 한다. 

 

어쨌든 그런 당나귀가 오랜 세월 동안 부지런히 곡식 자루들을 방앗간으로 나르는 일을 하다가 늙어 주인의 처분을 기다린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불쌍한 마음이 든다. 그리고 어딘가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을 닮아 있기도 하다. 

 

어린 시절 엄청나게 크고 넓은 줄 알았던 아버지의 어깨와 등이 구부정하고 좁게 보이는 순간, 평생 가족을 위해 참고 인내하며 힘든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한 마디 입 밖으로 힘든 내색을 하지 않고 묵묵히 견뎌 온 아버지들의 모습. 그리고 그 모습은 많은 이들의 노년의 모습이기도 하다. 

 

개는 동물 중에 가장 흔히 접할 수 있고 인간과 가장 친밀하고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동물이다. 성질이 온순하고 영리하며 사람을 잘 따르고 후각과 청각이 예민하고 경계심이 강하다. 

 

또 자기 세력 안에서는 대단한 용맹성을 보이고 주인에게는 충성심을 가지며 낯선 이에게는 적대심과 경계심을 갖기도 한다. 또 개는 이승과 저승을 연결하는 매개의 기능을 수행하는 동물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개는 한편으로 천하고 하찮은 것을 비유할 때 사용되는 동물이기도 하다. 결국 개는 충실함과 고귀함 그리고 비천함의 양면성을 가진 존재로 볼 수 있다. 

 

이야기 안에서 사냥개와의 첫 대면은 심하게 헐떡거리며 길가에 쭈그리고 있는 모습인데, 젊은 시절 펄펄 뛰어다니며 패기 있게 사냥을 했을 개가 이제는 그 패기와 힘을 잃고 힘없는 늙은 모습으로 변해 있다. 이 모습은 지팡이에 몸을 의지한 채 공원 벤치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노인들의 모습과도 겹쳐진다. 

 

또한 개의 특징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노인들 역시 늘 우리 곁에 있고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는 존재들이며 삶 속에서 죽음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을 해야 하는 시기에 이르러 있기도 하고, 젊은 시절의 능력이 쇠퇴해버린 이유로 비천하게 취급받을 수 있는 존재들이기도 하다.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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