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식품에 눈을 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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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식품에 눈을 뜨다

0 개 3,258 한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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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랜드 전원일기 (6) 

 

먼저 살던 키위도 비즈니스로 농사를 지은 것은 아니지만 마당 한 쪽에 온실도 마련해 놓았고 채소밭도 조성해두었다. 자급용 농장인 셈이다. 잔디를 깍고 나서 깍은 잔디를 퇴비용으로 쌓아 놓았는데 삽질을 해보니 지렁이가 무더기로 살고 있었다. 채소밭도 마찬가지였다. 지렁이가 살 수 있는 토양이라면 농작물도 잘 자랄 수 있고 산성화가 되지 않은 농토라고 할 수 있다. 지렁이는 평생 동안 땅속과 땅위를 오르내리면서 흙을 갈아엎어 물과 공기의 길을 터준다. 토양을 위한 완전무결한 존재로 흙 속의 보물덩어리라 불리고 있다. 

 

터전이 있어야 필요한 요소들이 모여든다. 포용력이 넓은 리더(Leader)한테는 필요한 인재들이 모여드는 법이다. 채소밭과 온실이 있으니 가꿀 모종과 씨앗들이 수집되기 시작했다. 알고 지내는 친지들이 그것들을 나누어 주었고 이것저것 모아서 기르다 보니 옛날 시골 집 텃밭 같이 작물들이 길러지고 있었다. 옆 집 키위가 씨 마늘을 주면서 재배 방법까지 알려주었다. 마늘은 동지 때 심어서 하지 때 수확하는 작물이다. 뉴질랜드에서는 6월에 심어서 12월에 수확하게 된다. 

 

한국에서 교사 생활을 은퇴하고 뉴질랜드에 와서 교외에서 살게 되니 마땅히 할일도 없고 출입할 때도 없었던 아내는 채소 가꾸기에 취미를 붙였는지 눈만 뜨면 밭에 나가 사는 일이 다반사였다. 여름에는 물이 부족하여 연못에서 끌어다 공급하는 일이 힘들었는데 손과 팔을 너무 혹사해 관절이 아파 고생하기도 했다. 돈 주고 시장에서 사다 먹는 편이 훨씬 편하고 돈도 적게 들 텐데 왜 그런 고생을 사서 해야 하는지 자문자답(自問自答)해볼 때도 많았다. 

 

유기농식품(Organic food)에 대한 인식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경제성 위주의 농작물 재배 또는 가축 사육 과정에서 살충제, 살균제 등의 농약과 화학비료, 성장 호르몬제, 항생제, 가축사료 첨가제가 남용되고 있는 현실이다. 또한 유통 과정에서 방부제를 살포해야 된다. 이로 인해 토양을 황폐화시키고 식용 과정에서 인체에 해로운 그들 잔류 성분이 몸속에 들어가 건강을 해치고 각종 질병을 유발 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더군다나 옥수수, 감자, 콩 등에서 성행하는 유전자 조작(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s) 식품의 범람은 인류의 재앙으로 까지 확산될 기미까지 있으나 자본주의 거대 종자 산업체의 농간으로 규제가 어려운 현실이다. 

 

지구 환경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져 가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토양과 바다를 오염시키지 않는 일이 중요하다. 유기농 식품을 섭취해야 되는 당위성은 식품 건강적인 면도 있지만 지구환경 보존적인 측면에서도 고려해야 될 사안이다. 유기농 식품은 일반 식품보다 비타민, 미네랄, 효소 등 우리 몸에 유익한 영양소를 골고루 포함하고 있고, 항생물질 잔여물, 촉진제, 인공 첨가제, 방부제, 색소나 향 첨가물, 심장병을 유발하는 성분을 함유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미숙한 면역계를 지닌 아이들에게는 특히 요청되는 식품이다. 또한 유기 농법을 통해서 토양을 보존하고 토양 미생물을 번식시켜 생태계의 선순환(善循環) 고리를 형성하는 것이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행위는 반드시 우리 삶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 자연은 정복과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 상생(相生)과 공존의 삶을 연출하는 곳이다. 인류도 자연의 일부로 잠시 세상에 나와서 살다가 물러서는 존재인데 자연의 섭리를 조작하는 GMO 식품의 횡포는 극히 우려되는 사항이다. 

 

가장 안심하고 조달해서 먹을 수 있는 유기농 식품은 직접 길러 먹는 방법에 의존함이 최 상책일 것이다. 뉴질랜드 기후 풍토 덕분인지 일체 화학비료, 농약 등을 살포하지 않더라도 작물들이 잘 자라주었다. 다섯 평 남짓한 밭에 고추를 심었더니 얼마나 잘 자라는지 풋 고추를 아무리 따 먹어도 끝이 없이 열리고 잎과 줄기가 무성해서 고춧잎 요리도 얼마든지 해 먹을 수 있었다. 익은 고추는 말려 빻아서 김장용, 요리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고추 뿐이겠는가? 마늘, 오이, 호박, 부추, 콩, 야콘, 상추, 쑥갓, 질경이, 도라지, 더덕, 겨자, 깨, 피망, 차요테, 수수, 옥수수, 미나리……. 씨 뿌려 싹이 나고 자라나는 모습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뿌듯하고 열매가 열려 커나가는 과정은 행복이 주렁주렁 매달려 자라나는 것 같았다. 운송 과정을 거치지 않고 직접 채취해서 싱싱한 채로 섭취하니 얼마나 신선한가? 

 

뉴질랜드에 이민 오게 된 동기도 자연회귀적인 욕망이 많이 작용한 것이지만 실제로 와서 농촌 생활까지 경험하게 되니 목적에 부합되는 삶을 영위한 것 같다. 다행히 한국에서 보다 더욱 왕성한 건강을 유지하고 병원 신세지는 일이 거의 없이 지내니 뉴질랜드 자연 환경과 유기농 식품의 섭취 결과가 아닐까 하고 회고해보기도 한다.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도심지에서도 유기농 작물을 재배하여 유기농 식품을 직접 조달해 먹을 수 있다. 힘든 일이 아닐뿐더러 기쁨을 느낄 수 있기에 취미생활도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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