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엠마왓슨을 자퇴 시켰나?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누가 엠마왓슨을 자퇴 시켰나?

0 개 2,212 김준

ad762d58c313b0537311c3294a80161c_1466582785_911.jpg
 

최근 NorthShore의 한 공립학교가 IB과정을 개설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그리고 2017년 Y12 1년차시행을 위한 정식 업무를 시작하면서 IB과정에 대한 문의와 실제적인 교육상담이 많아지고 있다. 필자가 성공적으로 IB과정을 마치고 세계 유수의 대학에 진학한 필자의 학생들에 대한 글을 많이 썼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진학컨설팅이나 소위 말하는 SPEC 쌓기 컨설팅을 하는 사람은 아닌데도 많은 분들이 연락하시는 것을 보면 아마도 알게 모르게 IB과정의 장단점에 대한 여러가지 설들이 한국 학부모님들 사이에 논란이 되는 듯 하다. 간혹 이미 오래된 정보나 지극히 주관적인 관점의 IB 코스 분석도 왕왕 들리는 듯 하여 필자가 알고 경험 한 한도 내에서 학부모 상담을 해 드리고 있지만 한 분 한 분 같은 말을 되풀이 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해서 어느 시점에서는 ‘과정 디자인과 소요시간에 근거한 IB과정 준비’에 대해 다루어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하지만 오늘은 IB하면 떠오르는 두 학생의 사례와 함께 IB선행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O와 P는 서로 뗄 수가 없는 단짝 이었다. Primary 부터 같은 학교를 다녔고 O가 당시 학력과 교사진이 훌륭했던 City에 위치한 IB사립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하자 P도 당장에 장학생 시험을 치르고 합류했을 정도로 단짝이었다. 당시의 그 학교는 사실상 유일한 IB과정 시행학교였으며, 선생님들의 수준 또한 매우 높아서 훌륭한 진학결과를 거두는 것이 당연한 상황이었다. 

 

O와 P, 그리고 필자의 인연은 그들이 Y10 컬리지 학생 이었을 때 이미 시작 되었다. 

 

아직은 어린이 태가 남아 있는 순수해 보이는 두 학생, 그리고 그들의 부모님 (과외 인터뷰도 같이했다)과 마주 앉았다. 부모님께서는 이미 Y11부터는 IB과정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확고히 하신 상태에서 선행 진도를 맞추길 원하셨지만 사실 공식적인 Y11 (pre IB course) 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학교의 경영적인 측면에서 Y11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은 모르시는 듯 했다. 필자의 생각엔 IB과정과 거의 연동이 되지 않는 pre IB를 위해 Y10부터 사교육을 받으며 준비한다는 것은 큰 시간적 물질적 낭비로 보였고 그래서 그 해는 그냥 학교 공부에 충실하고 Y11부터 정식 IB선행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씀 드렸다. 어차피 Y11 공부가 어렵지 않고 시간도 많으며 더구나 IB과정과의 연관성은 거의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런 필자의 미적지근한 자세가 부모님의 마음엔 썩 내키지 않으셨던 것 같다. Pre-IB가 어떻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을 보이며 불안한 마음을 나타내시길래 과외는 일단 없던 이야기로 하고 마지막 한가지만 말씀 드렸다. 분명히 Y11에서 두 과목을 미리 끝내 놓아야만 한다고.. IB과정의 가장 큰 어려움은 수준 높은 공부도, 소위 손가락 부러진다는 Extended essay도, 아이디어가 없어 매번 똑 같은 일만 되풀이 하고 있는 CAS도 아니고 바로 ‘시간의 부족’이라고 말씀 드렸다. 그리고 그 시간의 부족을 해결하는 방법은 전략과목 두 과목을 미리 끝내 시간을 확보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 이었고 또한 현재의 생각이다.

 

한 동안 시간이 흘러 Mid Year 시험준비로 정신 없던 어느날, O의 아버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O와 P의 공부를 봐 줄 수 있겠느냐는 전화였고 마침 5월 졸업생들 빈자리가 생기는 상황이어서 다시 그들을 만날 기회가 생겼다. 

 

어느덧 턱 밑에 수염을 고슬거리는 두 아이를 다시 보니 그 새 거의 3년의 시간이 훌쩍 지났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제 IB 2년차(Y13)에 올라갈 시점이 되어 물리와 화학을 재 정비할 시점이 되었던 것이다. O는 한국 최고라 하는 S대 공대를 목표하고 있었고 P는 헐리우드의 유명 여배우 엠마왓슨과 셀카를 찍기 위해서 미국의 명문 B***** 대학을 가고자 했다. (본인의 이야기임)

Y10 때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잘 나가고’ 있는 모습에 놀라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지만 한참 과도기를 겪고 있는 학교의 상황에 아랑곳 없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비결이 너무나 궁금했다. 말투나 행동거지로는 절대 우등생으로 보이지 않는 두 녀석이 서로 서로 말을 빼앗아가며 가끔 서로의 험담도 섞어가며 지난 세월 이야기들을 뽑아 낸다.

 

O : 그때 상담하고요~ 아빠가 바로 다른 학원에 보냈거든요.. 거기서 얘가 여친 사겨가지구요. 삐리리 놀기만 하고 공부 하나도 안 했어요.

 

P : 야. 내가 그래도 공부는 좀 했거덩? 니가 맨날 겜방 가자고 했잖어~ 아빠 한테 그짓말 해서 돈 받어가지구~

 

O : 와~ 우리 P 어린이 그 동안 예쁘게 자라서 뻥만 삐리리 늘었어요~~...

 

결론적으론 역시 그랬다. 부모님은 그래도 마지막에 드린 필자의 조언을 주의 깊게 들으셨고, Y11의 금쪽 같이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 두 아이가 최선을 다해 두 과목의 선행을 마치게 하셨다. 거기에 언제나 옆에서 함께 하는 단짝 친구와의 우정과 경쟁, 서로간의 이해와 협력이 큰 도움이 되었음은 말 할 나위가 없다. 

 

선행의 진정한 의미를 잘 파악하고 IB과정의 어려움을 잘 이겨낸 O와 P. 

 

O는 다음해 S대 기숙사 밥이 맛 없다며 facebook에 불평을 늘어 놓았고, P는 학교에서 셀카 찍자고 자꾸 엠마왓슨 따라다녀서 결국 그녀가 학교를 자퇴하게 만들었다는 누명을 썼다. 

 

IA

댓글 0 | 조회 1,008 | 2021.05.12
어느 늦은 밤, 문자가 도착했음을 알… 더보기

Give up the thought of giving up

댓글 0 | 조회 749 | 2021.04.29
지난주의 일 입니다. 몇 아이들로 구… 더보기

Internal? External!!

댓글 0 | 조회 1,228 | 2021.04.14
늦은 시간의 패스트푸드 레스토랑은 한… 더보기

코비드19 시대의 공부 - 적극적 숙제완료

댓글 0 | 조회 1,326 | 2021.03.10
자~ 지난 시간에 숙제 준 문제들 다… 더보기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옵시고..

댓글 0 | 조회 1,308 | 2021.02.23
며칠간의 반짝 Lockdown은 제가… 더보기

자작나무를 열다

댓글 0 | 조회 1,398 | 2021.02.11
‘휘바휘바~’혹시 들어보신적 있으신가… 더보기

마찰

댓글 0 | 조회 1,168 | 2021.01.13
새해가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며… 더보기

힐링, 킬링

댓글 0 | 조회 1,419 | 2020.12.23
2차대전이 발발하기 2년전인 1937… 더보기

변해야 할것, 변하지 말아야 할것

댓글 0 | 조회 1,640 | 2020.12.08
1.아침이 밝았습니다.창호지를 바른 … 더보기

짝퉁성공, 명품실패

댓글 0 | 조회 2,110 | 2020.11.25
몇 년전인지 계산하기도 쉽지 않은 중… 더보기

힘내라! 중위권~

댓글 0 | 조회 1,366 | 2020.11.10
예상치 못했던 코비드19의 여파로 학… 더보기

떡갈나무 아래에서

댓글 0 | 조회 1,724 | 2020.10.28
초여름의 공원길을 걸었습니다.한적하게… 더보기

코로나 시대의 시험준비

댓글 0 | 조회 1,575 | 2020.10.13
이제 2020년도 10월 중순으로 접… 더보기

그대, 알바트로스

댓글 0 | 조회 1,254 | 2020.09.22
십 수년전의 어느날. 발길 닿는대로 … 더보기

너 자신을 알라

댓글 0 | 조회 1,410 | 2020.08.26
세상은 넓고 먹거리는 많다지만 그 다… 더보기

남에게 속고 나에게 당하고..

댓글 0 | 조회 1,646 | 2020.08.12
사랑하고 존경하는 지인의 가족과 함께… 더보기

다시 8월에 서서

댓글 0 | 조회 1,118 | 2020.07.29
어느덧 말도 많고 사연도 많았던 20… 더보기

사람은 사람으로..

댓글 0 | 조회 1,497 | 2020.07.15
몇 년 전의 일입니다. 당시엔 나름 … 더보기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댓글 0 | 조회 1,309 | 2020.06.24
1960년 5월 11일.아르헨티나의 … 더보기

긍정의 힘?

댓글 0 | 조회 1,306 | 2020.06.10
‘아직도 거기야?’‘네..’‘헐.. … 더보기

슴새는 배가불러 죽었다

댓글 0 | 조회 1,354 | 2020.05.26
대한민국에서 가장 뉴질랜드스러운 땅,… 더보기

그러면.. 어떻게 살 것인가?

댓글 0 | 조회 2,522 | 2020.05.13
‘Pandemic’은 이제 주변에 차… 더보기

열심히, 하지만 안 열심히

댓글 0 | 조회 1,527 | 2020.03.25
한마디만 던졌다가는 금방 눈물을 뚝 … 더보기

바이러스 대첩

댓글 0 | 조회 1,518 | 2020.03.11
요즈음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이야기… 더보기

나는 왜 ‘공부운’이 없을까?

댓글 0 | 조회 1,186 | 2020.02.26
2002년 겨울, 미국의 솔트레이크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