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 트룬 골프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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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 트룬 골프클럽

0 개 2,995 김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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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남서부지역의 프레스트윅 공항에서 9㎞ 떨어져 있는 로열 트룬 골프클럽은 설립 100주년이 되던 1978년 영국 왕실로부터 ‘로열’ 칭호를 받았다. 로열 트룬은 디 오픈(브리티시오픈) 개최지 10곳 중 뮤어필드와 함께 여전히 남성회원만 고집하면서 성적 차별에 대한 비판에 직면해왔다. 하지만 로열 트룬은 내년에 9번째 디 오픈을 개최하면서 시대의 흐름에 순응해 금녀의 벽을 허물기로 했다.

 

필자는 2003년 로열 트룬을 방문했다. 황량한 벌판에 거센 바닷바람, 깊은 러프, 폭이 15~20m밖에 안 되는 좁은 페어웨이까지 그동안 돌아봤던 스코틀랜드의 다른 링크스 코스처럼 골퍼들의 의지를 송두리째 빼앗는 점은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환상과 도전을 좋아하는 골퍼라면 로열 트룬에서 골프의 진수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의 드라이버 샷은 맥을 못 췄다. 페어웨이 적중률은 10번에 3번 정도였고 볼은 어김없이 러프에 빠지고 말았다. 깊고 험악한 러프는 롱 아이언으로 공략하기 힘들어 쇼트 아이언으로 레이업하며 탈출하는 데 급급했다. 그러다 보니 타수는 엉망진창이 돼 버렸다.

 

로열 트룬은 1873년 3월 존 하이에트 박사의 주도로 로열 트룬의 유지들이 동네 술집에서 만나 코스를 만들자고 뜻을 합쳐 탄생한 곳이다. 1878년 3월 올드 코스 6홀로 시작된 로열 트룬은 1880년 18홀로 레이아웃을 확정해 12홀을 만드는 데 10년의 세월이 걸렸다. 1895년 6월 또 하나의 18홀, 릴리프코스가 만들어지면서 36홀이 완성됐다. 1924년 포틀랜드로 이름을 바꾸고 별도의 9홀을 건설, 아마추어들이 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올드 코스는 7175야드의 파71이다. 후반 9홀은 전반 9홀보다 훨씬 어렵다. 홀마다 고유의 이름을 지니고 있으며 디 오픈 역사상 가장 긴 홀과 짧은 홀을 갖고 있다. 

 

‘턴 베리’로 불리는 6번 홀(파5·601야드)이 가장 긴 홀이다. 러프는 거칠고 페어웨이 목 부분은 좁다. 왼편에 위치한 2개의 벙커는 잘못 친 드라이버 샷을 ‘마수’에 걸리게 한다. 1982년 3라운드에서 보비 클렘펫이 12언더파를 치며 7타 차 선두를 달리다가 8타를 친 홀이기도 하다. 

 

‘우표딱지’라는 의미의 상징적인 8번 홀(파3· 123야드)은 가장 짧은 홀이다. 그러나 원 퍼트를 허용치 않는 악명 높은 홀이다. 

 

그린은 가로로 길게 만들어져 폭이 좁고 솥뚜껑처럼 생겼다. 그린에 볼을 올려만 놓아도 강한 바닷바람에 의해 5개의 벙커 안으로 들어간다. 윌리 파크가 한 잡지에 “우표만 한 퍼트 공간이 있다”고 표현하면서부터 ‘포스트지 스탬프’ 홀로 불렸다.

 

‘레일 웨이’로 명명된 11번 홀(파4·490야드)은 라운드의 성패 여부를 가르는 홀이다. 기차선로가 그린의 오른편 에지로부터 조금 떨어져 있다. 벙커 외에 주변에 널려있는 ‘가시금작화’가 심리적인 압박 요소가 되기도 한다. 2004년 어니 엘스가 무명인 토드 해밀턴에게 연장전에서 아쉽게 패한 홀로도 유명하다.

 

클럽하우스는 목조 건물이다. 1878년 철도 객차를 개조해 만들었다. 10년 후 석조 건물로 탈바꿈했고, 20세기 이후 지금의 현대식 클럽하우스를 완성했다고 한다. 클럽하우스에 ‘흡연실’을 최초로 만들어 주변의 관심을 끌었다. 골프 박물관도 있어 골프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프라이빗 골프장이지만 5월부터 10월은 주중 2일만 비회원에게 라운드 기회가 주어진다. 2개월 전에 신청서와 핸디캡 인증서(남 20, 여 30)를 제출해야 이용할 수 있다. 청바지를 입고선 출입할 수 없다. 

 

로열 트룬은 1923년 뮤어필드를 대신해 디 오픈을 개최했다. 2004년까지 디 오픈을 8차례 개최했다. 디 오픈은 1860년 바로 옆 프레스트윅 골프클럽에서 개최됐다. 

 

이듬해에는 대회의 문턱을 낮춰 누구나 참가할 수 있도록 했으니 엄밀히 말하면 디 오픈 역사는 1861년에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1870년에는 영 톰 모리스가 3회 연속 우승으로 ‘챌린지 벨트’를 영구 보관하게 됐고, 새로운 우승 트로피의 제작이 불가피해졌다. 하지만 프레스트윅 회원들은 새 트로피 제작에 반대했다. 

 

이로 인해 겨우 15파운드, 당시 말 한 필 가격의 돈을 내지 않아 1871년 대회가 무산됐다. 1872년 세인트앤드루스와 에든버러의 ‘아너 오브 컴퍼니’가 디 오픈 우승 트로피 제작 비용을 공동으로 부담하기로 합의했고, 대회가 재개됐다. 이때 만든 트로피가 오늘날까지 전해오는 ‘클라렛 저그’다. 

 

1873년 클라렛 저그와 함께 디 오픈은 프레스트윅이 아닌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렸고 이후 프레스트윅, 세인트앤드루스, 머셀 버러 등이 비용을 분담하며 주최권을 나눠 갖게 됐다. 뮤어필드가 1923년 코스 리노베이션에 들어가면서 대회를 개최할 수 없게 되자 로열 트룬이 대체 후보지로 기회를 얻었다. 

 

또 1925년 디 오픈이 프레스트윅에서 열렸는데 장소가 협소한 탓에 갤러리가 선수의 발을 밟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프레스트윅은 디 오픈의 개최지에서 영원히 제외됐다. 그래서 프레스트윅과 담장을 맞댄 로열 트룬이 행운을 얻게 됐다.

 

김운용: 호서대 골프학과 교수 겸 세계 100대골프장 선정위원

■ 제공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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