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푼첼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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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푼첼 1편

0 개 1,671 송영림

부모와 자식에 관한 이야기

라푼첼은 천륜(天倫), 즉 부모와 자식에 관한 이야기이다. 끊임없이 내 품에 가두고 내가 원하는 대로 자식을 키우고자 하는 부모와 머리가 자라면서 점점 그 품에서 벗어나 독립하고자 하는 자식의 이야기이다. 부모는 자식의 머리끄덩이라도 붙잡아 내 안에 가두고 내가 원하는 대로 자라고 살아주기를 바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때가 되면 자식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독립할 수밖에 없고 또 그래야만 한다. 

 

요즘 자식의 주변을 뱅뱅 돌며 모든 것을 다 간섭하는 헬리콥터 부모(helicopter parent), 자식 앞의 모든 방해물을 알아서 치워주고자 하는 잔디깎기 부모(lawnmower parent), 지나친 엄격함으로 내 아이를 최고로 만들고자 하는 타이거 부모(tiger parent) 등 여러 가지 부모의 유형을 꼬집는 새로운 말들이 생겨나고 있다. 또 경쟁심과 일등주의 속에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하루하루를 버티고 견디다 못해 자살을 결심하는 청소년들에 대한 기사를 접할 때 그 안타까움은 말로 다 표현할 수가 없다. 더구나 사교육과 엄마들을 향한 증오가 무섭게 녹아 있는 초등학생 어린이의 시가 나라 전체를 뒤흔드는 것을 볼 때 이 나라의 교육문제와 어른들에 대한 심각한 경고장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이제는 정말 변화해야 할 때이다. 그리고 그 변화를 위해 이미 잘 알고 있는 옛이야기‘라푼첼’을 새로운 시각으로 주목할 수 있기를 바란다. 

 

라푼첼

 

옛날 오랫동안 아이를 소망하였으나 아이가 생기지 않는 한 부부가 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임신을 하게 되었고 아내는 여자마법사의 정원에서 자라고 있는 상추가 먹고 싶어 안달이 났다. 그러나 정원은 높은 담벼락에 둘러싸여 있었고, 그 정원의 주인은 엄청난 힘을 갖고 있는 마법사였기 때문에 아무도 그 안으로 들어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상추를 먹을 수 없는 아내가 나날이 몸이 수척해지고 얼굴이 창백해지자 남편은 어스름을 틈타 담장을 넘어 정원으로 몰래 숨어들어간 다음 상추를 한 움큼 뽑아 아내에게 가져다주었다. 맛있게 상추를 먹은 아내는 이튿날이 되자 상추가 곱절이나 더 먹고 싶어졌다. 남편은 다시 한 번 정원으로 숨어들어갔다. 그러나 바닥에 내려선 순간 바로 눈앞에 버티고 서 있는 마법사를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다. 남편이 분노에 찬 마법사에게 사정을 말하며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하자 마법사는 화를 조금 누그러뜨리며 상추를 따가는 조건으로 아이를 낳으면 자기에게 건네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엄마처럼 잘 돌보아 줄 테니 걱정하지 말하고 했다. 남편은 겁에 질린 나머지 마법사의 요구를 들어주겠다고 말했다. 

 

아내가 아이를 낳고 누워 있자, 이내 마법사가 나타나 아이에게 ‘라푼첼’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는 아이를 데리고 사라졌다. 라푼첼은 무럭무럭 자라 태양 아래 가장 아름다운 소녀가 되었다. 라푼첼이 열두 살이 되던 어느 날, 마법사는 라푼첼을 숲에 있는 탑 꼭대기에 가두었다. 그 탑에는 올라가는 계단도 문도 없었으며, 다만 맨 꼭대기에 조그만 창문이 하나 있을 뿐이었다. 마법사는 탑 안으로 들어가고 싶을 때면 탑 아래에서 라푼첼의 이름을 소리쳐 부르며 머리카락을 늘어뜨리라고 말했다. 라푼첼은 마치 황금실로 짠 것 같은 길고 아름다운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다. 라푼첼은 마법사의 목소리가 들려오면 쪽진 머리를 풀어 창문 꼭대기에 달린 고리에 동여맨 후 머리카락을 십 미터가 넘는 땅바닥으로 늘어뜨려주었고 마법사는 그 머리카락을 타고 위로 올라갔다. 

 

<다음호에 계속>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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