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이야기 7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바보 이야기 7편

0 개 1,371 송영림
바보 이야기 3 - 어린 바보 이바누슈카(러시아)

이바누슈카에게서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심리적 문제는 그림자 투사에 관한 것이다. 융 심리학에서 그림자란 우리가 외면하거나 무의식 속에 숨겨온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의미한다. 그림자를 인정하고 받아들여 심리적인 불균형을 바로잡을 수 있어야 하고, 그림자와의 대면을 통해 자기 안의 모순과 갈등을 극복하고 온전한 자신을 되찾아야 한다. 

자신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모두 감싸 안은 후에야 자기완성을 이룰 수 있으며, 이것은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 방법이자 개인은 물론 인류의 평화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의식적으로 그림자 작업을 하지 않으면 그림자를 남에게 투사하게 된다. 이것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한다는 뜻이다. 

인간 역사의 어두운 장은 타인에게 자신의 그림자를 전가할 때 펼쳐진다. 남자는 여자에게, 백인은 흑인에게, 전쟁이나 청소년들의 집단따돌림 문제, 개인 간의 싸움 역시 그림자 작업과 깊은 관련이 있다. 누군가가 자신의 그림자를 투사해 올 경우 싸움에 대응하지 말고 그냥 지나치도록 내버려두어야 한다. 타인의 그림자가 노출된 곳에서 대응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천재적인 능력이다. 세상 그 누구도 타인에게 자기 그림자를 내려놓을 권리가 없다. 

집안에서 막내는 보통 가장 미숙하고 경험이 없으며 늦게 터득하는 사람이다. 또 물리적인 힘이나 권위적인 부분에서도 약자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를 그림자 투사에 대입해 볼 때 딱 맞아떨어지는 데가 있다. 

형들이 자신의 그림자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할 때 그것을 가장 약자인 막내에게 투사하는 것이다. 이러한 그림자 투사는 주변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어떤 집은 그 집안에서 가장 착한 큰아들이 그림자 투사의 대상이고, 어떤 직장에서는 가장 말없고 잘 참는 사람이 그림자 투사의 대상이다. 

정작 나도 심신이 힘들고 부정적인 상황에 놓였을 때 도화선처럼 타들어가던 그것을 나의 어머니에게 폭발시키는 경우가 있다. 내가 어떤 모습을 보여도 어머니는 늘 나를 한결같이 사랑하니까 가능한 일이다. 이렇게 이론도 알고, 금방 뉘우치고 사과할 것을 종종 반복하여 어머니를 향해 투사하곤 하니 나 역시도 그림자 작업을 한참이나 해야 할 어리석은 인물이다. 

이바누슈카는 마지막에 형들을 골탕먹이면서 끝나는데 과연 그가 정말 바보였는지 생각하게 만든다. 결국 그는 형들의 그림자 투사를 다 받아내며 지나가도록 내버려둔 천재였고, 탐욕에 눈먼 형들이 스스로 파멸해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그 결과 역시 당연한 것이 아닌가 싶다. 

<다음호에 계속>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선거와 이미지

댓글 0 | 조회 176 | 1일전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읽는 예술이다… 더보기

가스 안전에 관하여

댓글 0 | 조회 223 | 2일전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입… 더보기

멀어도 멀지 않은 길

댓글 0 | 조회 97 | 2일전
스페인에서 온 연인의 범어사 템플스테… 더보기

종자

댓글 0 | 조회 88 | 2일전
시인 최 재호울음 그친 하늘이 다시 … 더보기

알고 나면 속 시원한 학생비자

댓글 0 | 조회 367 | 2일전
뉴질랜드에서 학업을 시작하고자 하면,… 더보기

Pink Shirt Day

댓글 0 | 조회 425 | 2일전
2024년 5월17일(금요일)은 핑크… 더보기

잔인한 5월

댓글 0 | 조회 413 | 2일전
‘그니까요 쌤~ 제가 자~알 알아 들… 더보기

유익균을 늘리고 유해균을 억재하는 식사와 생활 습관

댓글 0 | 조회 818 | 3일전
1. 유익균이 좋아하는 음식과 습관들… 더보기

두 죽음의 방식: 홍세화와 서경식

댓글 0 | 조회 496 | 3일전
▲ 왼쪽부터 고 홍세화 장발장은행장,… 더보기

우리 명상은 철저한 내공

댓글 0 | 조회 132 | 3일전
명상에는 크게 외공(外功)과 내공(內… 더보기

쓰레기통을 내어 놓다가

댓글 0 | 조회 903 | 3일전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고양이 발걸음도… 더보기

지출 내역 절약하기

댓글 0 | 조회 378 | 3일전
사업을 운영하는 것은 항상 특정 비용… 더보기

아이가 밥을 잘 먹지 않고 잔병치레가 잦나요?(1)

댓글 0 | 조회 143 | 3일전
일반적으로 허약아란 몸이 야위고 자주… 더보기

건강을 위해 맨발로 걷는다

댓글 0 | 조회 405 | 6일전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은 있어도,… 더보기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883 | 2024.04.24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323 | 2024.04.2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619 | 2024.04.24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545 | 2024.04.24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641 | 2024.04.24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448 | 2024.04.24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209 | 2024.04.24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283 | 2024.04.23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47 | 2024.04.23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43 | 2024.04.23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202 | 2024.04.23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