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낳아 키우면서 사실 부모의 걱정과 염려는 끝이 없어서 자녀들을 연약한 존재로 여기거나 자라면서 미숙해서 저지르는 실수들을 바라보면서 미덥지 못하다 여기게 된다. 게다가 기대치에 못 미치는 자녀들로 인해 실망과 좌절을 느끼거나 때론 아무리 말을 해도 고쳐지지 않는 습관들 때문에 분통이 터지거나 하면서 부모는 자녀들이 더 더욱 걱정스런 존재이며 내가 아니면 그 인생 어쩌랴 하는 심정으로 키우기 때문에 자녀들의 성숙함과 생각들을 잘 읽어내지 못할 때가 많은 듯 하다.
필자가 상담실에서 자녀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것은 부모가 생각하는 자녀들 보다 그 아이들은 훨씬 성숙해서 부모에게는 말해보지 않았지만 부모의 어떤 상황들 형편들을 염려하고 걱정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힘든 상황일수록 가슴 아파하고 괴로워하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보고 싶지만 자신들을 못미더워하는 부모 때문에 오히려 그들은 부모를 위로하고 작은 일이라도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지 못하는 그래서 작고 큰 좌절감이 실망감이 그들에게도 있는 것을 발견한다.
가족으로써 무엇인가를 함께한다는 것이 그들을 더욱 자라게 만들 수도 있고 부모에게도 자녀들의 성장을 느끼고 깨닫게 하는 중요한 경험이 되는데 그럴 기회를 자녀들에게 제공되지 못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어떤 부모는 너무 사실적으로 집안의 형편이던지 배우자와의 문제들을 스트레스나 화를 해소하면서 자녀들에게 오히려 스트레스를 줄 때가 많은데 그런 경우와 서로의 어려움을 공유하고 의지하고 위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집안에 있는 문제들을 모두 느끼며 살아가는데 그것에 대해 말하지도 못하면서 마음에 근심과 아픔을 쌓게 되면서 자신에게 있는 학업이나 관계의 어려움등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과 더불어 마음을 점점 무겁게 짓 누르는데 부모의 감정적인 하소연은 그들의 마음만 무겁게 할 뿐이다.
부모가 어려운 형편에 있으면서 자녀들을 양육할 때 힘들고 괴로워도 자녀들을 위해 죽기 살기로 노력한다고 느끼면서 자녀들을 바라보면 그들은 더욱 부모의 기대에 못 미치게 보일 수도 있고 그로 인해 자녀들과 갈등을 겪을 수도 있게 되는데 이런 것들이 맞물리면서 어쩌면 자녀들은 몇 배로 힘든 입장에 처하게도 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녀들에게는 그들만의 힘과 능력이 있고 그것들을 억누르지 않고 누릴 수 있도록 기회들이 주어지면 성과나 시간차이는 있겠지만 그 안에서 더욱 강하고 성숙해질 수 있는 연습을 하게 된다.
아직은 미숙해서 부모가 보기에 어린 아이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아이들을 만나면서 종종 듣는 얘기가 어른이 되고 대학을 가고 직장을 가지고 하면서 부모의 어려움을 덜어드리고 싶다고 말하거나 부모가 사이가 좋지 않은 데 회복이 되면 좋겠다거나 건강과 경제적 어려움들도 염려하면서 얼른 돈을 벌고 싶다거나 형제 자매에 대한 염려까지… 자녀들도 그 가정 안에서 부모 눈에는 방 안에만 있는 듯하고 사춘기가 되면서 멀어진 듯 하고 말도 걸기 힘든 자녀라고 여길 수 있지만 자녀들은 그들 나름대로 가정을 생각하고 어떤 계획들을 품고 도움이 되고 싶어하며 때론 그 가정을 책임지는 역할까지 해나갈 미래를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 아이들을 볼 때마다 나 자신도 내 자녀들을 떠올려 보면서 그 아이들도 그런 마음일 수 있겠구나…. 그러니 우리 부부만 잘 하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자녀들에게 힘이 되는 부모가 되고 싶은 마음이 때론 착각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면서 그 아이들에게 근심이나 걱정이 되지 않는 부모가 되면 잘 사는 것이구나 좋은 부모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나 잘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