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그 옛날에도 주변에서 “누구 누구가 세상을 떠나셨데 혹은 돌아가셨데”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하지만 그땐 슬프기는 하여도 그 사실들이 피부에 강하게 와닿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인가 “세상을 떠나셨다”는 말을 들을 때면 남의 일같지 않고 곧 닫쳐올 일처럼 가슴을 강하게 짖누르는 그 무언가가 있다. 그리고 이런 느낌들이 너무나 자주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아마도 나이들어감을 의미할 것 같다.
나이는 들어가고 있는데 그리고 시간은 계속 흘러가고 있는데 여전히 해야할 일들을 뒤로 미루며 ‘조금만 더 있다가 하지’하며 마음에 별다른 거리낌없이 아주 쉽게 흘려보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든지, 사람이든지, 아니면 어떤 조건이나 상황 등이 그것을 할 때까지 기다려줄 것이라 믿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조금만 있다가’, ‘한가해지면’, ‘이것만 마무리해놓고’..... 이러는 사이에 시간도 흐르고, 사람도 떠나고, 환경이나 조건도 달라져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되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미 잘 알고 있듯이 정부에서는 2025년에 흡연율을 5% 이하로 떨어지게해 세계 최초의 금연국가를 이룬다고 했다. 그때까지 주어진 시간은 10년, 매년 적어도 1% 이상 흡연율이 줄어들어야만 2025년에 금연국가를 이룰 수 있다. 정부는 2025년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지금까지 지원해온 모든 금연서비스들을 재조명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회계년도가 시작되기 전에 아마도 재정비된 금연서비스들이 선을 보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 말은 2006년 4월부터 1,000명에 달하는 한국인들이 영어가 아닌 모국어로 가능한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무료로 받아온 것과 동일한 금연서비스를 와이테마타 PHO에서 계속 제공할 수 있을지 100% 보장할 수 없음을 뜻한다.
몇 달전부터 금연서비스를 받은 사람들에게 문자나 이메일을 보내기 시작했다. 아직 4분의 1 정도 밖에 하질 못했지만 여전히 금연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에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아직도
“담배는 끊어야하는데 지금은 너무 바빠요”,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담배 끊는 것이 어렵네요”,
“전에는 일이 없어 담배를 끊어야했지만 지금은 너무 바빠 피곤은 하지만 수입이 많으니 담배가 비싸긴 해도 그리 큰 문제가 안되요”,
“담배는 의지만 있으면 되지 특별한 도움은 필요없어요”,
“혼자 해보다가 안되면 연락드릴게요”,
“아직은 담배 끊고 싶은 생각이 없네요”,
“술도 안마시는데 심심한 이 나라에서 담배까지 끊으면 뭘 하며 살라고요”,
“아직은 몸이 견디어주니까 담배를 좀 더 피우다 끊을게요”,
“연락처 가지고 있으니까 준비가 되면 연락드릴게요”,
“식구들이 담배를 끊으라고 옆에서 계속 잔소리를 하지만 아직은....” 등등
몇 달전에도, 몇 년전에도 같은 말을 하면서 금연을 계속 뒤로 미루고 있다.
과연 언제까지 식구들이 기다려주고, 언제까지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까? 또한 언제까지 바쁘게 일할 수 있을까?
그러나 사람들은 이미 그 어떤 것도 영원히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것을 살면서 많이 경험했다. 그 어떤 일을 할 때까지 모든 것이 기다려줄거라 생각했는데 병에 걸리고, 아내가 죽고, 아이들이 어느덧 자라 사회인이 되어버린다.
그러면서 ‘진작에 할 걸”, “이제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네”, “이제 그런 일 안하세요? 어떻게 하나...., 그럼 어디에 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나요?”.... 하며 후회하거나 아쉬워하기도 하고 때론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난감해한 적도 있을 것이다.
금연도 마찬가지로 이제 담배를 끊으려 하는데 금연커뮤니티같은 서비스를 받을 수 없게 된다면 “어떻게 하지”, “어디로 가 도움을 받지” 이러며 난감해하지 않을까?
계속 미루다 ‘금연을 언제까지 미룰 것인가?’
이젠 ‘해야하는데’, ‘하는 것이 좋은데’,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고’라 말하는 것에서 벗어나 ‘나는 지금 금연을 할 것이다’라는 각오와 결단이 절실히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