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와 나무꾼 4편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선녀와 나무꾼 4편

0 개 1,540 송영림
<선녀와 나무꾼>에서 나무꾼이 사는 지상은 시집을 의미하고 하늘나라는 선녀가 살던 친정을 의미한다. 선녀가 지상에서 아이를 얼마나 낳든 늘 하늘나라를 그리워하는 심정은 어쩌면 당연하다. 특히 자신의 날개옷을 빼앗긴 가장 취약하고 무방비한 상태에서 나무꾼의 아내가 될 수밖에 없었던 선녀로서는 너무나 당연한 그리움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한 선녀를 날개옷으로 꼭꼭 붙잡고 있는 나무꾼은 어쩌면 조금 치사하고 야비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선녀 역시 하늘나라로 상징되는 과거의 자신 또는 친정만 계속 그리워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좀 더 성숙한 자세로 자신이 선택한 남편을 인정하고 과거에 대한 그리움에서 빠져나와 현실을 직시하여 결혼생활을 책임지고 영위해 나갈 필요가 있다. 계속 과거만을 그리워하고 하늘나라로 도망칠 기회만 엿보는 것은 결혼한 여인으로서 성숙한 자세가 아니다. 

그래서 나무꾼이 하늘나라로 올라왔을 때 그를 반갑게 맞이하고 온전히 그의 편이 되어 도와준 선녀의 마음과 행동은 매우 바람직하다. 이는 나무꾼이 선녀를 그리워하고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직접 선녀를 찾아 나선 용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기도 하다. 그가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다면 처자식과의 만남은 결코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고부 갈등에 대한 문제와 해결책은 ‘수탉유래형’ 또는 ‘지상회귀형’의 옛이야기를 통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보통 ‘수탉유래형’ 또는 ‘지상회귀형’ 이야기는 두레박을 타고 하늘로 올라간 나무꾼이 땅에 있는 어머니를 그리워하여 내려왔다가 선녀의 금기를 어겨 하늘로 오르지 못하고 죽어 수탉이 된 후 매일 아내를 그리워하며 운다는 이야기이다. 이때의 금기는 천마를 타고 지상으로 내려간 나무꾼이 발을 땅에 디뎌서는 안 된다는 것이며 대부분 어머니가 권하는 호박죽이나 박국 또는 떡국을 먹다가 너무 뜨거워 쏟는 바람에 천마가 놀라 나무꾼을 떨어뜨리고 혼자 하늘로 올라간다는 내용이다. 

어머니가 붙잡을 때 아들은 이제 과거의 어머니 편이 아닌 현재의 아내 편이어야 한다. 이미 결혼은 독립을 뜻하고 아들은 아내와 자식을 책임질 막중한 위치에 놓여 있다. 나무꾼이 발 디디는 땅은 흔히 대지를 어머니로 여기듯이 여기에서도 마찬가지로 어머니를 의미한다. 그러나 여기에서의 땅은 아주 좁은 범위의 땅으로 그저 나무꾼이 발을 디디는 바로 그 곳일 뿐이다. 그가 더 넓은 땅을 밟기 위해서는 어머니로 상징되는 그 좁은 땅을 밟아서는 안 된다. 어머니는 이미 현재가 아닌 과거이며 이제는 현재의 아내에게 충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때 어머니가 주는 음식은 보통 호박죽, 박국, 떡국 등인데 이는 모두 준비하는 데 시간과 노고를 많이 필요로 하는 음식들이다. 이 음식들의 상징은 어머니가 아들을 정성스레 키우고 거두었으며 오랫동안 곁에 두고자 하는 욕망이 담겨 있다. 그러할 때 아들이 어머니를 매정하게 뿌리치지 못하는 것 역시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꼭 효도라는 이름을 걸지 않더라도 매정하기는 어려운 일일 것이나 아들은 그러한 어머니의 치마폭에서 이제는 벗어나야만 한다. 효도라는 명목 하에 어머니에게 의지하여 그 음식을 받아먹고 있을 것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아내와 자식을 책임지는 아버지로서 우뚝 서야 하는 것이다. 짐승들이 자식을 낳은 후 때가 되면 멀리 쫓아내 독립시키는 것처럼 어머니와 아들은 각각 자신의 자리에서 독립적으로 설 필요가 있다. 그때 아들의 선택은 어머니보다는 아내를 우선순위로 두어야 한다. 이제 우선순위는 과거인 어머니가 아니라 현재의 선녀가 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송영림: 소설가, 희곡작가, 아동문학가                    
■ 자료제공: 인간과문학

건강을 위해 맨발로 걷는다

댓글 0 | 조회 378 | 3일전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은 있어도,… 더보기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852 | 2024.04.24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307 | 2024.04.2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570 | 2024.04.24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523 | 2024.04.24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621 | 2024.04.24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431 | 2024.04.24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99 | 2024.04.24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250 | 2024.04.23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39 | 2024.04.23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36 | 2024.04.23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176 | 2024.04.23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43 | 2024.04.23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118 | 2024.04.23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511 | 2024.04.20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87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96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52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647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227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83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78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56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44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22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