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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자살이 아니다!

0 개 1,893 동진 스님
한국의 추운 겨울 구정인 설을 지내고 얼마 후 마을 이장과 청년협의회 회장이 어느 부인과 딸을 동반하고 저를 찾아 왔습니다. 모처럼의 만남이라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자리를 권하고 작설차를 대접하고 미소를 전했지만 모두 슬픔에 잠겨있고 침묵이 이어 졌습니다. 

사연인즉 작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잘 다니던 23살의 큰 딸이 13층 아파트에서 아래로 투신자살하여 오늘 4일째 되는 날인데 스님을 찾아 왔다는 내용입니다. 저도 순간 가슴이 아프고 조의를 표하고 위로를 드렸습니다. 

무슨 일로 꽃다운 나이에, 항상 희망에 부풀어 있어야 할 나이에, 사랑할 나이에 세상을 포기할 만큼 큰 상처를 앉고 살았는지, 그래서 죽음 이외에 다른 출구가 없었는지, 어떤 의식 구조의 삶을 살았기에 그 높은 곳에서 평소 아래로 보면 어찔어찔 한데 투신자살 할 용기가 어디서 났는지 비통하여 말 할 수 없는 감정이 복받쳐 옵니다.

부모들은 자녀들을 어떻게 교육하고 관리하고 사랑 해 왔는지 의문이 들기도 하고 그런 상태에 이르기까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애처로워 집니다.

부모님의 사랑은 지극한데 딸은 이 세상 보다는 더 높은 이상과 꿈을 찾아 저 세상으로 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죽을 때의 마음이 원망과 분노와 미움으로 꽉 차 있었다면 죽음 이후에도 그 마음을 달래고 깨우치는데는 상당한 어려움을 만나고 그 영혼이 사랑과 평화를 찾기에는 용서와 사랑이 함께 해야 하는데 그런 마음으로 바뀌지 않으면 새 생명을 받아 나는데 큰 난관을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삶이란 단순히 일자리나 직업에 불과한 것은 아니며 놀랄 만큼 광범위하고 심오하고 신비하여 우리들이 인간으로서 기능을 발휘하는 광대무변한 영역임을 알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나 봅니다.

가정교육, 학교교육이 삶의 모든 과정을 이해하도록 하고 일자리를 구하고 밥벌이를 하는 것을 가르치지만 우리들은 오직 그 목적을 위해서만 교육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몰랐나 봅니다.

인도의 성자 ‘크리슈나무르티’는 “삶을 이해한다는 것은 시험 준비나 하고 수학이나, 물리학이나, 네가 좋아하는 무엇에서 아주 뛰어나다는 것이나, 앞으로 무엇이 되려는 의지보다 훨씬 중요하다... 삶이란 이 모든 것들이며, 그보다 훨씬 차원 높은 무엇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일반적으로 그 삶의 작은 한 쪽 귀퉁이만 이해하도록 스스로 준비를 갖춘다.

우리들은 어떤 시험에 합격하고, 직장을 구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고, 그리고는 점점 더 기계화된다. 우리들은 삶을 두려워하고, 불안해하고, 겁을 낸다. 만일 단순히 밥벌이를 위한 준비를 스스로 하는 정도라면 우리들은 삶의 의미 전체를 상실하는 셈이다.

온갖 미묘함과, 놀랄 만큼의 아름다움과, 슬픔과 기쁨을 지닌 삶의 광활한 공간을 이해하도록 너를 도와주지 않는다면 교육은 분명히 아무런 의미가 없다. 너는 학위를 얻고, 이름 뒤에는 그럴듯한 명칭들이 줄줄이 따라오고, 아주 좋은 직장을 얻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다음에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 과정에서 네 이성이 둔감하고, 지치고, 우매해진다면 그것이 다 무슨 소용이 있다는 말인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부모와 사회는 자녀들이 안전하게 살기를 바라고, 자녀들 역시 안전하게 살기를 원합니다.

안전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모방 속에서, 큰 창조 없이 일상적 모습으로 살아간다는 의미가 됩니다. 자녀들은 이런 세계에 잘 조화되도록 교육되어 지고 사회라는 틀 속에 잘 맞아야 한다는 권고를 듣고, 훈련을 받습니다. 본인들도 또 그렇게 되기를 원하며 살아가니 때론 답답하고 삶의 갈증을 느끼게 됩니다.

세계는 각기 다른 신념들과, 신분 및 계급의 차별과, 분리를 시키는 국적과, 온갖 형태의 우매함과 잔인성 때문에 분열되어 가는데 이런 일들을 만나면 적응하기 힘들고 극복하기 어려워져서 삶이 무겁고 자신이 없어집니다. 사회질서의 흐름에 동조하도록 그냥 맡길 것인지 아니면 자유를 지향하고, 다른 사회를,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삶을 살 것인지 고민해야 합니다. 

거짓들에 진저리난 절망에 빠진 영혼들이 진리인 사랑을 만났을 때 자신의 생각들 안에 안주하고 한계내의 삶이 최고의 삶인 줄만 알고 살아가는 고집스런 사람들에게 보다 수월하게 마음의 문을 열게 해야 합니다. 이런 자세들이 자신에게 형성된 생각 [관념, 이념, 아집, 자아]까지 모조리 포기하고 던져 버린 불교의 고승들도 불가능했다는 최고의 경지까지 도달할 수 있게 되는 에너지입니다.

삶은 정말로 아름답고,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이 참인지를 스스로 발견해 가는 과정이고 사랑을 나누는 것 입니다. 삶의 풍요함을, 그 심오함을, 그 아름다움을 누릴 수가 있어야 합니다.

끊임없이 탐구하고, 끊임없이 관찰하고, 끊임없이 체험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럴 때 진리나, 하느님이나, 부처님이나 사랑을 발견하게 되고 깊이 의식할 수 있게 됩니다. 

막다른 곳에 도달한 자신의 슬프고 아픈 영혼들이 무한한 삶에 대한 진실을 바라보고 사랑을 수용하고 나눌 수 있는 마음의 눈이 열릴 때 축복이 함께 할 것입니다.

삶은 자살이 아니고 축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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