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와이탕이 데이

연재칼럼 지난칼럼
오소영
정동희
한일수
김준
오클랜드 문학회
박명윤
수선재
천미란
박기태
성태용
명사칼럼
수필기행
조기조
김성국
채수연
템플스테이
이주연
Richard Matson
Mira Kim
EduExperts
김도형
Timothy Cho
김수동
최성길
크리스티나 리
송하연
새움터
동진
이동온
멜리사 리
조병철
정윤성
김지향
Jessica Phuang
휴람
독자기고

잔인한 와이탕이 데이

0 개 2,392 김지향
와이탕이 데이 때, 파미 테마나와 박물관에서 주최하는 행사에 참여를 했었습니다. 내가 만든 모자들과 우리 가족이 만든 꽈배기 도넛을 판매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지난 주 내내 비가 오고 바람이 심하게 불더니, 행사를 하는 어제의 날씨는 한겨울을 연상하게 했습니다. 판매를 하러 나간 딸들은 너무 추워서 겨울 코트를 입고 있었고, 준비를 해간 꽈배기와 차가운 음료수들은 팔리지를 않았습니다. 

모자가 특이해서 모자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있긴 했었지만, 그 추운 날 모자를 쓰고 싶은 생각은 나지도 않았을 겁니다. 그러던 중 파라솔이 심한 바람에 날아가 우산살 하나가 망가진 것입니다. 완전 망한 장사였지요.

벤 수리비가 천불하고도 몇 백 불은 더 들어야 하기에 이번 장사가 보탬을 줄 수 있을 줄로 알았었는데, 그 꿈이 너무 야무진 꿈이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오히려 돈을 더 날려버리기만 했네요. 하지만 아이들이 의기소침해지지 않아서 다행으로 여깁니다.

첫째와 막내가 아르바이트를 가는 시간에 둘째와 내가 판매를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두 딸들이 아르바이트를 가기도 전에 장사판을 내리게 되어 버린 것이죠. 따끈한 차를 마시고 두 딸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러 갔고, 나는 재봉틀질을 했습니다. 요즘 시간이 나기만 하면 재봉틀 앞에 앉아 있거든요.

우리 집 저녁 시간은 늘 늦습니다. 아이들이 아르바이트를 모두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다 함께 먹거든요. 채소 위주의 식사 준비를 하다 보면 늘 저녁 준비가 분주합니다. 고기보다 칼로리가 적으니 많은 양을 해야 할 것이며, 유별나게 밥보다 반찬을 많이 먹는데다 밑반찬을 좋아하지 않으니 준비할 것이 많습니다. 둘째가 아프기 시작하면서 우리 가족의 식단이 이렇게 바뀌었는데, 우리에게는 좋은 결과로 봅니다.

그 어느 때처럼 식사 준비를 끝내고 식구들을 기다리는데, 막내가 큰 비닐 주머니를 들고 집에 온 것입니다. 일하는 레스토랑에서 가져온 온 초밥 여러 가지 음식들이었습니다. 그 집 역시 장사를 제대로 못한 것이었죠. 내가 만든 반찬과 그 집 음식으로 저녁을 먹고 일찍 잠을 잤습니다.

오늘 새벽에 일어나 하늘은 보니 어쩜 이리도 맑고 청아할까요? 어제와는 딴판이었습니다. 이런 게 삶이려니 하면서도 어제 생고생을 한 아이들이 안쓰럽더군요. 하지만 언제 그랬느냐는 듯 아이들의 표정은 밝기만 했습니다. 지금 막내만 잠자리에 있고 모두들 아르바이트를 하러 나갔네요. 

나는 아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기를 바랍니다. 이왕이면 풍요를 함께 누리면서요. 나 역시 그렇게 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큰딸과 함께 사업체를 하나 계획하는데, 인터넷으로 아이디어 수제 상품을 만들어서 파는 것이었습니다. 로고도 만들었고, 사진 작업부터 필요한 모든 준비 작업은 마친 상태입니다. 

이 사업은 큰딸이 나를 위해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것을 좋아하는데다 평생 손으로 만드는 일을 하며 그 방면으로 아이디어가 풍부한 내 재주를 늘 안타까워하더니, 기어코 일을 저지른 것이지요. 인터넷 시장이 생각보다 가능성이 많다면서 계획을 추진한 것입니다. 

이제껏 뭔가 하나가 생각이 나기만 하면, 같은 종류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조금씩 다르게 질릴 때까지 여러 개를 만들어 놓고, 혼자 반해서 신이 나 있는 나를 볼 때마다 가게라도 하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었나 봅니다.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의 인정을 받기가 가장 힘이 드는데, 나는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나를 인정해 주고 있으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올해는 와이탕이 데이가 우리 가족에게 잔인한 날이었지만, 우리의 사랑을 더욱더 돈독하게 해 준 날입니다. 앞으로 인터넷과 행사장에서 내가 만든 물건들을 열심히 팔아주겠다는 아이들의 그 큰 사랑에 가슴이 먹먹하군요.

잔인한 와이탕이 데이가 감사한 날로 느껴지네요.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건강을 위해 맨발로 걷는다

댓글 0 | 조회 17 | 27분전
‘한 번도 안 해 본 사람은 있어도,… 더보기

박노자 “성공만 비추는 한국식 동포관, 숨은 고통과 차별 외면”

댓글 0 | 조회 822 | 2024.04.24
▲ 노르웨이 오슬로대 인문학부 교수이… 더보기

4월

댓글 0 | 조회 290 | 2024.04.24
갈보리십자가교회 김성국까까머리 학창시… 더보기

강화된 워크비자와 무슨 상관?

댓글 0 | 조회 1,508 | 2024.04.24
일요일이었던 지난 4월 7일, 이민부… 더보기

척추가 튼튼해야 건강이 유지됩니다

댓글 0 | 조회 497 | 2024.04.24
일상생활에서 어떤 특정한 동작을 할 … 더보기

어떤 종이컵 모닝커피

댓글 0 | 조회 595 | 2024.04.24
이른아침 부지런히 외출준비를 서두른다…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2

댓글 0 | 조회 420 | 2024.04.24
지난 시간엔 사회학자 엄기호님의 글을… 더보기

내 사랑으로 네가 자유롭기를

댓글 0 | 조회 187 | 2024.04.24
엄마와 딸의 춘천 청평사 템플스테이이… 더보기

은퇴를 위한 이주 선택 안내서

댓글 0 | 조회 1,223 | 2024.04.23
은퇴를 앞두고 뉴질랜드로 이주를 계획… 더보기

리커넥트 “Care to Self-care?” 멘탈헬스 프로젝트 보고

댓글 0 | 조회 230 | 2024.04.23
지난 4월9월 부터 4월11일까지, … 더보기

열흘 붉은 꽃 없다

댓글 0 | 조회 129 | 2024.04.23
시인 이 산하한 번에 다 필 수도 없… 더보기

동종업계 이직제한

댓글 0 | 조회 1,158 | 2024.04.23
고용재판의 절대 다수는 피고용인이 고… 더보기

장내 미생물과 질병의 연관성

댓글 0 | 조회 233 | 2024.04.23
장내 미생물이란 사람의 장에 살고 있… 더보기

단전관리 하는 법

댓글 0 | 조회 111 | 2024.04.23
호흡을 하면서 늘 단전관리를 해 주세… 더보기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등

댓글 0 | 조회 499 | 2024.04.20
팻 분(Pat Boone)의 감미로운… 더보기

로렐라이의 선율과 제주 4·3

댓글 0 | 조회 175 | 2024.04.10
▲ 영화 ‘비정성시’ 포스터지난해 출… 더보기

공부가 나를 망쳤다

댓글 0 | 조회 385 | 2024.04.10
공부를 하라고 해서 공부만 했는데, … 더보기

그 곳에 있었다 - 부처님도, 우리 마음도

댓글 0 | 조회 146 | 2024.04.10
경주 남산 용장골 ~ 연화대좌 순례용… 더보기

비자 심사 지연엔 다 이유가 있었네

댓글 0 | 조회 1,637 | 2024.04.10
본국 외의 그 어느 국가를 방문하더라… 더보기

이번달 수도요금이 너무 많이 나왔어요!

댓글 0 | 조회 1,211 | 2024.04.10
안녕하세요. 넥서스 플러밍의 김도형이… 더보기

시인

댓글 0 | 조회 177 | 2024.04.10
시인 :파블로 네루다전에 나는 고통스… 더보기

축기의 비결

댓글 0 | 조회 172 | 2024.04.10
* 제가 단전호흡을 할 때, 계속 비… 더보기

마이너스 인생 살아가기

댓글 0 | 조회 944 | 2024.04.09
개념적으로 마이너스 인생이라고 하면 … 더보기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아픈 기억에 마주했을 때

댓글 0 | 조회 436 | 2024.04.09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다보면 예기치 않… 더보기

현대인의 심리 불안, 대추차가 좋아요

댓글 0 | 조회 215 | 2024.04.09
최근 한방의 질병 예방 및 치료 효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