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면 늘 그렇듯 우리 집은 오픈 홈(Open Home)을 합니다. 오늘도 오픈 홈을 하였는데, 집을 사려는 임자가 아직까지 나타나지를 않았네요.
오픈 홈을 할 때마다 집을 비워줘야 하며, 평일이라도 갑자기 집을 보러 오겠다는 손님이 있으면 얼른 집 정리를 해 놓고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이제는 많이 익숙해져 있는 상황입니다. 살면서 이렇게 깨끗한 상태를 늘 유지하면서 살아본 적도 드므네요.
거의 열 달 가까이 온 가족이 다 함께 각자 자신이 할 일들을 찾아서 집 정리를 하였었으며, 오픈 홈을 하는 날에는 더욱더 집을 말끔하게 쓸고 닦고 하는 것입니다. 모두들 얼른 집이 팔렸으면 하는 한마음에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청소를 하는 것이지요.
올 한 해 내내 오픈 홈에 대한 부담감으로 정리정돈에 좀 더 신경을 쓰고 있는데다, 화병에 있는 꽃들도 늘 싱싱하게 활짝 웃고 있으니, 그 누가 갑자기 우리 집에 방문을 하여도 마음이 편하더군요.
한국에 사는 여동생과 전화 통화를 하다가 요즘 상황을 이야기 했더니, 동생이 막 웃으면서 한동안 어지르면서 살았으니 이제부터는 치우면서 살라고 집이 안 팔리는 것 같다고 말하더군요. 이번 기회로 늘 집을 깔끔하게 가꾸면서 살 수 있도록 훈련을 시키는 것일 거라고 말했습니다.
집이 팔리지 않고 있어서 마음이 많이 답답하고 이런저런 고생을 하게 되었지만, 집이 안 팔린 이유가 다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서 겪는 모든 일들은 꼭 필요해서 겪는 것이란 것을 요즘 더 확연하게 알게 되었다고 하면서, 좋지 않아 보이는 일도 꼭 필요해서 일어나는 것이니 원망하지 말고 감사해야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안 그래도 집이 안 팔리는 바람에 우리 가족의 나쁜 습관 중 하나가 사라져가고 있는 거 같아서 내심 기뻐했었는데, 동생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보고, 내 동생이 자신의 삶을 통해 커다란 진리를 깨우쳤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월이 가면서 이런 지혜도 얻게 해주는군요.
살아오면서 이런저런 시련들과 고난이 다가올 때마다 그 시련과 고난이 과거의 내 생각들과 행동들이 원인이었다는 것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는 때가 참 많았네요. 그런 시련이 다 지나가고 나서야 그 사실을 눈치 채게 되는 때가 대부분이었던 거 같아요.
몇 년 전부터 그 고통과 시련이 내가 불러들인 결과라는 것을 눈치 채고 나서 주위 환경과 남을 원망하는 대신에 나에게 다가온 시련에 감사하려 노력했었지만, 늘 깨어 있기가 정말 힘들었습니다. 세포 하나하나에까지 각인이 되어 있는 부정적인 생각이 내 눈을 가리게 되어서 그랬을 겁니다.
집이 오랫동안 팔리지 않자, 몸도 마음도 많이 지치면서 정신이 맑지 못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제껏 마음공부를 한 것에 대한 회의감이 일어나면서 생존에 대한 두려움이 목구멍까지 올라오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나에게 신기하게도 동생이 나 자신을 돌이켜보게 해주더니, 연락조차 제대로 하기 힘들었었던 지인이 전화통화로 ‘내 안의 보물’에 대한 각성을 하게 해주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다 나보다 나이가 적지만, 나를 크게 일깨워주는 말들을 해준 것이었죠. 이번 시련으로 나는 자상한 스승들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얻은 것입니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나에게 사색을 하게 해주는 스승들이지만, 이렇듯 남의 일을 자기 일처럼 여기면서 좋은 말로 격려를 해주는 큰 스승들도 있네요. 이런 아름다운 스승들을 통하여 ‘우리는 하나’이며 ‘우리 모두 다 함께 더불어 잘 살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우리 가족들도 오픈 홈 덕분에 ‘우리 모두 다 함께 잘 살아가는 방법’이 그다지 힘들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종잇장도 맞들면 가볍다는 사실과 우리는 하나라는 사실을 이번 경험 덕분에 스스로 깨달으면서 서로를 좀 더 아껴주고 생각해주게 되었습니다. 이렇듯 우리 집까지도 우리 가족에게 큰 깨우침을 주었으니 이 세상에는 감사할 스승들만 있네요.
이렇게 감사할 스승들만 있는 이 세상에 살면서도 어느 날 갑자기 마음이 울적해질 때가 있으니, 아마 인간의 욕심은 한도 끝도 없나 봅니다. 하하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