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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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모습

0 개 1,917 수선재
톨스토이 소설을 하나 소개해 드리지요. 독실한 기독교 신자가 평생 교회에 열심히 나갔는데, 어느 날 생각해 보니까 자기가 그렇게 짝사랑을 했는데 하느님께서는 한 번도 보여주신 바가 없는 거예요. 한번쯤은 ‘나 여기 있다’ 하고 존재를 드러내실 것도 같은데 야속하게도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신 거죠. 

그럴 수가 있는가, 너무 섭섭해서 어느 날 기도를 드리면서 ‘제발 하느님이 계시다면 제게 모습을 보여주십시오’ 그렇게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하느님께서 ‘오늘 너에게 내 모습을 보여주겠다’ 말씀을 하셨어요. 그래서 이 사람이 꿈에 부풀어서 대청소를 하고 갖가지 진귀한 음식, 옷, 선물을 잔뜩 준비해 놓고 기다렸습니다. 

하루 종일 들락날락 하면서 안정을 못하고 있는데 집의 담벼락에 어떤 거지가 쭈그리고 앉아 있습니다. 아주 궁색하고 초라한 모습이죠. 그러니까 이 사람이 막 내쫓아요. 저리 비키라고, 오늘 여기 아주 귀하신 분이 오시게 되어 있는데 당신같이 누추한 사람이 길을 막고 있으면 오시다가도 도망을 가시겠다, 빨리 비키라고 그래요. 그랬더니 거지가 말하기를, 오늘 하루 종일 먹지를 못해서 허기가 져서 움직이기 어려우니 밥 한 술 주면 그걸 먹고 떠나겠다고 그래요. 

음식은 집안에 이만큼 쌓여 있지요. 그러나 저거는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귀한 분이 오면 드릴거기 때문에 줄 수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가라고 내쫓았습니다. 

또 이제나 저제나 하면서 기다리는데 누가 문에 와서 벨을 눌러요. 오시나 보다 하고 맨발로 뛰어 나갔습니다. 나가보니 웬 성냥팔이 소녀가 성냥을 좀 팔아달라고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 사람이 또 화를 벌컥 내면서 너 이렇게 불빛이 환한 집에서 성냥이 필요할거 같으냐? 필요 없으니까 식당에나 가보라고 박절하게 쫓아버렸어요. 

그리고 또 이제나 저제나 하고 기다리는데 해가 뉘엿뉘엿 지고 벌써 어둠이 깔리기 시작했습니다. 왜 이렇게 안 오시나, 오실 때가 되었는데, 그러고 있는데 웬 술주정뱅이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면서 밖을 지나갑니다. 그랬더니 오신다는 하느님은 안 오시고 저런 거렁뱅이가 지나간다고, 빨리 비키라고, 하느님께서 오시다가 너를 보시고는 걸음아 나 살려라 하고 도망을 가시겠다고 소리를 지르면서 내쫓았습니다. 

그날이 다 가서 12시 가까이 되었는데, 하루 종일 쫄쫄 굶고 기다린 거죠. 너무너무 서운한 나머지 또 기도를 드렸습니다. 거짓말을 안 하실 것 같은 하느님께서 어떻게 이렇게 거짓말을 하실 수가 있느냐? 너무너무 섭섭하다, 제가 잘못한 것이 있느냐?, 하면서 막 따집니다. 

그랬더니 하느님의 음성이 들리기를, 내가 오늘 세 번씩이나 너의 집을 방문했다, 그런데 네가 나를 알아보지 못하고 박정하게 내쫓았다, 그렇게 말씀을 하세요. 그때서야 깨닫고 참회를 했지만 영영 나타나지 않으셨지요. 그런 모습으로 나타나시리라고는 행여 생각을 못한 겁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렇게 낮은 자리에서 낮은 모습으로 나타나시는데, 높은 곳에 있는 거룩한 분으로만 알았기 때문에 그렇게 착각을 했었던 거지요. 

여기 계시는 여러분들이 자신을 스스로 가치가 없는 존재라고 느끼신다면 이 이야기를 통해 생각을 바꿔보십시오. 이미 이 자리에는 다 와 계십니다. 잠들어 있을 뿐이에요. 

내내 기다립니다. 긴 잠에서 깨어나기를 학수고대 합니다. 저 분이 언제쯤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발견하고 인류를 위해서 기여하게 될까, 과감하게 일어설 날이 언젠가……. 

한 분 한 분 이렇게 볼 때 저런 분이 어떻게 이 자리에 오셨나 하는 초라하고 유치한 분은 아무도 없습니다. 저분이 언젠가 깨이는 날에는 한 몫을 단단히 하리라, 다만 지금 그것을 모르고 있을 뿐이다, 그렇게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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